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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케인-오바마 대선 구도와 한미관계

미대선 결과 대비 다양한 포트폴리오 외교 준비해야

Written by. 이상현   입력 : 2008-06-10 오전 10: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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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6월 3일 저녁 미네소타주 경선에서 승리를 선언함으로써 지루하게 끌어오던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마침내 끝났다. 오바마 상원의원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이로써 오는 11월 4일 대선은 오바마 의원과 공화당 존 메케인 상원의원 간의 흑백대결로 치러지면서 미 역사상 어떤 대선과도 비교할 수 없는 예측불허의 혼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프라이머리에서는 전통적으로 미국정치의 핵심 변수인 지지 정당(party ID), 인종, 성별, 종교 등 이른바 ‘정치적으로 올바름(politically correct)’을 결정하는 변수에 더하여 노인 대통령과 청년 대통령 사이의 선택이라는 변수까지 더하여 과거 대선에 비해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한다.

 대외정책에 있어서 메케인 후보의 시각은 공화당의 국제주의적 현실주의에서 크게 벗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의 외교정책은 억지정책, 봉쇄정책, 군사동맹 강화와 군사력의 적절한 활용 등 부시 행정부의 외교수단들이 대부분 계속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오바마 후보는 민주당의 국제주의적 다자주의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강조하면서 부시 행정부 일방주의 외교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관계와 관련해 메케인-오바마 본선 구도를 전망할 때 한국 입장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사안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북핵문제 해결과 한미동맹 관련 사항이다. 메케인 후보는 북핵문제에 관한 한 부시 못지않게 강성이다. 5월 27일 덴버대 강연에서는 북핵 전면 종식이 미국의 중대관심사이며 김정일은 독재자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또한 그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한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대화와 압박 수단을 함께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오바마는 북한, 이란 등 지도자와 직접대화를 주장하고 있다.

 메케인이 당선되면 북핵문제 해결에 일관성은 유지되겠지만 그것이 반드시 한반도 안정에 더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다. 마찬가지로 외교경험이 없는 오바마가 적성국가 지도자들과 직접 대화를 하더라도 그들의 능란한 외교를 어떻게 감당할지도 변수다. 온갖 전략전술을 다 동원해도 결국 부시 행정부가 태도를 바꾼 사실을 염두에 둘 때 미숙한 오바마가 노회한 김정일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둘째, 북핵문제보다 더 예측이 어려운 부분은 한미 FTA 처리 방향이다. 한미 FTA에서도 메케인과 오바마는 정반대 입장이다. 메케인 후보는 한미 FTA를 지지하지만 오바마는 매우 비판적이다. FTA와 같은 통상정책은 일자리 문제를 통해 국민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사안이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국내정치 문제다. 또한 주요 통상정책은 의회가 결정하기 때문에 국민여론과 의회 구성에 따라 향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힐러리나 오바마가 경쟁적으로 한미 FTA에 비판적인 의견을 밝힌 것은 그만큼 FTA에 민감한 계층이 많고 표 동원력이 크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승리는 곧 한미 FTA의 의회 비준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쇠고기 파동으로 곤경에 처한 이명박 정부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자제를 요청하고 있고, 미국 측은 이에 대응해 자동차 등의 분야에 대한 재협상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한미 FTA의 양국 비준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양당 대선 후보가 정해지면서 부시 행정부의 의회장악력은 더욱 약화될 것이다. 그래서 부시 행정부 임기 내 한미 FTA 비준안은 상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의 이번 대선결과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예측이 어렵다. 초유의 흑백 대결은 기존의 대선 분석틀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또 각자 누구를 러닝메이트로 영입하느냐에 따라 경우의 가짓수가 더 많아진다. 메케인이 그의 노인 이미지를 상쇄할 젊고 참신한 러닝메이트를 영입하고 오바마가 백인 및 중산층의 지지를 보완해줄 러닝메이트를 찾는다면 예측은 더욱 어려워진다. 오바마 입장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영입한다면 승산이 훨씬 커진다. 일각에서 오바마-힐러리 카드를 ‘드림 티켓’이라 부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대선 후의 전망도 과거에 비해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대선에서는 대개 캠페인 동안 선거전략상 상대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선명한 정책노선을 내세우지만 일단 당선된 후에는 상대적으로 좀 더 현실주의적인 입장으로 돌아오는 것이 관례다. 현실적 이유로 정책노선을 바꾸는 경우도 많다.

 민주당 출신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후보 당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반대했지만 당선 이후 비준한게 좋은 사례다. 부시 대통령도 처음에는 경제대통령을 자임했지만 9/11 테러라는 예기치 못한 사건이 그를 안보대통령으로 변화시켰다. 또한 어느 당이 집권하든 부시 행정부의 지나친 일방주의 외교 후유증을 털어내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관찰을 종합해보면 누가 미국 차기대통령이 되는 것이 한국에 유리한가 하는 것은 한마디로 평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우리 정부는 현 시점에서 미 대선결과를 예단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 입장을 취하기보다는 다양한 상황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외교를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 우리 정부가 할 일은 우선 7월 부시 대통령 방한 때 예정된 한미 미래전략동맹 비전 선언을 잘 준비하고 양측 대선 캠프의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면서 성향을 파악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또한 외교정책은 이제 단순히 행정부 성향만의 문제가 아니라 의회와 일반국민들의 정서 등 포괄적 분석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런 만큼 미국인 일반의 정서와 아울러 의회 성향에 대한 분석이 보완되어야 하며 긴밀한 협의 및 협력 확보 차원에서 다양한 네트워크는 언제나 필요하다.(Konas)
출처 : http://www.sejong.org/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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