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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폐기 이제부터 시작이다

Written by. 이상현   입력 : 2008-07-10 오후 1: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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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지난달 26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핵 신고서를 제출했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절차를 의회에 통고했다. 27일에는 미국의 입회 아래 영변 핵시설 냉각탑이 폭파됐다. 북한의 핵 신고는 북핵 2단계 조치를 명시한 10ㆍ3 합의에 의해 작년 말까지 해야 했던 것을 거의 반년이나 넘겨 이뤄졌다. 만시지탄이지만 핵 신고서 제출은 북핵문제 해결에 긍정적 신호다. 장기 교착국면에 빠졌던 6자회담도 이달 10~12일 베이징에서 재개될 전망이다

  하지만 북한의 신고서는 핵 신고의 3대 쟁점(플루토늄, 우라늄, 시리아 핵 협력) 중 플루토늄에 관한 내용만 담고 있기 때문에 `모든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신고해야 한다`는 기준에는 훨씬 못미치는 불완전한 신고다. 또한 이미 불능화 조치가 완료된 냉각탑을 폭파한 것도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쇼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그 이후다. 북한은 이미 올해 초부터 북한을 방문한 미국 측 인사들에게 3단계 논의 대상은 현재 불능화가 진행 중인 영변 핵시설만이라고 밝히고 있어 `살라미 전술`(의제 쪼개기)의 구태로 돌아갈 징후를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영변 핵 시설에서 생산된 핵물질과 핵무기가 반드시 3단계 폐기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북핵문제 완결은 산 넘어 산이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철저한 검증 프로토콜을 확정해 핵 신고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것이다. 포괄적 검증 체제에는 북한이 신고했거나 의심스러운 핵시설에 대한 불시 방문, 물질과 장비에 대한 환경 샘플링, 핵 관련 기술자 면담, 추가적인 문서 및 기록 조사 등이 포함된다.

  만일 북한이 군사시설임을 이유로 들어 검증단의 접근을 막을 경우 검증은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3단계 논의로 들어가게 된 것은 분명 핵문제 해결의 진전이지만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 신고를 환영하면서도 아직 회의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북한이 검증에 협력하지 않으면 테러지원국 해제를 철회할 수 있음도 경고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자신들의 불능화는 80% 이상 진척됐지만 5자의 경제보상 조치는 현재 40%밖에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6자회담 참가국들이 10ㆍ3 합의에 따른 의무이행을 완결해야 다음 단계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3단계 논의에 들어가면 예기치 못한 암초들이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 시점에서 이명박 정부가 집중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냉각탑 폭파로 북핵문제가 다 해결된 것 같은 착시현상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북핵문제는 핵무기까지 폐기될 때 비로소 완결된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은 현 정부의 핵 포기를 전제로 한 남북관계 개선 방침에 대해 `무지`라고 주장하면서 "조선반도 핵문제는 어디까지나 북ㆍ미 사이에 논의할 문제고 그것을 풀기 위한 6자회담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정치적 거래는 미국과 하고 남측에는 경제적 지원만 하라는 소리인데, 이는 그들이 애용하는 `우리 민족끼리` 구호가 얼마나 기만적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 핵 신고 검증과정에 적극 참여해 미진한 핵 신고가 부시 행정부의 정치적 계산 때문에 과도하게 보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핵무기 빠진 핵 신고가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부시 행정부 임기 말 외교업적 과시용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은 북한이 남한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셋째,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면 남북 관계 경색 국면을 조속히 타개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북한 전술에 일희일비하면서 대북정책의 원칙을 포기하기는 시기상조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계기가 마련되면 언제든지 뛰어들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조속히 `비핵ㆍ개방ㆍ3000` 구상을 보완해 통일부가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냉각탑 폭파 이벤트가 정치쇼를 넘어 핵문제 해결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대한다.(konas)

이상현(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출처:http://www.sejong.org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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