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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품안에서 잠든 아기천사 세영이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7-10-08 조회 조회 : 10816 

​​ 요즘 칭얼대는 회수가 더 잦아진다. 세상 빛을 더 봐가면서 저의 존재감을 보이기 위함인지, 땡 깡을 조금씩 부려야 더 관심 깊게 지켜보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서 그러는지, 여하튼 낮이건 밤이건 잠이 오는가 싶으면 더 보챈다. 거기에 저녁 8시가 넘어 아기에겐 취침시간이겠다 싶으면 더 해지니 1주 전에 비해 내비치지 않던 모습이고 동작이다.


 얼굴이 온통 벌개 지면서 고개를 뒤로 젖히며 힘껏 울음을 터뜨린다. 이 때쯤이면 권투 글럽과도 같은 앙증맞은 장갑을 낀 양손을 마구잡이로 흔들고 두 발은 안고 있는 상대의 가슴팍으로 인정사정없이 들이찬다. 물론 그에 앞서 몇 번의 하품이 이어진 다음이다.
 
 역시 격투기 선수가 따로 없을 지경이다. 정녕 ‘잠이 오고 있다’는 신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잠이 오면 혼자서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다가 스르르 눈이 감기곤 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잠이 오면 몇 번의 실랑이가 이어진다. 안아주는 이도 지 엄마를 포함해서 아빠가 함께하고, 좀 더 나아가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인 나까지 릴레이 교대가 이어진다. 

 아마 벌써 며칠째 이런 동작이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을 보면 오늘 내가 짐작한 대로 세상 물정을 어느 정도 촉각으로 판단하니 ‘땡 깡을 좀 부려야 할 것 같다’는 감(感)을 잡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자연스런 잠투정의 발로가 아닐까 하는데 더 관찰해 봐야 되겠다.

 30일이 지나 하루하루가 더 지나 가면서 애기들이 어떻게 변화되는가도 신기하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안으면 묵직한 게 체중도 벌써 5kg에 키도 쑥쑥 자란 것 같다. 발차기에 힘이 실리는 것만 봐도 그렇다. 

 애기 엄마인 우리 딸 은지도 피곤에 전 모습이기도 하지만 날이 가면서 어느 정도 ‘엄마 티’ 도 나가면서 육아에 대한 노하우도 조금씩은 높아지는 것 같다. 우유를 타고 젖을 물리고 기저귀를 갈고 별스런 자장가를 불러 애를 재우는 모습에서 그런 모습을 자주 지켜보게 된다. 어쩌면 머지않아 애기에 대해 통달(?) 수준까지 가는 애기 엄마가 되지 않을까 혼자 머리를 굴려본다.

 오늘 큰 사위 세영이 아빠는 광주로 내려갔다. 추석 연휴를 맞아 10월1일 처가에 와서 애기와 함께 하라 정작 추석에 집에 내려가지 못했다. 이런 경우는 모르긴 해도 장손으로서 처음이지 않았을까 싶다. 처가에서 연휴를 거의 다 보낼 정도로 수고를 했는데, 고마운 마음이다. 1주일 만인 7일 광주로 내려간 것이니 그래도 이 연휴기간 딸과 함께한 사위나 세영에겐 간난 쟁이 애기 시절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장으로 쌓이는 시간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한편 광주 사돈 어르신들께는 미안한 마음도 그득하다. 그런데 지금 광주 사돈댁에는 사돈아가씨가 와서 아기를 키우고 있다. 세영이가 출생한 지 약 2주 후에 사돈아가씨도 출산해 산후조리를 하는 중이어서다. 

 그러니까 이번 추석에 사돈댁에는 사돈아가씨가 아기와 함께 추석을 맞았고 우리 집에서는 사돈의 며느리이자 우리 딸이 사위와 함께 추석을 맞았으니 우연치고는 기막힌 우연이요, 이정도면 인연도 보통의 인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올 추석명절을 그렇게 보내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애기들이 100일이 되는 날까지는 서로의 친정에서 산후조리 겸 애기들을 돌봐야 하는 만큼 나 또한 세영이와 함께 하는 날들이 아직은 많이 남아 있다. 이 날 사위가 광주로 출발하면서 당분간 보지 못할 딸 세영이 볼에 뽀뽀 하는 모습은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이 보이는 것이다.

 아직은 조심스러워 함부로 애기 볼에 뽀뽀하기가 주저되는 때지만 그래도 길게는 2, 3주는 보기가 어려울 것이기에 “애기에게 뽀뽀하고 가” 하는 딸의 목소리가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있어야 하지만 사랑하는 부부와 애기가 함께 잊지 못하고 억지로 떼어 놓는 것 같아 안타까운 순간이고 그런 마음이 순간적으로 들어 나 자신 서운해지는 마음이었다.

 아빠가 제 볼에 뽀뽀하는지, 당분간 볼 수 없는지, 왜 가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눈만 말똥말똥 천정을 응시하는 세영이의 순진무구 천진한 눈망울을 바라보면서 “비오나니 비오나니 돌봐주소서, 지켜주소서. 우리 애기 건강하고 아프지 않고 잘 자라게 해주시옵소서.”하는 기도가 목안에서 맴을 돈다. 

 그 날 세영이는 내 품에 안겨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음정 박자 가락도 제멋대로인 할아버지의 작은 자장가소리를 귓가로 받아들이면서.(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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