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무슨 긴밀한 협의를 하나?
우리의 원칙이 분명해야 북한도 변할 것이다.
최근 北美간의 화해분위기가 진전되어 미국 측의 분배투명성을 전제로 한 對北식량지원 발표를 놓고 우리 정부가 약간은 초조해 보인다.
이러한 北美간의 합의를 놓고 “우리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세간의 질타에 외싱턴과 매우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란 우리 정부당국자의 말이 지금 이 순간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북한은 건국이후 그토록 체제유지의 선전선동도구로 써 먹은 그들 스스로 정의한 제국주의자 민족의 영원한 숙적 미국과 이제는 원수의 관계를 넘어선 협력자의 관계로 북 핵을 고리로 한 새로운 한반도관계를 조성하고 있다.
이렇게 필요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공산주의의 속성은 변화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변한다고 이야기해도 변하지 않는 그 속성의 본질을 우리가 꿰뚫어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이러한 북한의 외교 전략에 대해 우리정부는 무슨 이야기로 미국과 대화 하고 있다는 것인가?
우리도 미국에 이어서 조만간 식량지원을 재개한다는 것인가, 아니면 인수위 시절부터 줄기차게 주장한 바대로 북한에 대한 對北상호주의(reciprocity)를 고수하면서 북한의 요청이 있을 때까진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미국이야 스스로 대폭 양보한 부시 행정부의 무리한 외교적 성과주의라 매도당한다 해도, 북한이 핵 폐기를 향한 느린 걸음이라도 보이니까 이 구실을 바탕으로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재개한다지만, 우리 정부에게는 협박과 거짓말로 비난성명이나 남발하면서 아무런 당근을 주고 있지 않은 북한에게 무엇이 그리 급하여 미국과 같은 식량지원을 놓고 우리 정부부처가 서로 다른 의견을 내고 있는 것인가?
곧 재개될 북 핵 6자회담에서 우리정부가 미국과 어떤 자세로 북한이 지금 보이고 있는 매우 불완전하고 믿음이 가지 않는 북 핵 신고 및 폐기일정을 놓고 어디까지 공조할 것인가? 혹시나 미국의 다급한 성과주의 논리에 끌려가는 것은 아닌가?
하나, 분명한 한 가지 사실은 이미 북한은 미국과 우리정부를 분리해서 ‘通美封南’ 전략으로 대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정권교체로 혼란한 대북노선 흔들기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우리가 미국과 무슨 대화를 하고 있나? 미국과 무슨 대화를 하건 우리가 나름으로 정한 분명한 원칙을 흔들어선 안된다. 미국과의 단독합의를 무기삼아 우리정부를 흔들고 있는 북한의 전략에 말려선 안 되는 것이다.
미국은 미국의 계산법으로 ‘核 비확산논리(nuclear non-proliferation)’에 우선을 둔 대북전선으로 이 번에 미국단독으로 식량지원을 하지만, 우리가 이러한 北美간의 합의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하여 아무런 北의 태도 변화 없이 식량을 준다는 것은, 전략 없이 단지 인도적이란 공허한 과거의 명분만 되풀이하면서 국민의 혈세를 계속적으로 낭비하는 자충수(自充手)를 둘 것이다.
주는 식량의 반이라도 북한 백성들에게 투명하게 분배되면 그렇게 당장의 도움은 되지만 더 가혹해지고 있는 북한의 통치체제에겐 무슨 의미가 되는 것인가?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 우리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북한에 건네 준 9조원에 달하는 직간접, 유무상 대북지원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북한이 남한에 보수정권이 들어선 이후 매우 곤혹스러워하면서 미국과 중국을 향한 협상전략으로, 우리 정부를 일정부분 고립시키면서 이명박 정부 흔들기에 올인하고 있는 북한의 모습에 대한 우리정부의 전략이 명확하게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원칙이 흔들려선 안된다.
굶어죽고 있는 우리의 형제자매(兄弟姊妹)들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주고 싶지만, 전략을 갖고 장기적으로 북한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원을 해야 하는 우리정부의 고민도 큰 것이 사실이다.
미국은 미국의 전략을 갖고 이렇게 북한과 흥정을 하고 북 핵 6자회담을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는 미국과 무슨 대화를 하면서 우리의 어떤 전략을 수성(守成)하고 있는 것인가? 바로 이런 점에선 현 정부가 對국민홍보전략에서 큰 잘못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이 이명박 보수정권에 압도적으로 몰아준 분명한 지지의 메시지는 대북정책에서도 분명한 원칙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강한 국민들의 염원이기에, 이 문제를 이렇게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전임정권에서 내각에 있던 인사들이 이러한 국민들의 변화된 노선을 읽지 못하면 안되는 것이다.
북한에게 주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는 것에 대해서 최소한 납북자에 대한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변화나, 국군포로 한 명이라도 성의 있게 줄 수 있는 방향으로라도 北이 보일 수 있는 최소한의 성의라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 버릇을 잘못 들여 놓은 북한은 지금도 무조건 달라면 주어야 하고 그것도 준 식량을 어디에 쓰던 그 것은 상관할 바가 아니라는 오만함을 아직도 그냥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에 제대로 작동하는 民意의 전당, 國會라면 정부의 곤혹스런 입장을 민의(民意)라는 주요한 무기로 대한민국의 의사를 모으고 전달하는 순기능을 할 수도 있을 것인데, 지금의 형상을 보니, 쇠고기 문제로 온 나라가 흔들리면서 이러한 중요한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인사가 극히 적다는 판단을 서글프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정권의 교체와 상관없는 십 수년 뒤를 보는 원리원칙이 우리 정부에게 있어야 하는 것이다.(konas)
박태우(푸른정치연구소/www.hanbatfor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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