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日 와병과 北체제위기
- 韓美공조+對中전략 시급
*본 내용은 9.22일 국회 위기관리포럼과 한국 위기관리연구소(주최: 공성진 의원)가 주관한 포럼에서 홍관희 재향군인회 안보교수의 지정 토론문 요약임.
I. 김정일 와병(臥病)과 「post-金」권력구도
○ 많은 논란이 있으나, 김정일의 병세는 꽤 심각한 것으로 보임. 김정일은 올해 66세로, 오랫동안 신장과 심장, 당뇨병 들을 앓아왔음. 금년 4월부터 가끔 의식을 잃음.
- 美 정부, 김정일 병세를 “위중(serious)․무기력(incapacity)” 상태로 진단
- 전문의(醫)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老年의 환자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수술까지 받았다면 회복 어렵다”
- 김정일이 ‘병상(病床) 정치’로부터 단기간에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 가능
○ 김정일이 김일성으로부터 후계수업을 받기 시작한지 30여년,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집권과 통치를 시행한지 14년의 장(長)기간을 고려할 때,
- 그의 병상통치가 당분간은 큰 혼란 없이 북한을 통치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나, 그의 병세(病勢)를 점칠 수 없으므로, 권력 ‘유고(有故)’가 언제 발생할 것인지가 큰 관심사임.
- 짧게는 1∼3년, 길게는 4∼5년이 고비가 될 수 있음. 이에 따라 지금 세계는 온통 김정일의 ‘후계’ 내지 ‘post-김정일’의 권력구도에 관심이 쏠려있음.
○ 지금까지 거론되는 「post-金」권력구도는 대략 (i)국방위원회-군부 중심의 집단지도체제 (ii)노동당-측근 중심 구도 (iii)아들에의 후계 실현(곧 3대 세습) 등으로 분류되나, 인맥이 서로 얽혀 있어 큰 의미는 없어 보임.
- 김정일의 후계 권력구도는 예상불가능한 요소들이 개재돼 있고, 불확실성이 잠복해 있어, 전망하기 쉽지 않음.
○ 김정일 후계를 놓고 ‘군부냐 당이냐’ 논란이 있는 바, 북한이 지금처럼 최소한의 안정과 통치를 유지해 나간다면 당(党)의 우위가 확보될 것이나, 급변사태로 전환되면 실권을 갖는 軍지도자들이 사태를 장악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II. 북한 정치변동 시나리오
○ 이번 김정일의 중병(重病)으로 생긴 국내외의 우선적인 관심은 김정일의 권력 ‘유고(有故)’가 발생할 경우, (i)북한에서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이뤄져 북한체제가 안정을 회복할 것인지, (ii)아니면, 급격하고 非평화적인 방법에 의한 정치변동 곧 급변사태가 일어날 것인가임.
○ 3대 세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평화적’ 정권교체를 일단 예상할 수 있으나, 후계자의 취약한 집권기반을 고려할 때, 이 역시 오래 지속될 것인지는 의문임.
- 세습이 아닌 다른 형태(예컨대, 수명의 핵심 인사들에 의한 집단지도체제, 국방위원회 중심의 군부 부상, 일부 측근들의 권력장악 등)로 권력이양이 일어나면 非평화적인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봄.
○ 또 새로운 집권자 또는 세력이 (i)김정일을 계승한 親김정일 노선을 걸을 것인지 (ii)아니면, 反김정일 노선을 걷게 될지도 주목거리임.
○ 親김정일 노선이란 지난 50년 간 유지돼 온 金일성ㆍ金정일체제(주체사상ㆍ수령유일체제ㆍ선군정치 등으로 이어지는)를 계승하는 것이 될 것이고,
- 反김정일 성향은 金ㆍ金체제에 반대하면서, (i)독재적 성향을 그대로 유지 또는 더욱 강화하는 형태가 될 수 있고 (ii)중국식 개혁ㆍ개방을 추구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음.
○ 그러나, 북한의 ‘개혁ㆍ개방’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임. 개혁ㆍ개방이 성공하려면 (등소평 같은) 지도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적 근거, 실천력, 구체적 전략, 이를 지지하는 정치세력 등이 구비되어야 함.
- 북한의 새 집권세력이 金ㆍ金 이데올로기를 대체(代替)할 새로운 개혁ㆍ개방을 향한 ‘권력 정통성(?)’을 단기간 내 창출하기란 결코 용이하지 않음.
○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한반도 주변열강의 민첩한 대응이 예상됨. 열강들의 對북한 영향력 각축과 북한 개입 움직임도 예상됨.
III. 中國의 개입 가능성
○ 북한위기 시 가장 우려되고 주목되는 것이 중국의 개입 가능성임.
- 중국이 자국의 안정과 경제발전 지속을 위해 북한의 존재를 매우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해왔음은 주지하는 바임: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경구(警句)가 이를 단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음.
○ 평양주재 중국대사 류샤오밍(劉曉明)의 9월 12일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중국과 북한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 발언은 북한의 위기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음: 북한 상황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북한 급변사태를 방관할 수 없겠다’는 사실상의 개입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분석됨.
○ 중국의 북한 개입은 단순히 가능성 차원을 넘어서서 이미 실제로 시작됐으며, 사실상 북한 내부 정치정세에 깊이 연루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
- (i)지리적 근접성, (ii)오랜 군사동맹 관계에서 유래된 인맥(人脈) 관계, (iii)북한체제의 생존을 좌우할 만큼의 대규모 물자(식량과 유류) 지원 등이 중국의 對北 영향력을 말해주는 요소임.
