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안보뉴스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⑬ <입선> 출동해봄직하지 아니한가

"구조출동, 긴장감과 부담감 끝에 뿌듯한 보람 남아"
Written by. 최혜성   입력 : 2018-10-11 오전 10:10:41
공유:
소셜댓글 : 0
twitter facebook

기다림을 향한 힘찬 발걸음

 안녕하십니까? 삼척소방서 사회복무요원 최혜성입니다. 저는 이런저런 이유로 소방서와 병무청에 문제아로 소문나 있는 그 유명한 최혜성입니다. 그런 저에게 우연한 기회로 소방서에 사회복무요원을 담당하는 분께서 체험수기 공모전의 기회가 있음을 알려 주셔서 글을 적으며 지난날을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싶기에 저도 한번 도전 해보고자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제가 소방서에 복무하며 가장 뜻깊고 기억에 남는 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나를 부르는 출동 벨소리

 낙엽이 지기 시작하는 가을의 어느 날 평소와 같이 출근을 하고 장비를 점검하고 있던 무렵, 구조출동~♪ 구조출동~♬ 산악 구조출동을 알리는 벨소리가 소방서 전역에 퍼졌습니다. 출동 벨소리는 늘 긴장감을 가져다줍니다. 쿵쾅쿵쾅 되는 가슴이 안정되는 것은 소방 현직 분들도 몇 년 차는 지나야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신기하면서 남들과 다르게 구급출동은 긴장이 되지만, 특히 화재출동이나 구조출동의 경우는 긴장감 보다는 얼른 현장에 도착하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큽니다.

 그 당시 산악구조 상황은 산속에 실종자를 찾는 내용이었습니다. 구조대원, 구급대원, 의무소방, 사회복무요원인 저를 포함하여 산악구조 출동을 하였습니다. 모두가 긴장감 속에 출동을 하였고, 저는 그날은 솔직히 큰 부담감없이 현장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점점 현장에 도착하였을 때쯤 경찰대원분들과 마을 주민 실종자 가족이 산에 올라가기 직전의 길가에 모여 회의(會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저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종자가 만약 사망했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산을 구보하며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길이 없는 산속을 올라가면서 부담감 없이 출발한 마음과는 다르게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산악 구조 코스는 평소 등반과는 다르게 다각적인 상황에 대비하여 혹시나 위험에 노출될 것을 대비해야 하므로 긴장감과 부담감이 동반됩니다. 저는 이번 출동에 마치 KBS 9시 뉴스'의 한 장면처럼 샅샅이 수색을 하듯이 폼을 내며 올라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10kg에 육박하는 분리형 들것을 들쳐 메고 올라가는 산악 실종 구조는 너무나 힘이 들어 다리가 풀려 주저 앉아 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분들께서 애타게 ○○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저 혼자 포기 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불러도 답이 없는 산속 메아리

 산 중턱에 올라 가족분들께서는 오열하며 실종자의 이름을 부르짖기 시작하였습니다. 메아리는 울려 퍼지나 대답 없는 그 메아리는 저의 눈가를 촉촉히 적셔왔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또 흐르고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지휘부는 수색견을 투입시키는 결정을 하였고, 다른 소방서의 구조대원분들까지 투입되면서 상황은 더 긴박한 상황으로 치닫았습니다.

 길이 없는 산속에서 그렇게 모두가 지쳤을 때 쯤, 생수조차도 모두 소진되어 갈증이 났습니다. 어쩔 수 없이 흐르는 계곡물에 목을 축이고 다시 산악구조를 재개하였습니다. 산악구조는 그 특성상 해가 지게 되면 상황이 어렵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일몰이 다가왔습니다. 더 이상은 가시거리가 너무 짧아, 구조상황에 투입된 소방관분들의 안전 또한 중요하기에 하산으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내 남편을 놔두고 어딜 가란 말이냐'

 모두들 선뜻 발길이 옮겨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아내분께서는 내 남편을 놔두고 어딜 가란 말이냐'며 소리를 치며 화를 내셨지만, 모두의 진심어리고 용기있는 설득으로 함께 하산하게 되었습니다. 하산하는 길은 어둠이 치닫아 길을 찾기가 너무 어려워졌습니다. 더욱더 어둠이 깊어지기 전에 빨리 내려 가야할텐데... 어둠만 깊어지고 길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길을 헤매다 물이 떠내려가는 소리가 들려 가족분들과 모든 대원분들은 그 방향으로 내려갔습니다. 계속 내려갔으나 끝은 보이지 않았고, 점점 어두워져 모두가 지쳐갈 무렵 저기 저 멀리서 희미하게나 집 한 채가 보였습니다.

 실낱같은 희망은 우리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민가를 발견한 우리는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물과 진흙으로 뒤덮인 옷가지를 털어내며 다음 작전을 구상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쉬는 도중에도 옆에서는 실종자 가족분들이 절규하는 모습이 보여 너무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입장을 바꿔 내 가족이라 생각을 해보니 너무 가슴이 아프고 슬펐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그날 실종자를 찾지 못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소방서로 복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평소보다 집에 늦게 도착하였습니다. 밤이 다되어 도착을 하여 샤워를 하면서 실종자를 찾지 못한 마음에 그 가족분들께 너무 미안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소방대원분들께서 이렇게 힘들고 뜻깊은 일을 한다는 마음가짐에 숭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출근을 하였는데, 정말 기적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애타게 찾던 실종자분께서 살아 돌아왔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허무맹랑(?)한 이야기

 그 말을 듣는 순간 어안이 벙벙하여 믿기지 않았고 정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생각 밖에 안들었습니다. 정말 기적같은 일이라서 믿기 힘들면서도, 기쁘고 안도의 한숨이 쉬어졌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어떻게 된 상황인지 너무 궁금하여 소방대원분께 여쭤보니, 실종자 분께서 버섯을 캐다가 날이 어두어져 산속에서 하룻밤을 자고 그 다음날에 집에 갔다는 약간은 허무맹랑(?)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날의 구조 활동은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산악구조'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정말 그 순간만큼은 그때 그날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흘러 보직이 방호구조과로 배치 발령을 받았습니다. 민원인들을 안내하고 CPR(심폐소생술)교육을 지원하고, 하루하루 보람찬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너무 의미있는 일들을 하는 것 같아서 너무나 인생에 있어서 감사함을 느낍니다. 각자가 다른 시설에서 복무를 하지만, 소방서를 선택하려는 예비 사회복무요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정말 뜻깊고 보람차고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konas)

삼척소방서 최혜성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인쇄하기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2018.10.18 목요일
핫클릭 뉴스
포토뉴스 더보기
깜짝뉴스 더보기
실수로 지나쳐 미납된 통행료, 간편하게 내는 법
깜빡 잊고 내지 못한 통행료! 영업소 방문 없이도 간편하게 납..
세상사는 이야기 더보기
아빠, 아빠! 세영이 먹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