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뉴스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기자수첩> 청년의 투쟁은 계속된다.

이세진 청년의 배후 역시 국민이다.

Written by. 김영림   입력 : 2008-06-05 오후 11:18:19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7

 '대학생 이세진, 한양대 안산캠퍼스 신방과 4학년'

 청년은 완력이 강한 것도 아니었다.

 청년은 언변이 훌륭한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청년은 체구가 건장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여윈 체격의 청년은 홀로 싸움에 나섰다.

 "국민이 든 촛불은 국민이 꺼야 합니다. 그래서 전 이자리에 서 있습니다."

 "촛불은 어둠을 밝히는데 써야합니다. 자기집을 태우는 데 써서는 안됩니다."

 "저는 외롭습니다. 그러나 저가 틀렸다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등뒤에 국민이 있듯이 저의 뒤에도 국민이 있습니다."

▲대학생 이세진의 외로운 투쟁은 이제 3일차를 맞이했다.ⓒkonas.net

 현충일을 하루 앞둔 6월 5일, 청년은 작금의 狂遇의 혼돈 속에서 사람들에게 이성을 되찾을 것을 부탁하는 몆장의 피켓만을 무기로 10만개의 촛불앞에서 3일 째 홀로 서 있었다.

 한명의 청년을 에워싼 수십명의 군중들은 그를 향해 비난과 욕설, 그리고 비웃음으로 일관하며 다음과 같은 폭언을 외쳤다.

 "미친소 너나 처먹어!"

 "미국으로 꺼져라!"

 "이명박의 알바!"

 "매국노!"

 "친일파!"

 "누구 돈 받고 하느냐!"

 ▲ 다수의 군중에 포위된체 묵묵히 피켓을 들고 있는 이세진 군ⓒkonas.net

 그래도 청년은 "여러분의 등뒤에 국민이 있듯이 저의 뒤에 도 국민이 있습니다."라는 피켓을 들며 무언의 웅변으로 그자리에 버티고 서 있었다.

 도저히 카리스마넘치는 외모라 할 수 없는 슬픈 눈의 청년의 얼굴은 분명 선동적인 포스터에 나오는 '히어로'는 아니었다.

 그러한 청년을 그 자리에서 버티게 만드는 것은 오직 '신념' 뿐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청년의 신념은 계속 모욕받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려는 기자의 카메라 앞에 어떤 군중은 '공공의 적'이란 푯말을 청년의 얼굴옆에 들이대기도 했다.

 ▲이세진 군을 향해 카메라를 돌리자 한 군중은 의식적으로 그의 얼굴옆에 '공공의 적'이라는 푯말을 들이 밀고 있었다. ⓒkonas.net

 그들은 왜 단 한명의 청년을 향해 이토록 집요한 공격을 가할까?

 그들이 그들의 믿음대로 진실을 독점하고 있다면, 단 한명의 입을 막고 피켓을 가리기 위해 저토록 폭언과 삿대질로 청년을 구축할 필요가 있을까?

 아니면, 그들이 인정하기 싫은 또 하나의 진실을 청년이 무언으로 웅변하고 있는 것 때문이 아닐까?

 1%의 사실에 99%의 과장을 섞은 선동이 미디어를 지배하고, 관료들의 무능한 처신이 저 선동에 힘을 주며, 평화로운 시위가 폭동으로 화하고, 쇠고기 수입 반대가 정권타도로 돌변하는 지금.

 어린이의 미래를 지킨 다는 명분하에 유모차에 태워진 아기가 전경의 저지선에 대항하는 무기로 사용되는, 미친소를 몰아내려다 같이 미쳐버린 狂遇의 혼돈속에, 청년은 군중의 자제를 호소했을 뿐이다.

 청년이 호소하고자 했던 '군중의 자제', 어쩌면 이것이 저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일까?

 정치는 실종되고 폭민이 시민으로 칭송받는 분위기를 통해 눈앞에 다가온 '혁명'의 그날이 군중의 자제로 무산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기자는 알 수 없다.

 단지 저 호소하는 청년을 에워싼 군중들이 '미친소 너나 먹어'란 욕설대신 갑작스레 '이병박 타도'라는 구호를 외치는 데서 이질감을 넘어 기괴함을 느낄 뿐이다.

