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미디어포커스’라는 대못은 언제나 뽑히려나?
미디어포커스, 조선-동아, 한나라당의 '좌파 딱지 붙이기' 비판 빙자해 우파를 '극우'로
미디어 포커스의 ‘좌파 딱지 붙이기’ 비판
6일 밤 어쩌다가 KBS <미디어 포커스>를 보게 됐다. 처음에는 사노련 사건, 원정화 간첩 사건 얘기가 나오기에 최근 공안사건들에 대한 비평이 나오나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최근 조선일보, 동아일보나, 뉴라이트전국연합, 국민행동본부 등에서 ‘좌파’라는 용어를 남용(?)하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미디어포커스는 △ 최근 간첩사건 등이 발생한 후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등에서 좌파 정권 시절 간첩들이나 좌파단체들이 방치됐던 현실을 비판한 일, △ 조선일보-동아일보 등에서 과거 ‘진보’로 일컬어지던 참여연대 등을 ‘좌파’로, 촛불시위 등을 ‘좌파폭력시위’로 지칭한 일, △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나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 등이 ‘좌파 정권’ 10년 동안의 ‘좌편향’ 정책들을 바로잡겠다고 한 발언, △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이나 박세직 재향군인회 회장,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등이 ‘좌파’운운한 발언 등을 소개하면서,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언론에서 좌파라는 단어 사용이 얼마나 늘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분석했다.
미디어포커스는 “언론에서 ‘좌파’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노무현 정부 중반기인 2004년부터다. 8개 신문을 조사한 결과 2003년에 비해 ‘좌파’ 사용 빈도는 2배 이상 증가했고, 1993년에 비해서는 6배 이상 늘었다. 사설과 칼럼으로 보면 동아일보의 경우 2003년에는 단 한 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40건이 넘는다. 거의 매일 사설과 칼럼에서 ‘좌파’라는 단어를 사용한 셈이다. 다른 신문들도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포커스에 의하면 ‘좌파’라는 단어를 확산시킨 주범은 역시 조선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였다.
그러면서 미디어포커스는 “일부 신문의 무분별한 ‘좌파 딱지’붙이기”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등이 KBS와 MBC를 ‘좌파’방송으로,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정책을 ‘좌파’정책으로, 참여연대 등 과거 ‘진보’단체라고 지칭되던 단체들을 ‘좌파’시민단체로, 한겨레나 경향신문 등을 ‘좌파’신문으로, 386세력을 386‘좌파’로 지칭하는가 하면, 촛불집회 배후에 ‘좌파’가 있다고 규정하는 것은 한마디로 ‘매카시즘’이라는 얘기였다.
미디어포커스는 “ ‘진보’와는 달리 ‘좌파’라는 규정은 우리 사회에서 ‘색깔 칠하기’ 효과가 있다. 정치적으로도 중립적인 단어가 아닌 ‘공격적’인 단어다”라고 주장하면서 “언론이라면 ‘중립적이고 객관적이고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미디어포커스는 김호기 연세대 교수를 등장시켜 이라크 파병, 한미FTA 체결 등의 예를 들면서 노무현 정권이 결코 ‘좌파’ 정권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손호철 서강대 교수의 입을 통해 ‘좌파’라는 용어를 남발하는 ‘극우’세력의 ‘매카시즘’을 비난했다. 김호기, 손호철 교수의 이름 옆에는 친절하게도 괄호 안에 ‘진보성향’이라는 설명까지 붙었다.
미디어포커스를 보는 내내 미디어포커스의 무지와 이중성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우선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중립적이고 객관적이고 정확한 용어인가?
‘보수’는 몰라도 ‘진보’라는 말 속에는 은연 중 긍정적인 가치판단이 내재되어 있다. 더욱이 ‘진보’라고 자칭하는 것과는 달리, 봉건적 전제군주 체제인 북한체제를 추종하고, 북한인권문제를 외면하고, 노동귀족 내지는 기득권세력화한 등 국내 대다수 좌파세력들의 작태를 보면 ‘진보’라는 말은 진실의 왜곡하는 것이기도 하다.
