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성화 폭력’과 편협한 민족주의
서울에서 열렸던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에서 일부 중국인 시위대가 폭력을 휘두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제사회에 ‘국격이 성숙되지 못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특히 주재국 국민들에 대한 폭력도 서슴없이 저질렀다는 점은 한국에 매우 충격적이다. 향후 ‘편협한 민족주의에 물든 13억 중국’이라는 국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는 근원적 과제를 던져주었다.
중국 정부나 중국인들이 한국에 자행한 무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소위 ‘동북공정’을 통해 엄연한 한국의 고구려사를 자신들의 역사에 편입시키려 했다. 대만 총통 취임식에 참석하려는 국회의원들에게 “기억하겠다”는 ‘협박’을 했다. 중국 해역에서 한국 선박을 침몰시키고 도주한 중국 선박의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았다.
이번 폭력사태도 마찬가지다. 중국인으로선 성화봉송에 반대하는 측에 기분이 나쁠 수 있다. 그러나 그 감정은 평화적·이성적으로 분출돼야 온당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성화봉송 반대 시위를 한 주재국 국민들에게 각목을 던지는 등 안하무인이었다. 미국, 유럽 국가에서의 봉송 때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이런 식의 폭력은 한국의 법질서를 무시해도 좋다는 오만함 때문은 아닌가.
중국은 ‘다른 나라에 위협이 되지 않는 평화의 세력이 되겠다’는 화평굴기(和平<5D1B>起)를 외교전략으로 삼았다. 또 한국과는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들어섰다고 선언했다. 이번 폭력사태는 이런 중국의 공언을 전적으로 무색하게 했다. 중국 정부는 폭력을 행사한 자국민들에게 적절한 경고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러한 폭력사태의 기저에 혹시 중국이 경제발전에 도취되어 이웃 국가를 얕본 결과라면 앞으로의 양국 관계가 더욱 염려스럽다. 비뚤어진 ‘중화사상’을 애국심으로 착각하는 잘못된 민족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국이 이런 식이라면 주변국 누구에게도 환영을 받을 수 없다. 올림픽 이후의 중국이 이런 잘못된 흐름을 더욱 탈 것 같아 우려된다.
중앙일보 2008.4.29자 사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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