 ▲이세진 청년이 있는 방향을 향해 '이명박 타도'를 외치는 군중들 ⓒkonas.net

 청년은 계속 구석에 몰렸다. 그러나 그의 등은 담벼락과 마주 하고 있었고 더 밀릴 곳도 없었다.

 그 와중에 다른 한 청년이 갑자기 난입했다.

 광화문 일대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던 그 청년은 다수가 하나를 몰아 붙이는 그 현장을 성토하고 나섰다.

 그리고 국민의 생존이 미국제 쇠고기로 위협받고 있다고 제창하는 군중을 향해. 자신과 같은 자영업자들은 당신들의 시위로 손님이 끊기고 생계가 위협받으면서 이미 생존을 위협당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보다 못한  한 청년(이세진 군의 오른편)이 이세진 군을 변호하고 나섰다. 그는 광화문일대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으나, 시위로 장사가 안되자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konas.net

 한 여인도 나섰다.

 시내 모 호텔에서 일하다 퇴근하면서 나온 여인 역시 그 청년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폭력에 대해 성토했다.

 그러자 벽안의 외국인 기자 한명도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왔다.

 한 청년이 자신의 주장때문에 다수로부터 삿대질을 받고 있는 모습은 비록 한국어를 모르는 그의 입장에서도 신기한 것이었다.

 그 기자는 광우병의 원산지 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기자였다.

 청년의 피켓에 담긴 메시지와, 또 다른 청년의 시위대를 향한 항변, 그리고 저 청년이 3일내내 한자리에서 군중들을 향해 꿋꿋이 서있다는 사실을 여인은 영국인 기자에게 통역해 주었다.

 그리고 영어실력이 일천한 기자조차도 그 영국인 기자가 청년을 향해 하는 감탄사를 들을 수 있었다.

 "브레이브 맨!"

 ▲역시 이세진 군을 변호하고 나선 여인으로부터, 상황을 청취하고 있는 영국 BBC의 기자. ⓒkonas.net

 그렇다. 청년은, 비록 여윈체구에 슬픈 눈을 하고 있으나 청년은, 용감한 남자였다.

 그의 주장의 시비를 떠나서, 며칠내내 하루에도 한나절 이상을 모욕을 받아가며, 상대를 향해 같이 삿대질 하지도, 독설로 응수하지도 않고 묵묵히 피켓을 들고 무언의 웅변을 하는 청년은 지금 서울시 종로 거리 내에서, 아니 서울 시내에서, 어쩌면 이나라 안에서도 제일 용감한 남자일지도 모른다.

 그 사이에도, "시위에 배후 세력이 있다"는 정부의 발언에 "국민이 바로 배후"라며 나섰던 시위 군중들은 청년을 향해 "배후가 누구냐" 라고 따지고 있었다.

 그에 대해 기자는 외람된 일임에도 청년을 대신해 이 글을 통해 답하겠다.

 "그의 배후 역시 국민입니다."

 비록 소수나마 청년의 용기에 호응하는 사람이 있음을 기자는 똑똑히 보았었다.

 첫날 비를 맞는 청년에게 다가가 "나도 당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우산을 씌어준 같은 또래의 청년을 비롯해, 오늘 만 해도 장사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가다 청년을 보고 내렸다는 그 청년과, 퇴근길에 청년을 변호하고 나선 여인이 있었다.

 ▲시위 첫 날 비를 맞고 있던 이세진 군에게 우산을 씌워주던 청년. 그는 우산을 씌워주며,  "나도 당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었다.ⓒkonas.net

 청년을 향해 비난 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분명히 소수다.

 그러나 그들 역시 바로 그 '국민'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전문의 바로 그 국민! (Konas)  

 김영림 코나스 기자 (c45acp@naver.com)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서울    수정

    BBC기자분도 정말 감사합니다. 정의감을 가진 언론인 멋지네요 코나스 기자님도요 !</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8-06-06 오전 7:13:23
    찬성0반대0
  • 서울    수정

    감동입니다 진정 멋진 젊은이들입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8-06-06 오전 7:11:38
    찬성0반대0
12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