“아시아와 세계 발전에 공헌한 전후 일본의 행보나 어떤 국제질서를 지향할 것인가 등 미래에 대한 의지도 담화에 담을 중요한 관점이다. 그러나 그러한 미래 지향도 식민지배나 침략이라는 어두운 역사를 마주 보는 겸허함이 없으면 신뢰받지 못한다”

 27일 도쿄신문이 올해 일본 패전 70주년을 맞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발표 담화 내용을 놓고 ‘전후 70년 담화, 반성 빼고 미래를 말할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아베 총리에게 “어두운 역사에 대한 겸허한 자세”를 요구했다.

 또 아사히(朝日)신문도 같은 날 사설에서 “식민지배나 침략이라는 앞선 일본의 행위를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으면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 것이 아니다”라며 아베 총리가 “역내 내각의 담화를 계승한다”고 밝힌 뜻을 이을 것을 촉구했다.

 이어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가 국제 사회에서 일본의 자세를 설명하는 외교적 자산이었다”며 “핵심 단어를 뺀 담화는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담화에 전후 총괄이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담는 것에 이론은 없지만, 과거 반성을 전제로 해도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의 이 같은 보도는 지난 25일 아베 총리가 NHK에 출연한 자리에서 올 8월15일 무렵에 발표할 담화와 관련, “지금까지의 (역대 총리담화에 담긴) 문언을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아베 정권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의 관점에서 (담화를) 내겠다”고 말한 데에 따른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표현을 이어받는 데 부정적으로 반응한 것에 대한 우려의 표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15일 일본의 전후 50주년 종전기념일을 기해 무라야마 일본 총리가 일본이 태평양 전쟁 당시의 식민지배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뜻을 표명한 내용으로 이후 일본의 모든 정권들이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밝혀 온 바 있다. (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