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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아빠, 아빠! 세영이 먹고 싶은데 언제 줄거예요?
작성자 이현오 작성일 2018-06-07 조회 조회 : 10229 

“옛날하고도 먼 옛날 항아님이 사는 달나라에 토끼가족이 살았대요. 어느 명절 날 엄마 토끼 아빠 토끼가 떡방아를 찧고 그 앞에서 아기 토끼는 이제나 저제나 엄마 아빠가 맛있는 떡을 주기를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방아 찧기가 끝나지 않아 배고프고 잠이 와 그만 혼자 굴속으로 들어가 울다 잠이 들고 말았대요. 떡도 먹지 못한 채.”

 

 우리 세영이가 나중에 더 커서 이런 얘기도 들을 날이 오겠지만 할아버지가 지금의 세영이보다 더 자라 초등학교 학생이었을 때란다. 시골에서 토끼를 키웠는데 학교에서 돌아오면 언제나 토끼풀을 뜯어 와서 토끼장 앞에 서면 엄마 토끼, 아기 토끼들이 일제히 다가와 조용히 앉아서 앞발을 들고 입을 비비면서 풀을 줄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그러다 조금 늦기라도 하면 막 창살을 들썩이며 어서 풀을 달라고 성화를 부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토끼장 안을 막 빙빙 돌면서 겁을 주기도 하고 그랬거덩. 그러면 빨리 풀을 넣어줘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한참 들여다보고 했단다. 배가 부른 토끼들은 토끼장 한편에서 서로 몸을 맞대고 단잠에 빠지곤 했지.

 

 6월6일 현충일 아침. 참 지난해 개천절 아침이었지 아마. 그 때 세영이는 외할아버지랑 같이 태극기를 베란다에 내 걸었단다. 하지만 이 날은 할아버지 혼자 태극기를 걸었지. 그리고 세영이를 생각하고 있는데 ‘카톡’ 하는 전화벨 소리와 함께 사진이 온 거야. 어떤 사진이었겠어? 그 사진을 보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휴대전화 사진을 보면서 피식 웃는 중이란다.

 

 사진에서 아빠는 맛있는 과자(이유식)를 준비하고 있고, 세영이는 아빠 앞에 앉아서 아빠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거야. 머리는 뿔 달리고 오른손은 무릎위에 올려놓고 양 발은 서로 발바닥이 마주 대인 채 ‘우리 아빠가 세영이를 위해 맛있는 과자를 주시려고 하네’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데, 그 모습이 정말 웃긴 거지. 너무 너무 귀여운 거야. 그러면서도 저 과자를 아빠가 언제 나에게 주지?‘ 하는 눈빛도 같이 보내는 그런 듯한 거 있자나. ㅎㅎㅎ

 

 그런데 더 웃긴 건 세영이가 이러건 저러건 모른 채 하면서 스푼으로 과자를 저으면서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는 아빠의 모습이 서로 대비되면서 그렇게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거야. 만약 그 때 세영이가 배고프다고 막 떼를 쓰고 울었다면 아빠가 얼마나 당황해 했을까 하는 생각과 그런데도 얌전히 앉아서 아빠가 줄때까지 기다리는 세영이. 그리고 이어서 아빠가 입에 넣어주는 과자(이유식)를 맛있게 받아먹는 너를 보면서 할아버지는 안 먹어도 배가 부른 그런 마음의 평안함을 느끼기도 했단다. 재미있지.

 

 세영아, 건강하게 잘 자라렴. 이달 말이면 세영이가 서울에 온다고 외할머니가 말하더라. 그런데 어떡하지, 세영이가 오는 날 외할아버지는 전방 부대를 가게 되는구나. 물론 어서 빨리 보고 싶지만 다녀와서 건강한 모습으로 기쁘게 만나자구나.

 

 달나라 토끼처럼 배고픈 아기 토끼 말고, 할아버지가 뜯어다 준 토끼풀을 맛있게 먹고 놀던 어린 시절 시골에서의 그 토끼가족처럼. 알았지. 안녕(금당)

 

이현오 / 수필가.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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