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海시의 고정演士 盧武鉉
하이드 파크의 ‘Speakers' Corner'金海로 왔다
영국 수도 런던의 공원 하이드 파크(Hyde Park) 동북쪽 한 구석에 상설 연단(演壇)이 있다. 그 명칭은 “Speakers' Corner,” 우리말로 번역하면 ‘연단’이다. 이곳에서는 누구든지 임검하고 있는 경찰관이 그 내용이 “합법의 범주를 일탈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중지시키지 않은 한 그가 하고 싶은 내용의 연설을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항간에는 이곳에서는 누구든지 무슨 말도 할 수 있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임검하는 경찰관은 연사(演士)의 말 가운데 법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 것을 발견하거나 아니면 청중으로부터 연설 내용에 대한 고발이 있을 때는 지체 없이 연설을 중지시킨다.
19세기 이래 하이드 파크의 이 ‘연단’은 청중이 있고 없음을 가리지 않고 온갖 ‘뜨내기’ 연사들이 그들의 성량(聲量)을 시험하고 또 뽐내는 장소가 되었다. 특히 이 ‘연단’은 주로 ‘사회주의’ 계열의 인사들이 즐겨 사용한 기록을 남겼다. 그 연사 가운데는 20세기를 광풍(狂風)처럼 휩쓸고 지나간 공산주의 혁명이론인 ‘맑스-레닌주의’의 두 태두(泰斗) 칼 맑스(Karl Marx)와 블라디미르 레닌(Vladimir Lenin)와 함께 조지 오웰(George Orwell)과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같은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모인 청중들은 이들 ‘뜨내기’ 연사들이 장광설을 쏟아놓을 때 박수도 치고, 야유도 하여 흥을 돋구는 것이 예사였다.
요즘 TV의 뉴스를 시청하면서 보면 하이드 파크의 ‘연단’이 드디어 한국에도 상륙하는 것 같다. 장소는 경상남도 김해시의 노무현(盧武鉉) 씨(직전 대통령) 사가(私家) 밖. 하이드 파크의 ‘연단’과 달리 김해시의 이 ‘연단’의 연사는 붙박이 연사 한 사람으로 고정되어 있다. 노무현 씨 본인이다. TV 화면에 등장하는 노무현 씨는 갈 데 없는 광대(廣大)다. 대통령 재직 시도 그의 언변(言辯)은 광대의 그것이었지만 김해시의 ‘연단’에서 그의 입을 통해 나오는 화술은 역시 광대의 그것에 변함이 없다. 오늘 그가 선택한 화두(話頭)는 지금 국민적 화제가 되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용 문제. 그런데, 그가 한 말 내용이 역겹다.
그는 그 ‘연단’에서 그 ‘연단’ 주변에 모인 “양잿물도 공것이니까 마시겠다”고 돈 안내고 모여든 청중(?)들을 상대로 이번에 이명박(李明博) 정부가 타결한 협상 내용이 그가 재임 시 성취하려 했던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열변(熱辯)을 토하고 있다. 도대체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대통령 자리를 내 놓은 지 석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재임 중에 있었던 일을 가지고 저런 식으로 신불출(申不出) 식 만담(漫談)으로 떠들어도 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더구나, TV는 그를 보필했던 농림수산부의 어느 관리의 말을 인용하여 김해시 ‘연단’에서 그가 쇠고기 문제를 가지고 떠벌인 내용은 “과장된 것”이라고 평가절하(平價切下)하는 내용을 곁들여 보도하고 있다.
아무리 좋게 보아도 이것은 광태(狂態)다. 그러나, 김해시에 새로이 개설된 ‘연단’에서 매일 되풀이 되고 있는 노무현 씨의 독백(獨白) 연설회는 아무래도 여기 참석하는 것을 유료화(有料化)하기라도 하지 않는 한 한 5년쯤 계속될 모양이다. 어쩌면 연사가 지금처럼 신명난 상황이 지속된다면 참석이 유료화되어 모이는 청중이 줄어들어도 노무현 씨의 독무대(獨舞臺)인 김해시의 ‘연단’은 계절 없이 영업을 계속할 것 같기도 하다. 대한민국이 진정 ‘일류 선진국’을 지향하고 있다면 그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는 역겨움과 창피스러움을 느낄 일이 아닐 수 없다.(konas)
|
이동복(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 국정협 부의장) | |
|
|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