반면에 ‘우파’와 ‘좌파’라는 말은 체제유지냐 체제변혁이냐, 친자본주의적이냐 반자본주의적이냐, 자유를 중시하냐 형평을 중시하냐, 국제적으로 친미적이냐 반미적이냐 등, 국내적으로 반공적이냐 용공적이냐 등에 따라 대략적인 판단이 가능한 개념이다. ‘보수’나 ‘진보’라는 개념처럼 가치가 은연 중 내재하거나 진실을 왜곡하는 요소가 여기에는 없다.
‘보수’와 ‘진보’라는 분류보다는 ‘우파’와 ‘좌파’라는 용어가 보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이고 정확한 용어인 것이다. 과거 무의식적으로 친북세력이나 용공세력들을 ‘진보’라고 지칭하던 언론들이 근래 ‘좌파’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면, 이는 그들에게 당연히 돌아가야 할 호칭을 제대로 돌려준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미디어포커스는 기를 쓰고 김호기 교수나 손호철 교수의 이름 뒤에는 ‘진보성향’, 박효종 서울대 교수의 이름 뒤에는 ‘보수성향’이라고 표기함으로써, 바로 조금 전 자기가 했던 주장, 즉 조선일보 등을 향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이고 정확한 용어’ 사용을 주문했던 것을 스스로 뒤집었다.
손호철의 ‘극우 딱지 붙이기’
더 웃기는 것은 미디어포커스는 ‘좌파’라는 말을 ‘공격적’이라느니, ‘매카시즘적’이라느니 하면서도, 손호철 교수의 입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우파세력을 ‘극우세력’이라고 ‘공격’했다는 점이다.
‘극우(極右)’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극단적인 우파(우익)’이라는 의미다. 나치즘이나 파시즘, 일본군국주의 같은 것들이 극우다. ‘극우’라는 말은 독일의 히틀러,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일본의 군국주의자들이 저지른 죄행을 연상케 하는 말이다.
‘극우’라는 ‘딱지’가 붙은 순간 이성적인 토론은 증발하고 만다. 히틀러나 일본제국주의와 동격인 ‘극우’세력은 타도의 대상일 뿐, 대화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좌파가 우파에게 ‘극우’라고 지칭하는 것은 대단히 ‘공격적’이고, 둘도 없는 ‘딱지 붙이기’며, ‘역(逆)매카시즘’이다. ‘진보’세력을 ‘좌파’라고 하는 것보다, ‘우파’를 ‘극우’라고 하는 것이 훨씬 더 공격적이고 지독한 ‘역매카시즘’이다.
도대체 우리나라에 히틀러나 무솔리니, 도조 히데키류의 ‘극우’세력이 존재하기나 하나?
조선일보나 동아일보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폭력적으로 전복하려 한 적이 있나? 아니면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김진홍 목사가 인종학살을 부추긴 적이 있나?
‘보수’ 내지 ‘우파’ 단체나 인사들을 ‘극우’라고 지칭하는 것은 언어폭력을 넘어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해당한다.
혹자는 각종 우파 집회 때 군복을 입고 나서는 HID출신자들이나 해병전우회, 자유개척청년단 등을 ‘극우’라 할지 모르겠다. 고작 어깨에 힘주고 눈 부라리다가 주먹 좀 치켜들었다고 그들을 ‘극우’라고 한다면, 염산병 던지고, 쇠파이프와 죽창을 휘두르고, 새총으로 쇠구슬을 쏘아대는 촛불시위대는 뭐라고 불러야 하나?
하지만 KBS가 그들을 두고 '극좌'라고 하거나, 하다 못해 '좌파'라고라도 말한 적이 있었나? 아니 그 전에 그런 사실을 보도한 적이나 있었나?
미디어포커스라는 대못
정권이 바뀌고 사장이 바뀌었어도, 여전히 궤변과 왜곡으로 조선일보-동아일보, 우파세력 비난에 혈안이 되어 있는 미디어포커스를 보면서 ‘정연주가, 아니 좌파 정권이 대못 한 번 징하게 박아 놓고 물러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무현-정연주 일당이 KBS에 박아 놓은 미디어포커스라는 대못은 도대체 언제쯤이나 뽑혀 나갈까?(http://www.chogabje.com/)
강철군화(논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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