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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가을을 닮아 오늘도 한뼘 더 쑥쑥 커가는 세영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7-11-11 조회 조회 : 2367 

  가을 햇살 한 바구니가 가득하게 펼쳐지는 11월. 오늘 낮 걸어본 서울숲은 여기저기서 뚝뚝 떨어지는 낙엽지는 소리가 귓전을 간질인다.

 

 넓게 이어진 은행나무 거리는 온통 노랑물결로 채색되고 한 곳 무진장으로 우뚝 선 은행숲은 지레 걸음마저 우뚝 멈춰 세우게 한다.  


 오밀조밀 이어진 흙길 위로는 수북하게 떨어진 노랗고 울긋불긋한 낙엽들이 지천으로 널려 발걸음을 옮길 적마다 사그락 대는 소리가 눈과 귀 모두를 동시에 만족케 한다. 그럴 때면 내 마음마저 가을을 닮는 것만 같다.
  
어제도 그랬다. 숲에는 허리가 굽은 할머니에서 중년의 아줌마, 손에 깍지 끼고 걸어가는 연인들에서 끼리끼리 함께 한 젊은 여성들, 여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숲에서는 쌓인 낙엽위로, 그 위로 떨어지는 은행빛을 받아 환한 미소 지어가며 카메라에 연신 얼굴을 들이미는 모습까지.  

가을은 그렇게 여심(女心)을 저격하는데, 아마도 여심 뿐 아니라 남심(男心)마저 맹폭을 하는 것 같다. 가을이 지금 그렇게 하루가 다르게 익어가고 있다. 이 가을은 단풍만이 그토록 맛깔나게 익어가는 건 아닌 모양이다.  


 세상에 밝은 빛을 선사하는 아이들도 가을을 닮아 하루가 다르게 더 무럭무럭 진득하니 익어가고 있다. 익어가는 건 아이가 아니라 커가는 것이겠지만 이 가을이 주는 의미가 참 남다른 것만은 틀림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커가는 아이들이 내가 사는 우리 집 귀염둥이 뿐이랴. 서울의 곳곳에서, 전국 곳곳에서 그리고 광주 사돈댁에서도 무럭무럭 커가는 세영이와 동일한 사돈아가씨 아이도 마찬가지 일지니.

요즘 세영이는 부쩍 더 자랐다.

 

 이젠 안으면 묵직하게 느껴지는 게 더 그렇다. 곧잘 웃음도 잘 짓는다. 한 일주일 되었나? 이젠 스스로 손가락을 가져가 빨아먹으려 시늉도 한다. 그러다 배라고 조금 고픈가 싶으면 온 방안이 떠나갈 듯 바락바락 소리 지르며 울어대곤 하는데 그 우는 모습이 또한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아이들을 천사라고 하는 이유가 다 그런데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이 가을은 우리들 모두의 마음을 풍요롭고 풍성하게 만들어주는데 그 중에서도 아이의 해맑은 얼굴에, 가끔 미소짓는 그 얼굴이 또한 이 가을을 더 진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가을은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선사해주는 계절인가 한다.
(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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