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정부 기념식'
군사전문기자가 본 제2연평해전 기념식
“그동안 참으로 힘든 세월을 보내야 했던 유가족과 부상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제2연평해전 기념식이 6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 주관으로 거행됐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이날 기념행사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제2연평해전의 의미를 올바로 평가하지 못했고, 고귀한 희생을 제대로 기리지도 못했다”면서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사과했다.
어찌보면 정부가 해전이 벌어진 지 6년 만에야 부상자와 사망자 유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달한 셈이다.올해 기념행사에 국무총리가 참석한 것은 앞으로 기념행사를 정부 주관으로 거행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지난해 5주년 기념식에도 국무총리가 참석했으나 이번의 경우와는 의미가 달랐다.
한총리가 기념사에서 “만시지탄(晩時之歎·시기 늦은 후회와 탄식)이지만 제2연평해전은 우리 해군의 승전으로 다시 평가받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서해교전이라는 명칭부터 제2연평해전으로 바꿨고 부대 차원에서 치러지던 추모식도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식으로 격상했다”고 한 것은 자신의 이날 기념행사 참석 의미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간 제2연평해전 기념행사는 2함대사령관 주관으로 치러졌다. 해군 나름대로 최대한의 격식과 예우를 갖춰 전사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과 부상자들의 아픔을 달래려고 노력한 측면도 있지만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서운했을 것이다. 전 국민이 월드컵 열기에 고조돼 있을 때 북방한계선(NLL)을 목숨을 걸고 지켜낸 전사자들의 공로를 국가 차원에서 평가해 주지 않는다는 섭섭함이 컸을 줄로 짐작된다.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한상국 중사의 미망인 김종선(34) 씨가 남편을 잃은 슬픔과 전사자들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에 대한 절망감 때문에 2005년 4월 미국으로 떠났고, 이후 3년 만에 귀국한 것은 유가족의 상심이 얼마나 컸는지를 말해 준다.
김종선 씨는 기념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오늘(29일) 행사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많은 장병이 자긍심을 갖게 되는 첫 단추가 될 것 같다”며 “앞으로 희생자와 부상자들에 대해 정부가 더욱 신경을 써 줬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간 제2연평해전 기념행사를 정부 주관으로 치르지 못한 데는 교전상대인 북한을 의식한 조치가 아니었겠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남북관계 숨통을 트기 위해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북한을 자극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가급적 조용하게 기념행사를 치르자는 기조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으로 볼 수 있다.
경위야 어찌됐건 이제는 제자리를 찾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사람들에게는 국가가 응당 보상한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는 데 위안을 삼아야 할 듯싶다.
정부는 제2연평해전 기념행사의 격을 높였다는 데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국가유공자 등록 요건이 안 되는 부상자들에게 무조건 일반적인 신체검사 기준을 들이대서는 곤란하다. 그들이 전투 중 겪었을 심리적 충격(외상 후 스트레스)과 NLL을 목숨으로 사수하겠다는 그런 각오는 어떤 신체검사 기준보다 높게 평가돼야 한다. 거창한 것보다 당장 이런 것이 국가 차원의 배려가 아닐까.(http://kookbang.dema.mil.kr/)
김귀근(연합뉴스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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