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Home > 코나스마당 > 세상사는 이야기
제 목 가족이 뭐 길래, ‘쇼윈도 무늬만 가족’?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8-03-20 조회 조회 : 9402 

 요즘 나는 저녁 방송 드라마를 즐겨 본다. 연예프로그램이나 예능프로에는 다소 거리감이 있어 제외하고는 스포츠 중계방송이나 뉴스는 거르지 않지만 아이돌 가수들의 신명나는 춤과 노래도, 연륜 있는 트로트 가수들의 노래와 더불어 드라마도 잘 본다. 극장 영화보다도 TV드라마에 푹 빠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퇴근해 집에 일찍 들어가는 날이면 저녁식사를 하는 중에도 드라마를 꿰차고 산다. 하나의 드라마가 끝나면 다음 이어지는 방송으로 채널을 돌리고, 그게 끝나면 다음 드라마가 시작하는 방송으로 신속하게 채널을 돌리고 만다. 나만의 왕국인 거실에서 채널 선택권은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온전히 나에게만 있다. 그러다보니 언제부터인가 우리 집에서만큼은 채널선택을 두고 벌어지는 공방전이란 있을 수도, 생각할 수 없는 판이 돼버린 지 오래다.

 

 눈이 뚫어져라 드라마에 눈을 고정하고 있으면, 자주 친정에 오는 막내딸이 “우리 아빠 오늘도 드라마에 심취하고 있구만. TV속으로 완전히 빠져 들겠네. 아빠! 딸 왔어요. 딸, 막내 왔다구요” 해도 살짝 고개 돌려 손 한번 흔들어주고는 그대로 화면 속 주인공과 몰아일체(沒我一體)되고 만다.

 

 최근엔 막내의 말처럼 얼마 전 끝난 주말극 대신 월-화 드라마에 심취해 있다. ‘라디오 로맨스’다. 줄거리는 어릴 적 아픈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인기 폭발의 조금은 괴팍(?)하면서도 다정다감한 성격의 주인공 남자배우(윤두준, 지수호 역)와 그 배우를 섭외한 새벽 라디오 프로그램 초보 여 작가(김소현, 송그림 역)와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다.

 

  이날 드라마 내용은 가족애(家族愛)를 바탕으로 이어졌다. 주인공 지수호의 어머니는 배우 자신이 소속된 유명 연예기획사 대표(오현경 분)로 오직 아들의 연기와 연관해 주인공을 철두철미 기계적으로 몰두하게 하는 일 중심인데 친어머니가 아니다. 아버지는 바람기가 다분한 그런 사람(김병세 분)이고. 그런데 아버지와 불륜관계를 맺고 있는 또 다른 여배우가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터뜨린다. 더구나 이들 가족은 겉으로는 최고의 사랑이 넘치는 가족으로 지상에 소개되어 있고, 그렇게 만들었지만 실제는 ‘쇼윈도 패밀리’라는 사실을 알리게 된다.

 

 주인공인 지수호의 인기가 추락하고 기획사, 가족이 일거에 곤두박질, 추락하는 순간으로 탈바꿈 하고 마는 것이다. 이에 남자 배우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실을 숨기지 않고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며 사실을 인정한다.

 

 이 드라마 평 기사는 이렇게 대본을 소개했다. “기자들 앞에서 지수호는 ‘저희 가족은 쇼윈도가 맞고 대표님의 친아들도 아니다. 부모님의 거짓말은 다 저를 위한 것이었다. 제가 없었다면 이 모든 거짓말은 시작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면서 ‘친엄마는 잘 모르지만, 자식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하는 사람을 엄마라고 부른다면 남주하 대표는 제 어머니가 맞다’고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고.

 

 결과적으로 지수호의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고백 기자회견은, 그로 말미암아 그의 출연 광고와 작품에서 중도하차하게 되고, 위약금을 물어줄 처지로 몰리게 된다.

