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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현충일마다 4형제 추모제 여는 이부근씨

Written by. konas   입력 : 2007-06-04 오후 4: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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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이 다할 때까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4형제의 넋을 기릴 생각입니다."
 5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전장에서 숨진 형제들의 얼굴을 또렷이 기억한다는 이부근(70. 사진, 울산 남구)씨는 눈물을 글썽였다.

 이씨는 형 3명과 동생 1명 등 형제 4명을 전장에서 다 잃고 긴 세월 동안 가슴을 쥐어짜며 살아왔다. 자신이 13살때인 6.25에 참전한 세 명의 형이 전사한데 이어 30살때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막내 동생 성근(당시 23세)씨 마저 전투 중 사망했다는 비보를 접해야 했다.

 그의 어머니가 1971년 네 아들을 나라에 바친 공을 인정받아 당시 정부로부터 보국훈장 천수장을 받았지만 그 어떤 것도 형제를 모두 잃은 슬픔을 달래줄 수 없었다.

 전쟁은 부모마저도 그에게서 앗아갔다. 그의 아버지가 세 아들의 전사통지서를 받고 화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 역시 막내 아들이 베트남전에서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앓아누워 6년 만에 아들 들 곁으로 가셨다고 한다.

 "막내 동생이 베트남전 자원병에 몰래 지원했다는 사실을 파병 하루 전에 알았어요. 전쟁에만 나가면 살아돌아오지 못하는 우리 형제들이었는데.... 그 때 더 말리지 않은 것이 두고두고 후회됩니다."

 그는 막내 동생을 면회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을 떠올리며 "어떻게 전장에서 네 명의 형제가 다 죽을 수가 있는지 믿기지가 않는다"며 "지금도 형제들이 어디선가 꼭 살아있을 것만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형제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이씨는 매년 현충일이면 어김없이 울주군 두동면 구미리에 마련한 `형제 추모비' 앞에서 추모제를 열고 있다. 올해에도 11번째 추모제를 계획 중이다.

 "가족 중 남은 사람은 오직 나 뿐이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형제들과 또 부모님을 위해 그 이름이라도 후세에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매년 추모제를 열고 있습니다."

 1997년 첫 추모제를 지낸 이후 4년 간은 순전히 자비로 추모제를 열다가 이후에는 지방자치단체와 국가보훈처에서 지원을 받아 현재는 매년 300~400명이 참석하는 비교적 큰 규모의 추모제로 발전시켰다.

 "한국전쟁을 겪지 않은 전후 세대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느냐"는 질문에 그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6.25가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며 "이 추모제를 통해 조금이라도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현재의 `자유'가 조상이 피 흘려 얻은 소중한 대가라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가끔 괜한 일을 벌인다며 비웃는 사람도 있지만, 세상을 뜬 제 형제들 덕에 대한민국이 이렇게 자유를 누리며 사는 것 아니겠습니까."

 전장에서 네 명의 형제와 잃고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한 부모와도 영원히 이별해야 했던 그의 표정에서는 '살아남은 자'의 깊은 슬픔이 느껴졌다.(연합)

 konasnet@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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