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군사령관 이·취임식이 지난 30일 서울 용산기지 나이트필드 연병장에서 한민구 국방부장관과 폴 셀바 美 합참차장의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를 통해 신임 브룩스 사령관(Vincent K. Brooks, 美 육군대장)은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임 사령관(美 육군대장)으로부터 한미연합사와 유엔사, 주한미군 등 3개 조직에 대한 지휘권을 넘겨받았다. 2013년 10월 취임한 스캐퍼로티 전임 사령관은 차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연합군사령관에 부임한다.

 빈센트 브룩스(58)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은 취임사에서 “막중한 책임에 겸허함과 영광을 느낀다”며 “앞서 가신 분들의 공헌과 희생에 부합하는 정신으로 미래를 분명하게 직시하고 평화와 번영에 대한 도전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의 위협을 물리치고, 헌신적 동맹의 선례를 세우며 평화로운 발전과 진보의 길을 70년 가까이 수호해온 위대한 선대 사령관들의 후임자로 여러분 앞에 서게 돼 크나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이런 업적은 대가 없이 이룬 것이 아니다”라며 “오늘날 여러 도전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유엔의 결의와 동맹의 힘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당장 오늘 밤이라도 싸울 수 있는(Fight Tonight) 대비태세를 언제나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사상 첫 흑인 사령관인 브룩스 사령관은 美 중부사령부 작전 부국장과 美 태평양육군사령부 사령관을 역임했으며 1980년대 주한미군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하며 취임사를 시작한 그는 “아내와 저는 수많은 기억을 안겨준 이 땅, 한국에 돌아와 새로운 직책을 맡게 돼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다시 애국가를 듣고 한미 장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서 있으니 기쁨으로 벅차오른다”며 한국어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사랑합니다”, “같이 갑시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취임식에 참석한 한미 군 수뇌부는 최근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 위협과 이에 대응하는 한미동맹의 의지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는 와중에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추가 핵실험을 감행하고자 준비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미는 지난 반세기 동안 어떠한 북한의 도발 책동에도 긴밀한 공조 속에서 단호한 응징태세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해리 해리스 美 태평양사령관(해군대장)은 “북한은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면서 ‘유비무환’이라는 한국어 고사성어를 들어 강력한 대비태세를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행동은 한미동맹을 헤아릴 수 없이 강화시키고, 한-미-일 3국 관계 또한 명백히 개선시켰다”며 “고맙다 KJU(북한 김정은을 약칭한 것), 이런 외침을 듣게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을 거다”라고 일갈했다.

 그렇다. 북한(김정은)의 계속되는 도발로 인해 한미연합사 해체(전작권 전환)가 두 차례(2010년, 2014년) 연기되었고 한미동맹이 굳건해졌다. 만약 예정대로 2012년 4월과 2015년 12월에 전작권 전환이 완료되었다면 한미연합사령관 이·취임식 같은 행사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한미연합사가 없었다면 김정은의 ‘서울 불바다, 청와대 공격, 핵찜질’ 협박에 대응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문제는 남아 있다. 우리 정부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하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 전작권 전환은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안보 자살행위와 같다. 한미연합사는 유럽의 나토 연합사와 같은 연합작전 기구이다. 나토 연합사는 구소련과 바르샤바 동맹이 해체된 이후에도 존속되어 미국, 캐나다와 유럽의 안보를 보장하고 있다. 한국주도의 한반도 통일 이후에도 한미연합사는 존속되어야 한다. 美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주한미군 철수와 한반도 전쟁 재발시 한국 단독으로 대응해야 한다”라는 주장도 한미연합사 해체와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전작권 전환 계획의 폐기’를 미국과 협상해야 한다. 국가생존의 문제다. (konas)

김성만 /예, 해군중장(재향군인회자문위원․안보칼럼니스트, 前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