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사설, 영국선 형사처벌'?
'촛불판사 법복(法服) 벗어라'에 또다른 판사 발끈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박재영 판사는 촛불시위를 주도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진걸(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을 보석으로 석방한 바 있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당시 박 판사는 피고인 안 씨에게 “풀어주면 촛불집회에 다시 나가겠느냐”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더불어 “야간집회 금지조항에 대해 위헌성 논란이 있는 만큼 (이 질문이) 자칫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에 안씨는 “낮에 이뤄지는 집회에는 참여하겠으며, 야간 집회의 경우에는 문화제 형식의 합법 집회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예, (촛불시위에) 계속 나가겠습니다’라고 답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자 박 판사는 “그같은 답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어려운 의사표현에 감사한다”며 안 씨를 석방했다.
박 판사는 안 씨에 대한 이전의 재판과정에서도 “법복을 입고 있지 않다면 나도 시민으로서, 나도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촛불시위 참여?)” “(촛불시위) 목적은 아름답고 숭고하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같은 박 판사에 대해 검찰 내부에선 “판사가 현행법을 위반한 피고인을 노골적으로 두둔함으로써, 불법 촛불시위대의 법 경시 태도와 수사기관 우롱 행위를 조장했다”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신문들(조선·동아·중앙·문화·국민 등)도 기사·사설·칼럼 등을 통해 박 판사의 태도가 “엄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생명으로 삼아야 할 법관의 자세가 아니다”라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이중 조선일보는 『불법시위 두둔한 판사, 법복 벗고 시위 나가는 게 낫다』제하의 사설에서 “'판사는 구체적 사건에 대해 공개 논평하거나 의견을 밝혀선 안 된다'는 건 모든 법관이 지켜야 하는 법관윤리강령”이라며, 박 판사에 대해 “일반인도 아는 법의 상식도 모르고, 모든 판사가 지켜야 할 법관윤리강령에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이런 판사가 아직껏 판사 노릇을 하고 있는 사법부의 현실이 놀랍기만 하다”며 “그 동안 촛불시위에 나가지 못하게 했던 거추장스러운 법복을 벗고 이제라도 시위대에 합류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비아냥 섞인 말도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홍기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1일 ‘법률신문’에 글을 올려, “위와 같은 사설은 언론으로서의 재판에 대한 적정한 비판을 넘어선 사법과 법관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국과 같이 법원과 재판에 대한 비난을 법정모독죄(contempt of court)로 엄하게 다스리는 나라였다면, 위와 같은 사설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언론재판”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재판의 경과나 결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ㆍ논평이 아니라 심층보도라는 형식을 빌린 언론재판이 늘어난 것”이라며, ▶치과의사모녀살인사건 ▶송두율사건 등에서 이같은 ‘언론재판’이 있었다는 시각을 피력했다.
특히 ‘언론재판’이 “해당 재판부와 유사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에게는 은근한 압력”이 된다고 밝혔다. 또 “소신보다는 소심함이 더 큰 필자(홍 판사)에게는 (언론재판이) 심각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도 했다.
이같은 말은 자칫 재판부에 대한 ‘압력’이나 판사의 ‘소심함’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로 풀이될 여지가 있다.
한편 홍 판사는 사시25회로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 등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부 법조인'이기도 하다. 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 참여혁신 수석비서관을 지낸 박주현 변호사(민변 사회복지위원장 등 역임)가 그의 부인이다.
참고로 홍 판사의 글 전문을 소개한다.(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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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복을 벗어라? 홍기태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
김남균 코나스 객원기자(http://blog.chosun.com/hil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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