 

 이런 상황이 될지 미처 예견하지 못했던, 기자회견을 통해 주인공의 가족관계를 터뜨린 여자 배우는 함께 촬영에 임하던 제작진들마저 지수호를 경원시하고 흘깃대면서 마치 못 본 것을 본 것 마냥 도외시하는 처사에 흥분된 어조로 쏘아 붙인다. “그래 너 네들은 그렇지 않다는 거야? 너희 가족들은 다 괜찮다는 거야 머야? 가족이라는 게 그렇고 그런 거지. 얼마나 잘들 한다고”하면서 울음을 터뜨린다.

 

 드라마를 보면서 ‘가족이 무엇인가?’를 새삼 떠올리게 된다. 최근 필자가 빼놓지 않고 시청했던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의 가족상이었다. 우리네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평범한 가정으로 부부와 부모자식 간, 동기간 사랑과 우애가 가득한 가족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대 사건에 휘말리면서 가족은 각자 따로 국밥이 되고,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집안을 사로잡은 채 어느 순간 파탄의 지경에 이르고 만다. 이 과정에서 위암 말기의 아버지(천호진 분)가 보여준 아버지로서의 역할, 가장으로서 보여준 헌신적 사랑과 잃어버릴 뻔 했던 가족의 사랑을 다시 찾게 한 가족애(家族愛)는 쏟아지는 눈물과 더불어 환한 웃음으로 끝맺음을 이룬다.

 

 이와 마찬가지로 ‘라디오 로맨스’도 그런 끝맺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오늘 저녁이 마지막 방송이라고 하니, ‘황금빛 내 인생’처럼 눈물 콧물 흘리는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전편을 통해서 느껴지는 감(感)은 쌓였던 오해를 풀고 서로가 다시 손을 맞잡으며 처음으로 돌아가는 가족애를 되찾게 되지 않을까 그려본다.

 

 그렇다면 나는 우리 가족들에게 어떤 가장으로, 어떤 남편, 어떤 아버지로 비칠까? 집안에선 TV와 동무삼아 리모컨 운전수나 되고, 혼자만의 아집과 옹고집에 빠져 가족들의 말은 들은 채 만 채한다거나 자신만의 체면을 앞세워 가사에 무신경으로 일관하며 가족 알기를 우습게 아는, 더 나아가 패가망신을 촉진하는 그런 가장의 모습은 아닌지?

 

 배우 천호진 씨 역할의 아버지 상이 되어야 할 것인지, 김병세 상의 아버지가 되어야 할지는 이미 선택되어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새삼 돌아보게 된다.

공자는 인간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돌파구로 “가족의 사랑을 이웃에게 확장하라”고 주장하셨다고 한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인 가족 간의 사랑이 난세의 참혹한 현실에서 인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럴게다. 내가 먼저 가족을 보듬지 못하고, 내가 먼저 가족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어찌 내 이웃의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겠는가?

 

 핵가족 시대, 혼 족이 늘고 혼 밥에 혼술, 혼결 ‧ 혼자식이 현실화돼간다는 오늘이다. 소중한 가족을 말만이 아닌 마음으로, 행동으로 다가가 실천하는 내가 되고자 한다. 우리가 되었으면 싶다. 오늘 당장 그렇게 해보자.

 

 어느 누구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쇼윈도 패밀리’에 ‘무늬만 가족’이란 말, 이제는 안녕이라고.(금당)

 

금당 이현오 / 수필가. 코나스 편집장(holeekva@hanmail.net)

 

 

 


리스트
100자 의견쓰기
이름 : 비밀번호 : 562496 : 좌측의 숫자를 입력하세요.
댓글등록
    2018.4.27 금요일
핫클릭 뉴스 더보기
포토 & 동영상 더보기
깜짝뉴스 더보기
운전자도 잘 몰랐던 교통법규 5가지
고인 물을 튀기는 경우 과태료 2만 원!차량번호와 증거를 확보..
세상사는 이야기 더보기
엄마, 세영이는 핸드폰이 좋..
코나스 웹진 구독하기
  • 성명서/행사정보
  • 관련사이트
  • 기사제보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