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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영혼은 살아 있는가

Written by. 조갑제   입력 : 2008-04-14 오후 4: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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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든 조직이든 靈魂(영혼)이라 불리는 것이 있을 때 고귀한 존재가 된다. 靈魂은 국어사전에 따르면 '육체와는 다른, 그러나 육체에도 깃들이어 있어서 생명체의 제반활동을 지배하며, 죽은 후에도 없어지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는 정신적 실체'이다. 영혼이란 '영속성이 있는 최고의 정신'인 셈이다. 영혼은 이성과 감성을 아우르고 氣魄(기백)과 理想(이상)을 합친 높은 정신력의 실체이다.
 
  위인들과 선진국의 행동에서 이런 魂의 實在(실재)를 느낄 때가 있다. 미국의 건국이념,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 천년간 공화정을 유지해가면서 정치적 군사적 자주성과 함께 경제적 문화적 번영을 누렸던 베니스의 尙武(상무)정신, 李舜臣(이순신)과 朴正熙(박정희)의 최후, 그리고 신라 지도부의 對唐 결전의지가 그런 사례이다.
  신라가 唐과 함께 손잡고 백제를 멸망시킨 뒤의 일이다. 唐이 여세를 몰아 신라마처 치려고 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태종무열왕은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한 신하가 唐과 싸우자는 강경론을 냈다. 무열왕은 "唐나라 군사가 우리의 적을 멸해주었는데 도리어 함께 싸운다면 하늘이 우리를 도와주겠소?"라고 했다. 이에 金庾信(김유신)이 말했다.
 
  "개는 그 주인을 두려워하지만 주인이 그 다리를 밟으면 무는 법입니다. 어찌 어려움을 당하여 자신을 구하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신라는 개, 唐은 주인으로 비유되고 있다. 신라는 唐에 신세를 졌고 그것에 감사하지만 唐이 신라를 우습게 여기면 그런 唐과는 정면 대결하여 정체성을 지켜내어야 한다는 뜻이다. 당시 唐은 전성기의 세계제국이었다. 신라 지도부는 그런 唐과 싸워서라도 지켜내어야 할 자존심을 갖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데 원동력이 된 국가적 氣魄, 즉 魂이었다. 이런 魂이 있는 나라는 어떤 모습인가.
  唐軍의 최고 사령관 蘇定方이 귀국하여 唐 고종에게 보고하니 고종은 "어찌하여 신라마저 치지 않았는가"라고 추궁했다. 蘇장군은 이렇게 해명했다.
 
  "신라는 그 임금이 어질고(仁), 백성을 사랑하며(愛), 그 신하가 충성으로(忠) 나라를 섬기고(事), 아랫사람은 윗사람 모시기를 父兄(부형) 같이 하니 비록 작지만 도모할 수가 없었습니다"
 
  靈魂(영혼)이 있는 나라는 仁愛忠事, 즉 어짐 사랑 충성 섬김의 기풍이 있는 사회라는 이야기이다. 신라의 예에서 보듯이 한 국가의 정신력은 지도층의 어짐과 사랑이 백성들의 충성과 섬김을 불러낼 때 그 나라의 氣魄(기백), 또는 영혼으로 승화된다. 세계사에서 일류국가를 만들었던 민족은 이런 높은 정신력을 가졌다. 그런 나라의 쇠퇴는 이런 정신력의 쇠퇴와 함께했다. 미국의 魂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플리머스에 상륙했던 청교도 정신으로 상징된다. 메이플라워 정신은, 자유는 쟁취하는 것이고 그렇게 얻은 자유로써 인간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미국의 독립정신으로 발전되었다.
 
  그리스의 인간중심 사상, 로마의 명예심, 프랑스의 인간존중, 네덜란드의 관용정신, 독일의 野性(야성)과 기율, 일본의 武士道(무사도), 영국 紳士道의 노블레스 오블리제 정신, 신라 화랑도의 세속5계 가운데 특히 殺生有擇(살생유택)의 윤리가 이들 일류국가의 정신적인 表象(표상)이다.
 
  통일신라에 이어 민족사상 두번째로 일류국가가 되려 하는 대한민국의 魂은 무엇인가. 지금은 폐기되었지만 영원히 유효할 국민교육헌장의 한 귀절이 생각난다.
  <길이 후손에게 물려줄 영광된 통일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며 신념과 긍지를 지닌 근면한 국민으로서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자>
  '자유통일과 선진조국 건설이 역사적 사명임을 자각한 국민들이 신념, 긍지, 근면, 슬기로 무장하여 새 역사를 창조하는 것'이 한국인의 念願(염원)이다. 이 염원을 '이론화된 신념', 즉 理念(이념)으로 승화시킬 때 국가적 행동 윤리와 국민적인 正義感(정의감)이 나온다. 이 행동윤리의 중심에는 '反共자유'가 자리잡고 있다. 일류국가를 건설하는 길을 막고 있는 金正日과 從金(종김)세력을 치우고 남한에 이어 북한까지 민주화함으로써 한반도 전체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 그 자유속에서 행복한 삶을 함께 추구하자는 것이다.
 
  국가의 魂(혼)은 국민 각자에게는 정의감과 희생정신으로 구체화된다. 황산벌 전투에서 신라의 두 副사령관은 각자의 아들(관창과 반굴)을 먼저 희생시켰다. 6.25 기습을 당하고도 자유의 신봉자가 되어 있던 국군은 후퇴할지언정 조직적인 항복이 없었다. 반면 북진 때 북한군은 조직 자체가 붕괴하여 부대 단위로 항복했다.
  한 국가의 魂은 대통령 등 지도부에 의하여 표현된다. 훗날 역사는 李承晩, 朴正熙 두 대통령을 새로운 민족혼의 건설자, 金泳三, 金大中, 盧武鉉 세 대통령을 민족혼의 파괴자로 기록할 것이다. 李承晩의 국민국가 건설에 朴正熙의 근대화와 자주국방 의지가 채우지면서 한국인은 선진국 건설을 이상으로 내세울 만큼 기백이 높아졌다. 金泳三은 현대사의 총체적 부정으로써, 金大中은 민족반역자 金正日에 대한 굴종으로써, 盧武鉉은 저급한 言說로써 민족의 기백과 긍지를 깎아내리고 그 영혼을 더럽혔다. 물질적 수준은 일류국가 대열까지 왔으나 이 세 대통령의 무식하고 반역적이며 저질스러운 행동에 의해서 대한민국의 정신력이 망가지고 있다.
 
  국가원수란 자가 동족 300만명을 사실상 굶겨죽인 독재자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고 노예상태의 동족에 대해서는 냉소적 태도를 취하는가 하면 이 독재자를 타도하려는 애국자들을 적대시해도 국민들이 행동하지 않을 정도로 '정신적 개판'이 되었다. 국가의 영혼은 교양 있는 국민들과 신념 있는 지도층의 합작품인데, 한국에선 지도층이 솔선해서 국민교양을 파괴하고 있다.
 
  국가의 魂은 理想, 正義, 용기를 핵심가치로 한다. 그 혼을 지켜가야 할 대통령이 영혼의 오염자가 되고 있고 야당대표도 金正日에 대해서는 비판 한 마디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일류국가를 만들어낼 것인가, 우리의 고민은 실로 크다.(조갑제닷컴)
 
조갑제(http://www.chogabje.co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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