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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통일부 인사정책

통일교육원장 임명 당당하게 하라.

Written by. 이주천   입력 : 2008-07-01 오전 11: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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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통일부 인사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인수위부터 통일부 폐지문제로 여야가 갈등이 빚었고, 장관임명에서 남주홍박사가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하고 김하중 주중대사가 우애곡절 끝에 임명되었다. 여기에서 문제가 끝난 것이 아니다. 통일원에서 통일교육원장을 2차에 걸쳐 공모했는데, 심사한 결과 홍관희 박사가 1위로 올라가서 6월 15일 장관의 결재만을 기다리다가 갑자기 언론과 방송에서 홍관희 박사에 대한 임명 반대 공세를 펴면서 임명이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다. 홍박사의 대북강경 성향이 언론계와 정계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고 전한다.

3년전 홍 박사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일하던 시절인 2005년 5~6월 경 당시 그는 '민족정론'에 기고한 글에서 "6․ 15 남북공동선언은 북한의 적화통일 방안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이적행위다"고 지적하여 6․ 15 남북공동선언을 용공 이적행위라고 규정한 것으로 언론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 뒤 자의반 타의반에 의해 사표를 내고 안보전략연구소(www.khhong.com)를 개설하여 활발한 보수애국운동에 일익을 담당해 오면서 좌파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해 왔다. 재향군인회의 안보교수로 임명되어 그동안 많은 안보 강연과 거리 강연을 비롯해 TV 출연으로 우파의 저명인사로 맹활약했으며 6.15선언의 위험성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렸다. 그런 가운데 좌경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정당정치를 바로잡기 위해서 서울 중랑을에 총선 도전장을 내고 경선에 도전을 하였으나 차점으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II
통합민주당은 홍 박사의 내정 소식을 듣고 철회를 요구하며 "통일 없는 통일 교육"이라는 공식 논평을 내고 홍 박사 내정을 비난하고 나섰다. 차영 대변인은 "홍관희 씨는 북한정권 붕괴와 흡수통일까지 주장한 바 있다. 이명박 정권인지 이승만 정권인지 착각이 든다"고 지적하며 "북한정권 붕괴와 흡수통일론을 공식화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역시 홍 박사의 내정 소식에 대해 "아직도 '國是는 反共'인 줄로 착각하고 있는 인사를 다른 곳도 아니고 통일교육원장으로 앉히는 것은 정부가 국민 모두에게 70년대식 대북관을 주입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개탄했다.
여기에 방송사와 좌파언론사들이 가세하면서, 홍 내정자의 임명 부당성을 지적하여 그를 코너로 몰았다. 급기야 한국진보연대는 6월 9일 오전11시, 세종로 통일부 앞(정부청사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북, 반통일 대표주자 홍관희 통일교육원장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한국진보연대는 이명박 정부가 '6·15선언은 대남공작문서'라 주장했던 남주홍(경기대) 교수를 통일부장관으로 인선하려 했음을 거론, "또 다시 극우보수 연구자를 통일교육 전담 책임자로 내세운다는 것은 남북 교류협력에 지지를 보내는 국민을 겨냥한 도전"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날, 보수애국단체의 반박성명도 있었다. 오전 11시 통일부 앞에서,「대한민국수호국민연합」,「무공수훈자회」,「무한전진」,「우국충정단」,「멸공산악회」,「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나라사랑어버이연합」,「한국인터넷언론협회」,「활빈단」 등 愛國단체 회원 50여 명은 『홍관희 박사는 북한의 對南적화전략을 수용한 위헌적인 6·15선언을 비판하며 헌법에 입각한 자유민주통일을 주장해 온 지식인』이라며 좌파세력의 洪박사에 대한 음해와 비방을 비판했다. 이들은 『자유민주 통일과 북한주민 해방은 우리 국민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며 『이를 위해선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인물이 정부 각 부처에 기용돼야 하며, 특히 통일정책 분야에서 북한의 적화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 철저한 국가관을 가진 자유민주 세력을 등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도 지난 6일 긴급 성명을 통해 “6·15 선언과 10·4 선언을 부정하는 인물을 통일교육원장으로 내정한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반통일 행위”라며 홍 소장에 대한 ‘내정 철회’, ‘6·15 및 10·4 선언 이행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통한 남북관계 회복’, ‘평화와 협력의 통일교육지침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와 함께 대표적 친북단체인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도 같은 날 홍 소장의 통일교육원장 내정 철회를 요구했다.

