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직 고위 당국자들은 북한이 시간을 벌기 위해 미국에 대화제의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대화가 열리더라도 북한의 비핵화 이행이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를 위한 ‘단계적 계획’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의하면 19일 워싱턴의 민간 기구인 미국진보센터(CAP)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켈리 맥사멘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북한이 도발을 멈추겠다고 주장하면서 뒤에서는 무기 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며, 북한의 미국에 대한 외교적 접근이 ‘시간 벌기 용’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맥사멘 전 차관보 대행은 미-북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더라도,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시계’는 계속 가고 있다면서, 북한의 위협을 파괴할 수 있는 방어 전략 등 만반의 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미-북 정상회담이 좋은 방향으로 견인되지 않으면 오히려 이전보다 더 큰 역내 불안만 일으키게 될 것이고, 예정대로 열리더라도 큰 성과를 얻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또 북한의 미사일 핵 실험 중단과 핵확산 방지, 국제원자력기구, IAEA로의 복귀 등을 예로 들면서 궁극적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고, 회담이 열리면 북한의 비핵화 절차에 다가설 수 있는 단계적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또 북한은 비핵화에 따른 ‘제재 해제’를 포함한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해 올 것이므로, 회담에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실무자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북한과의 협상이 가시화하고 있지만, 막상 정부 내 협상을 주도할 만한 경험자가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지난 수십 년 간 북한에 대한 외교적 관여가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협상에 나섰던 전문가들이 정부를 떠났다면서, 적합한 인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 속에 빠르게 변화하는 동북아 미래는 한국의 손에 달려 있고, 한국은 그 역할을 해 낼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맥사멘 전 차관보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최악의 합의로 규정한 이란 핵 합의를 실제로 파기한다면 향후 진행될 북한과의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이어 그럴 경우 북한의 핵과 미사일 포기 협상 의지를 저지할 뿐 아니라 미국과 함께 보조를 맞춘 국제사회가 미 행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konas)

코나스 이숙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