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례없는 폭염이 끝나고 한 숨 돌릴 틈도 없이 태풍과 가을 장마로 전국이 또 한바탕 곤욕을 치뤘다. 농민들은 말라버린 수확물에 한숨 짓고 서민들은 가파르게 오른 물가에 울상이다. 오죽 더웠으면 아프리카보다 더 무더운 서울이라 하여 ‘서프리카’란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기상 예보관조차 금년 기상은 상상할 수 없었다고 밝힐 정도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습기가 없어 눈이 내리지 않는 사하라사막에 40cm의 눈이 쌓이는가 하면, 여름에도 선풍기가 필요없다는 북유럽의 스웨덴조차 최고 온도가 35도에 이르렀다. 빙하 전문가들은 2030년 경에는 북극 빙하가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제 고통스러운 여름이 ‘이변’이 아닌 일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 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지구온난화는 빙하의 감소, 홍수,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는 빈곤, 기근, 폭력으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 때문에 모두의 관심과 대책이 요구되는 문제로 직결된다. 
   
 환경의 변화로 인해 국가의 안보도 타국의 군사적 공격에 대비해야 하는 전통적인 안보 뿐만아니라 환경, 경제, 테러, 식량, 에너지, 인간, 보건, 기후, 사이버환경 등 다양한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포괄적 안보활동으로 변화하고 있다. 유럽의 문제인줄 알았던 테러와 이민자 문제도 우리에게 남의 일이 아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대한민국 최고·최대의 안보단체인 재향군인회(이하 향군)도 기존의 전통적 안보활동에 벗어나 다양한 안보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포괄적 안보활동으로 그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향군은 우선 식량안보 지키기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예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 중 가장 중요한 분야는 군사와 농업으로, 식량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은 국민의 생존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국가발전 모델로 삼는 선진국인 미국·프랑스·호주 등은 모두 농업 선진국이나,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50.8%에 불과해 식량 자급자족을 위협받는 수준이다. 

 때문에 향군은 전국 13개 시·도회와 221개 시·군·구회, 그리고 3266개 읍·면·동회 조직을 활용해  농업이 국가안보를 위해 반드시 융성해야 한다는 공익적 가치를 천명하고 이를 알리는데 적극 앞장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향군은 농업의 중요성과 가치를 대한민국 헌법에 반영하고자 농협이 펼친 ‘농업가치 헌법반영 범국민 1000만명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해 일주일 만에 회원 11만여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또한 <농민신문>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식량안보 차원에서 국가 안보정책에 기여하고 국가 기간산업인 농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적극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호 향군회장은 “식량안보가 든든해야 국가도 바로 선다. 전쟁에 대비한 첫번째 비축물자가 쌀인 것은 괜한 일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1000만 향군회원들은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향군은 국내외 재난․재해에 대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구호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지난 7월 4일 <전국재해구호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호국안보활동 차원에서 국내·외 재난·재해 발생 현장에서 적극적인 구호활동을 펼치고 했다.

 이 협약은 향군과 재해구호협회가 국내외 재난․재해 발생시 상호 인적, 물적 교류와 지원을 통해 구호활동의 선진화와 사회공익 증진에 기여하고, 나눔 문화 조성의 역할을 수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향군은 지난 달 말 제19호 태풍 ‘솔릭’ 예보가 내려지자 각급 시․도회, 시․군․구회에 구호활동 유형과 임무, 재해 단계별 조치활동 등 피해예방을 위한 준비와 봉사단(청년봉사단, 여성회 봉사단) 운영 지침을 하달해 재해피해 예방과 구호활동을 펼치도록 지시했다.    

 지난 달 26일부터 3일간 서울시 은평구 일대에 내린 집중호우로 다세대 주택 600여 가구가 침수되었을 때는 은평구 재향군인회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구호단을 편성해 이재민들에게 생활에 필요한 생수, 간이침대, 식품류 등 총 6500여점의 구호품을 전달하고 세탁차를 이용한 세탁봉사와 서문교회에 임시대피소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구호활동을 펼쳤다.

 뿐만 아니다. 1968년 창설된 전국부녀회를 모태로 현재 13개 시․도와 222개 시․군․구에서 약 3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향군여성회>는 향군 안보활동과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작년 말 포항에 지진재난이 발생했을때는 이재민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펼쳐 위로성금 1천9백4만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하고, 포항시․군위군․경상북도 여성회 봉사단이 피해지역을 찾아 봉사활동과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향군여성회는 이 외에도 해외 한국전 참전용사촌 봉사활동과 참전용사 후손 장학금 전달, 무료의료봉사, 지역내 국군 귀환용사 및 6․25참전용사․소년소녀 가장․장애우를 위한 김장 봉사활동, 현충원 묘역 관리, 소외계층을 위한 위문품 전달, 보훈병원 위문, 대국민 안보교육 지원, 재해지역 봉사활동 등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해 향군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현재의 안보환경은 변화 속도가 빠르고 안보위협의 유형과 주체가 다양해 각 국은 새로운 안보개념으로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현존하는 안보 위협에 대응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선 변화하는 안보환경을 예측하고 준비해야 한다. 국가안보 제2보루임을 자부하는 향군이 안보활동의 지평을 넓히는 이유도 한반도 평화와 번영, 우리 국민들의 안정된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