마지막 생떼쓰기는 북에서 날아왔다. 북한의 대남선전·선동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13일 “6.15북측위 언론분과위가 12일 ‘명백히 드러난 기만술책’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명박 정부가 집권 초기 통일부 폐지 시도와 반북대결분자인 남주홍 교수의 통일부 장관 내정 등에 이어 극악한 친미극우 반통일분자를 통일교육원장으로 앉히려 한다”면서 홍 소장의 ‘내정 철회’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또 “이번 통일교육원장 내정책동은 단순한 남조선 내부문제가 아니라 북남관계 발전에 대한 입장과 태도문제로서 우리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또 하나의 대결선언”이라고 주장했다. 

III
통일교육원장이란 자리는 북한측과 남북협상이나 남북대화를 실제적으로 주관하는 권한의 자리가 아니라 이름 그대로 미래의 통일교육을 총괄하는 자리이다. 통일교육원은 북한의 실상을 그대로 알리고 자유 한국이 가장 바람직한 통일방향이 무엇인지를 장단기별로 나누어서 계획을 수립하고 올바른 통일일꾼을 양성하고 또 인권이 철저하게 유린되고 공산주의와 首領獨裁가 교묘하게 결합된 처참한 북한체제의 實情을 여과없이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올바른 통일교재를 만들도록 하는 곳이다.

과거 10년동안 통일교육원의 통일교육 지침이 과연 북한의 실정을 여과없이 그대로 국민대중에게 전달했는지는 반성할 대목이 많다. 홍관희 박사가 취한 입장은 북한에게 무작정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남한의 협상태도와 퍼주기식 대북원조 행태를 비판하고, 체제와 이념이 전혀 상이하여 물과 기름과도 같은 것이 남북한의 엄연한 현실이므로 6.15공동선언을 실천하는 것은 실제로 무리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홍관희 박사의 논지가 草根木皮로 살아가는 북한주민에게 적대적인 것도 아니고 자유민주주의적 입장에서 반통일적인 것은 결코 아니다. 그가 결정적인 하자가 있었던 인물이라면 어떻게 해서 통일연구원에서 10년간 봉사했으며 또 통일부가 선정한 다수의 심사전문위원들의 서류-면접시험을 통과하여 1순위로 내정되었겠는가?

홍 박사는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이 자신을 ‘反北인사’로 규정한 데 대해 “비이성적 흥분과 음해”라며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연방제 통일을 명문화한 6.15선언이 자유민주체제의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것쯤은 모두 인정할 것이다. 연방제 통일은 북한 대남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IV
인사문제에서 현 정부는 딜레마에 처해있다. 과거 10년동안 김대중-노무현 좌파정부는 통일부장관의 임명에서 김정일의 눈치를 살폈는데, 정권이 교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신있게 보수인물을 임명하지 못하고 대북정책에 관련있는 부서에서 북한 김정일과 좌파들의 이 눈치 저 눈치를 보고 있다는 점이 비극적이다. 남북한 60년 분단사에서 언제 남한 정부나 언론, 정당에서 북한의 대남부서 임명문제에 대해 “이런 사람(親南 인사)은 되고, 저런 사람(反南 인사)는 안된다”고 북한 당국에 결렬하게 항변한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인사문제에서 남한은 참으로 북한에 신사적이었다. 이것은 명백한 내정간섭으로 남북한 합의정신에 어긋나는 위법행위이다.

이런 친북좌파, 친북언론매체와 북한의 공세속에서 김하중 통일부장관은 2주가 넘었는데도 인사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미 6월 12일, 6.15공동선언의 8주년 특별 기념 및 만찬회에 참석하여 “6.15공동선언에 대해 북한과 협의할 용의가 있음”을 밝혀서 보수애국단체의 반발을 사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홍 박사가 1위로 내정되었으면 결정적 하자가 없는 이상 신속하게 결정지어야 할 것이다. 무엇이 두려워서 통일부는 피일차 결정을 미루는 것인가? 이런 우유부단한 인사 지연은 현 보수정권에 대한 정체성 의혹을 가중시키고, 수년동안 좌파 정권 교체에 헌신한 수많은 보수애국 진영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배신감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이것은 국민적 지탄을 받아서 마땅한 일이다.

봄은 왔는데, 봄기운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으니 이를 어찌할까? 정권이 바뀌었어도 보수애국의 할 일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 같다.(http://monthly.chosun.com/)

이주천(원광대 사학과교수/뉴라이트전국연합공동대표)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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