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美 이명박 대통령의 우선과제
한미동맹 원상회복, 경제도약 전환점 계기 되어야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 간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캠프데이비드 산장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전임 노무현 대통령이 불과 30여분의 회동으로 정상회담을 마쳤던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그만큼 상징성이 크고 기대 또한 크다. 그렇다면 이번 방미(訪美)중에 이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먼저, 6·25 당시 한국을 도와준 미국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해야 한다. 북한의 남침으로 국가 존망이 위태롭던 1950년 6월, 미국은 연인원 180여만명의 병력을 한국에 보냈고 그 중에서 3만7000여명이 전사했다. 링컨 메모리얼 공원에 있는 한국전 참전비에 쓰인 대로 ‘한번도 만나지 못했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싸우다’ 수많은 젊은이가 죽어간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전후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오늘날 우리가 세계경제 10위권에 진입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미선·효순양 사건을 계기로 혈맹관계에 틈새를 보이기도 했다. 반미좌파 세력의 선동에 촛불시위가 이어졌고 심지어는 성조기를 불태우는 몰지각한 행동으로 미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제 대통령은 미국을 좋은 친구로 생각하는 대다수 한국민의 진정한 마음을 전해야 한다. 미국은 2008년에 7110억달러의 국방비를 사용한다. 중국이 580억달러, 일본이 411억달러, 우리나라가 246억달러인데 비하면 가위 천문학적인 돈이다. 전세계 국방비의 절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군사적으로 세계 최강국이다. 이와같은 강대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다행스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혹자는 민족 자존심 운운하며 자주국방을 외친다. 도대체 지구상에서 어느 나라가 자주국방을 주장하는가.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 국방장관은 “미국도 자주국방을 못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는 여러 나라의 군대와 연합작전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여러 나라도 연합 방위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북한도 소련 및 중국과 방위조약을 맺고 있다. 그런데도 전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하고 앞으로 5년간 1800억달러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미군을 대체할 전력을 갖춘다는 게 합리적인가. 그렇게 한다고 자주국방이 되는가.
안보는 현실이지 이상이 아니다. 전쟁은 힘의 논리이지 이념 투쟁이 아니다. 정의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것이 곧 정의가 되는 것이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쐐기를 박아야 한다. 북한은 핵을 담보로 6자회담 당사국들을 농락하면서 스스로의 신의를 내던졌다. 자기들이 정한 핵 신고 프로그램을 온갖 핑계를 대며 이행하지 않고 있다. 핵을 완전하게 포기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줄 수 없음을 선언하고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북한에 핵이 존재하는 한 한반도는 물론 전세계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300만 재미 교포를 따뜻하게 보듬어야 한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미국내 교포들 가운데는 반한 인사가 적지 않다. 이들 중에는 독재정권이 싫어서, 또는 진보정권이 싫어서 한국을 떠난 이들이 있다. 이유야 어떻든 이제는 그들을 따뜻하게 끌어안아야 한다. 그리하여 조국을 위해 헌신할 기회를 주고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미국 땅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미국 속담에 ‘폭풍 뒤에 고요가 온다(after a storm, comes a calm)’는 말이 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우리 속담과 같은 뜻이다. 아무쪼록 이번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일그러진 한미동맹을 원상 회복하고 , 이를 바탕으로 쾌청한 경제 도약을 이뤄내는 전환점이 되기를 온 국민과 함께 기대한다.(konas)
박세직 (재향군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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