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주의' 차원에서 남북한 변화의 의미
국방안보 차원에서 수많은 문제점들을 야기시켰던 참여정부가 물러가고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도 두 달이 지나갔다. 이명박 정부는 대북정책으로서 소위 '비핵·개방·3000'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북한의 진지한 질적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요약하면 '북한 정권이 핵을 확실하게 포기하고, 개혁 및 개방자세를 취하면서 진실된 변화를 위해 노력하면 이명박 정부는 실용·상생·호혜를 바탕으로 남북한의 공동번영을 위하여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남북한 관계가 합리적인 관계로 변하기 위해서는 남한도 북한도 다 함께 실용주의 차원에서 변화를 하여야만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기 전 선거캠페인을 통해서 그리고 출범 이후 이대통령 및 해당부처 장관들이 표명한 내용들을 정리해 보면 "실용주의 차원에서 변화란 비 진실된 것 혹은 허상적인 것을 버리고 보다 강한 원칙을 유지하면서 보다 진실되고 실질적으로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변화"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남한과 북한이 변화하여야만 할 질적인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은 대남관계에서 각종 사술(詐術: witchcraft)을 포기하고 진실을 추구하는 변화를 하여야만 한다. 분단 반세기의 역사 속에서 북한은 각종 남북 간의 접촉, 교류·협력 과정에서 진실과 진지함을 견지하였다기 보다는 늘, 비 진실성과 각종 사술들을 동원한 것이 상례였다. 북한이 이러한 비진실성을 버리고 솔직함과 정직함을 보유하고 제반 남북관계를 유지함이 실용주의 차원에서 북한의 질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둘째, 북한은 강박(强迫: blackmail) 자세를 버리고 합리성을 중시하면서 대남정책을 이행하여야 한다. 지난 역사 속에서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북한은 불량국가(rogue state)답게 강박행위들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이 이러한 강박행위들을 버리고 질적인 변화를 하지 않는 한 남북한 관계는 합리적으로 발전될 수가 없다.
셋째, 북한은 몰염치한 행태를 버리고 염치 있는 정권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지난 10년 간 북한은 그토록 많은 지원을 남한으로부터 받아가면서도 감사함을 표명하기는커녕 오히려 공갈협박을 일삼는 몰염치한 행위들을 수시로 표출하였다. 북한의 이러한 몰염치한 특성이 없어지지 않는 한 이명박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실용·상생·호혜를 바탕으로 한 남북한 간 공동번영을 기대할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북한은 세계이성(world reason)을 두려워하고 중시하는 질적인 변화를 하여야만 한다. 세계이성이란 지구촌에 살고 있는 세계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상생과 합리성을 의미한다. 북한은 세계인들로부터 '언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국가(enigmatic country)'로 평가 받고 있다. 자국의 백성들을 수백만 굶겨죽이면서도 거액의 국가예산을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소모하고 있는 행위라든가, 국제적인 법규와 상식을 무시하고 위조지폐 발행 및 마약밀매, 사회 전체를 철옹성처럼 닫아 놓고 인민들을 마치 동물농장의 동물들처럼 통제하고 있는 정치체제 등 세계이성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는 대표적인 정치집단이 바로 북한 김정일 정권이다. 북한이 세계이성을 존중하는 기준을 설정하고 변화를 위한 노력들을 하지 않는 한 실용적인 남북한 관계는 형성될 수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주장하는 남한도 변해야 한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남북관게가 실용주의적인 차원에서 재설정되기 위해서는 남한은 다음과 같이 몇가지 변화를 하여야만 한다.
첫째, 남한은 맹목적인 민족공조를 포기하고 합리적인 민족공조와 국제공조를 중심으로 남북관계를 설정하여야 한다. 지난 10년간 남한정부는 소위 민족공조를 국제공조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대외관계를 함으로써 수많은 문제점들을 도출케 했다. 이로 인해 북한의 오만방자함은 그 도가 더욱 심해지고 지난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더욱 심화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이명박 정부가 '남북한 간 문제는 매우 투명하고 국제사회에서 인정하는 룰(rule) 위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원칙은 대단히 합리적인 원칙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남북한 간에 허상적인 평화(pseudo peace) 논의를 중단하고 진실된 평화를 논의하여야만 한다. 북한이나 우리사회의 친북좌파들이 지금까지 주장하고 있는 '남북한 평화'는 그 의미에서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평화라기 보다 북한이 주장해온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이 철수되고 외세가 물러간 상태'를 평화라고 정의하면서 이러한 상황변화를 위해 평화라는 단어를 동원하고 있는 위장된 평화라고 볼 수 있다. 실용주의는 허상(虛像)됨을 버리고 진실됨을 선택함을 의미한다. 이명박 정부는 허상적인 평화를 논하는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를 일소시키고 진실된 평화를 논하는 분위기가 되도록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변화시켜야 한다.
셋째, 남한정부는 맹목적 통일관을 버리고 건강한 통일관을 제시하면서 통일 로드맵에 대한 질적인 변화를 하여야만 한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 및 친북세력들은 역사를 크게 이등분하여 정상회담 이전을 '통일이전 시대', 정상회담 이후 역사를 '통일시대'로 명명하면서 통일지상주의를 표방하여 왔다. 이들은 안보, 대한민국 정통성, 한미동맹 등을 중시하는 국민들을 반통일 세력으로 분류하면서 통일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들로 대하였다. 잘못된 남북통일은 분명 통일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 우리가 추구하는 남북통일은 반드시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정치제도 및 문화 등이 확보되는 통일이다. 이러한 통일이 진정한 실용주의적인 의미에서 통일이다. 실용주의란 잘못된 통일개념을 교정함을 의미한다. 남한정부는 종래의 잘못된 통일개념을 바르게 교정하는 변화를 하여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남한정부는 불건강한 이념을 버리고 건강한 이념을 확고히 보유하고 남북관계에 임하는 자세변화를 하여야만 한다. 이명박 정부는 실용주의를 강조하면서 '이념의 초원'을 강조하고 있다. '이념의 초원'이 '불건강한 이념의 수용'을 의미해서는 안된다. 지난 세월 속에 있었던 이념들을 다지면서 분열과 갈등 속에 미래로 전진하지 못함은 실용주의에 맞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인간 삶을 병들게 하는 나쁜 이념의 확산이라든가 침습까지도 무관심을 표명해서는 안된다. 잘못된 이념을 차단하고 바람직한 이념을 존중함이 바람직한 역사 창조의 근본 중의 근본이며 이것이 도외시 될 때 진정한 실용주의는 이루어질 수가 없다. (konas)
송대성(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 정치학 박사)
** 이글은「자유」 5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