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Home > 코나스마당 > 세상사는 이야기
제 목 할아버지, 저 오늘부터 이유식 한데요!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8-02-02 조회 조회 : 15997 

 맹추위가 하루하루를 강타하고 있는 요즈음, “세영아! 우리 세영이 어찌 지내고 있을꼬?” 궁금해지려고 할 때쯤이면, 바로 그 순간 책상 한쪽 귀퉁이에 놓인 휴대전화 카톡음이 요란스런 소리를 내며 숨 가쁘게 돌아간다. 

 

 그러면 바삐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리는 한편으로 슬쩍 고개를 돌려 스마트폰 액정을 들여다본다. 광주 딸로부터 온 문자와 함께 사진 내지 동영상 문자가 눈에 들어온다. 동시에 내 입 꼬리도 살포시 위로 치켜지며 은은한 미소가 감싼다.

 

 어제(2.2) 온 사진 몇 장과 동영상이 나를 웃음으로 인도한다. 그렇다고 일에 열중인 동료 직원들 앞에서 함부로 웃을 수도 없고 나가서 보자니 그 또한 어정쩡해 살짝 눈치를 살피며(?) 혼자서만 입을 닫고 킥킥 댄다. 그 또한 나 홀로의 쏠쏠한 행복함이다. 딸로부터 당도 한 가장 큰 뉴스는 세영이가 오늘(2.2)부터 이유식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한 달 세영이는 무척 더 야물어졌다. 불과 한 달여 못 본 동안이지만 세영이가 어째서 토실토실 통통하게 물이 올랐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동영상을 통해 엄마가 수저로 떠먹여주는 분유를 세영이가 넙죽넙죽 받아먹는 모습은 어느 장면과 너무 흡사해서다. 바로 어린 시절 시골 고향마을에서 자주 본 제비 가족 그 모습이었다.

 

 매일 가을날 시골 처마 밑에서는 먹기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엄마 제비가 벌어온 맛있는 음식을 받아먹기 위해 새끼 제비들이 너도나도 입을 쩍쩍 벌리고 지지배배 지지배배 합창을 하던 장면과 세영이의 엄마가 내민 수저를 향한 입 벌림이 참으로 흡사하다. 파안대소할 밖에.

 

 딸의 말대로 2일부터 있을 이유식에 대비해 이 날 분유로 사전 연습을 한다는 세영이. 엄마의 수저 앞에서 아~~ 입을 벌리며 조금이라도 늦을 시면 징징대며 얼굴을 일그러뜨리던 세영이의 동영상을 보면서, 얼굴 가득 미소가 차오른다.

 

 그런데 이 날 웃음은 저녁시간 퇴근해 집에서 더 터졌다. 제2탄으로 보내준 동영상은 흔들의자에 누워 양발을 잡고 놀던 세영이 발가락을 입으로 가져가 빨아대다 제대로 빨리지 않으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데, 이 또한 보통이 아니다. 목소리는 또 어찌 그리 쩌렁쩌렁한지.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그 모습에 취해 토해지는 딸의 밝은 웃음소리 또한 나를 더욱 흐믓하게 해 준다.

 

 그 장면에 할아버지 가만히 있을 턱이 없다. 카톡에 문자를 넣었다. “(엄마 엄마) 마지쪄 마지쪄 정말 맛나네. 엄마, 난 왜 이케 내 발가락이 마지쪄요. 난 이제 발가락, 족발만 묵을래요~~ 히히힝”.

 

 벌써 우리 세영이가 이유식을 할 때가 되었다.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저네 집으로 간 지 한 달여가 지났는데, 화면상으로 봐도 많이 컸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어 기쁨이다. 간혹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아닌 척 하면서 애기 자랑을 하면 후배 동료들이 뒤를 받쳐 준다. “부장님,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의 행복이 아니겠어요. 부럽습니다”라고.

 

 오늘도 날이 몹시 차다. 주말에도 추운 날씨는 계속된다는 예보다. 지난해 8월 이후 세영이와 더불어 여름과 가을, 그리고 한겨울을 함께 밝은 웃음으로 애기 건사하며 틈틈이 사진과 동영상으로 모습을 담아 기록으로 스케치하는 딸 은지가 있어 더욱 정겹다.

 

우리 딸, 우리 세영이 이유식 맛나게 잘 하셔요. 파이팅!!!(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리스트
100자 의견쓰기
이름 : 비밀번호 : 453869 : 좌측의 숫자를 입력하세요.
댓글등록
    2018.8.22 수요일
핫클릭 뉴스
포토뉴스 더보기
깜짝뉴스 더보기
하계 휴가철 인터넷 사기(휴가 용품, 여름 가전 등) 주의!
2018년 하계 휴가철을 맞이하여 우리 국민은 55.2%가 여름휴가..
세상사는 이야기 더보기
아빠, 아빠! 세영이 먹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