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Home > 코나스마당 > 세상사는 이야기
제 목 한강에 무서리는 보석처럼 영롱한데!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7-01-25 조회 조회 : 15485 

 벌써 며칠 째인가, 지난 주 금요일부터인가. 1주일이 다 되어 가나보다. 서울이 꽁꽁 얼어붙은 지가! 오늘 아침도 TV 기상예보는 서울 영하 10도를 전한다. 금년 들어 하지 않던 귀마개를 꺼내 눈만 삐죽 내밀게 한 채 안면 마스크 위로 두 귀를 감싸 동여맨다. 이리 하지 않아도 얼어 죽을 염려는 없을 진데 그래도 완전무장의 마침표를 찍는 건 귀마개에다 머리위로 뒤집어쓰는 헬멧이 방점을 이룬다. 

 

 한강은 완전히 한겨울이다. 한강의 결빙상태를 알려면 한강대교 2번에서 4번 사이 교각 언저리가 얼어붙어야 한강이 얼어붙는다는 공식이다.

 

 어제아침부터 한강이 얼었다. 한강대교 교각 부위가 얼어붙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매일 아침 필자가 출근도장을 찍어가는 광진교 상류는 꽁꽁 얼었다. 다리 아래 둔치 부근만이 아니라 강 한가운데까지  밝아오는 아침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시게 피어나는 얼어붙은 한강 그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침 온몸으로 엄습하는 차가운 기운이야 두꺼운 방한(防寒) 잠바로 껴입기에 문제가 없지만 헬멧과 마스크를 착용한 눈 부위에서 이마에 와 닿는 한기(寒氣)는 한참을 달리기 전까지는 애마(자전거, 세븐-11)위에서도 흠칫거리게 만든다.

 

 아직 광진교 자전거 도로는 눈으로 치장된 그대로다. 강변북로 자전거 길은 말끔하게 치워져 별 장애 없이 달리지만 다리 위 길은 치우는 사람이 없어 조금은 녹고 조금은 얼고, 또 조금은 결빙조각으로 위험도는 그만큼 더 큰 실정이다. 미끄러져 넘어지면 대책이 없을 지경. 그래서 페달을 밟으면서도 다른 잡념이 들어올 겨를이 없다. 집중 또 집중 오로지 집중이다.

 

 1월25일 아침 한강에는 서리가 내렸다. 이번 겨울 처음인 것 같다. 정확히 하면 한강이 아니라 뚝섬유원지역과 성수대교 사이에서 서울 숲으로 통하는 2층 엘리베이터 상판 건너는 다리에서다. 나무로 바닥을 깐 다리에는 하얗게 내린 서리가 다리 가장자리를 연해 쌓인 눈빛과 한강 건너편 123층 롯데타워 사이로 빛을 발하는 햇살과 견주며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서리는 그냥 내려져 있는 것만이 아니었다. 온통 빛을 내뿜고 있었다. 눈길을 주는 곳곳마다 빛이 번쩍인다. 그것은 바로 보석이었다. 에메랄드보다도 사파이어보다도 다이아보다도 더 찬연하고 영롱하게 빛나는, 보석 그 자체보다 더 빛나 보이는 상상 이상이고 신비로움이었다. 잠시 애마에서 내려 허리를 구부리고 보석을 지켜본다.

 

 작은 알갱이 같기도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눈(雪)가루 사이에서 발하는 이슬의 결정체 같기도 한데 그 빛은 또 새로움이기도 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서리는 밤이나 새벽에 복사냉각에 의하여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면 이슬이 맺힌다고 한다. 만약 이슬점온도가 어는점 이하가 될 경우에 생기는데, 지면이나 주변 물체에 부착된 얼음 결정을 서리라고 한단다.

 

 그런데 이런 서리에도 이름이 있다. 늦가을에 처음 내리는 묽은 서리를 무서리, 세게 내리는 서리는 된서리다. 된서리가 내린 상태는 어떤 상태일까, 몇 년 전 새벽같이 이른 출근길 눈이 시릴 정도로 내 마음과 시선을 송두리째 빼앗던 서리가 된서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게 오묘한 자연현상이었다.

 

 그러면서도 그와는 정 반대로 지금 우리사회가 맞고 있는 실태를 ‘서리’에 비해 ‘된서리’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면 전혀 비유자체가 잘못된 것일까?

 

 한 사녀(邪女)의 질기디 질긴 탐욕과 그녀와 함께 한 권력 최고 실세 부역자들의 분탕질 전말을 지켜보면서 국민은 아연하고 있다. 그래도 믿고 싶었던 현 정권에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하며 가슴 속에 쌓인 한숨과 울분, 분노와 좌절, 패배감을 곱씹고 있다.

그런데 또 이번엔 어인 변고? 자신을 공천하고 키워준 ‘임’을 위해 충성을 바치겠다는 건가? 아니면 야심찬(?) 거사라 생각해서인가? 지난해 총선에서 금뺏지를 단 표 머시기 국회의원이란 자가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그림 형상화 작품을, 그것도 국회에서 기획전시해 국민의 열통을 터뜨리게 하고 있다.

 

 참으로 된서리를 맞아야할 행위들이 도처에서 일고 있다. 이른 아침 한강에 내린 서리는 그렇게 영롱하고 아름답게 빛을 발하고, 이름 없는 민초들도 가슴 뭉클케 하는 아름다운 사연을 수없이 쏟아내는데, 어찌 지도자란 사람, 이름깨나 날리고 있는 자, “존경하는 000 국회의원님”을 입에 달고 사는 저 부류들은 탐욕에 찌들고, 사욕에 눈이 멀고 있는 걸까?

 

 낼 모레면 민족고유의 명절 설이다. 정유년(丁酉年) ‘붉은 닭’의 해, 제발 악(惡)의 기운일랑 다 물러가고 영롱한 보석과도 같은 ‘서리’의 기운이 뻗쳐지기를 간절히 소원해 본다.

 

 새해 더욱 건강하심과 가정에 행복이 가득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리스트
100자 의견쓰기
이름 : 비밀번호 : 792232 : 좌측의 숫자를 입력하세요.
댓글등록
    2017.4.30 일요일
핫클릭 뉴스 더보기
포토 & 동영상 더보기
쓴소리/단소리 더보기
다시 찾은 새누리당 재창당의 정체성
1. 다시 찾은 새누리당 재창당의 정체성(요약).(.. 
네티즌칼럼 더보기
단일화 마지막 기회다 역..
단일화 마지막 기회다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고 단일화.. 
깜짝뉴스 더보기
日 야쿠자도 고령화…50대이상 조직원 40% 넘어·80세 두목도
일본 폭력조직인 야쿠자도 고령화 사회의 그늘은 비켜가지 못한 ..
세상사는 이야기 더보기
어, 수돌아~ 장수돌! 내 ..
코나스 웹진 구독하기
  • 성명서/행사정보
  • 관련사이트
  • 기사제보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