○ 따라서 중국은 현 시점에서는 북한 체제 내 급변사태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 적극 저지하되, 김정일의 유고 시, 기존에 구축된 인맥을 활용, 북한 정치변동에 적극 개입하여 차기 북한 정권을 창출하면서, 자국의 영향력을 유지시키는 정책을 취할 것으로 예상됨.
○ 지금부터 10여년 전인 1995~97년 경에도 북한체제의 붕괴 위기가 발생했었음. 당시 북한은 홍수 등의 자연재해와 외부지원 감소로 아사자(餓死者)가 200~300만에 이르고 내부 치안이 흔들려 체제위기에 이은 급변사태가 예상됐었음.
- 그러나 1997년말 대선(大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승리, 곧 이어 대북 유화(宥和)ㆍ지원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북한은 회생(回生)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음.
○ 당시 중국의 對한반도정책은 지금의 그것과 큰 차이가 있음. 당시 중국은 북한의 붕괴와 대한민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이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판단, 한국 위주의 ‘친한(親韓)’ 일변도 한반도정책을 수행했음. 자연스럽게 북한과는 거리가 멀어졌음.(이는 러시아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음.)
○ 그러나 김대중 정부의 등장과 이어 노무현 정부의 승계는 중국으로 하여금 대한민국 내에 친북 좌경 세력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는 인식을 갖게 했고, 이에 따라 종전의 北ㆍ中 관계 강화, 한반도 분단 지속, 남북 등거리(北과는 정치ㆍ군사, 南과는 경제ㆍ문화교류 확대) 정책을 취하게 되는 계기가 됨.
○ 10년이 지난 지금 중국의 경제력ㆍ군사력 증대로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날로 확대됐으며, 중국 스스로 ‘한반도 관리’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됨.
-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중국은 대규모 경제지원을 통해 사실상 북한체제를 떠받치고 있고, 이는 북한 內政에 대한 중국의 절대적 영향력으로 연결되고 있음.
○ 중국은 향후 북한 붕괴 징후가 발견되면, (이미 주둔시킨 것으로 알려진) 북·중 접경지역에 군대를 동원해 북한난민의 대량 유입을 적극 차단하고 국경지역의 안정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됨.
○ 또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은 韓美 연합군의 움직임에 앞서 자국의 국민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명목 또는 北ㆍ中 간 군사동맹을 들어 미리 軍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음.
- 또 급변사태 직후 내전ㆍ유혈사태 등의 상황에서 韓美 연합군이 합동작전을 감행할 경우, 중국의 대응적 군사 개입도 우려됨.
IV. 바람직한 對中전략 방향
○ 독일 일간지(紙)는 9월 15일 “중국은 남북한이 통일될 경우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국경을 맞대야 하는데, 이것은 중국정부로서는 용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함—중국의 입장을 잘 설명한 것으로 분석됨.
- 다른 일간지(紙) 타게스슈피겔도 “중국이 군사개입을 통해 통일을 저지하고 평양에 꼭두각시 정권을 세울 수 있다”는 가설이 한국에 퍼져 있다고 분석함.
○ 또 북한체제 붕괴에 대비해 “美ㆍ中이 극비 논의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으나, 중국 외교부는 이런 사실을 공식 부인함. 美ㆍ中이 한국 어깨 너머로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고 봄.
○ 다행히 이명박 정부가 출범해 최근의 북한 상황과 관련,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시작한 것은 美ㆍ中 직거래를 막고 韓美동맹을 우선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적절한 조치라고 봄.
○ 북한 급변사태 시 한국의 기본전략은 (i)한반도의 자유민주통일을 원칙적으로 지지하는 미국과의 군사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ㆍ확대하면서, (ii)통일로 ‘완충지대’의 상실을 우려하는 중국을 설득하는 것임.
○ 외교적 측면에서, 한ㆍ중 양국 간 (i)상호 영토존중(한국은 만주에 대해, 중국은 한반도에 대해)과 (ii)내정 不간섭 (iii)통일 후 경협 중심의 선린우호관계 증진 등에 합의하고, 신뢰증진을 시도할 필요가 있음.
- ‘하나의 중국(One China)’ 원칙을 우리가 수락하는 대신, ‘하나의 한국(One Korea)’ 원칙을 중국이 수용하도록 요청하는 것도 한 방법임.
- 韓ㆍ滿 국경 문제에서, 압록강-두만강 이남에 대한 대한민국의 영토 주권 행사를 중국이 인정하도록 하되, 중국이 갖는 ‘통일한국’의 만주 지역 영향력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구체적 조치를 다짐할 필요가 있음.
○ 韓美공조의 토대 위에 중국과 (i)북한 내 대량살상무기 제거 문제 (ii)탈북 난민 처리 문제 (iii)기타 韓․中 간 현안 문제들을 협의해 나갈 필요가 있음.
○ 아울러, 북한이 기본적으로 한국의 주권 영역임을 국제사회에 공론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음. 국제사회의 큰 관심인 북핵 문제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한국 주도의 자유민주 통일이 문제 해결의 최선임을 주지시켜 나갈 필요가 있음.
V. 통일전략의 모색
○ 남북한은 원래 동일 민족으로서 역사적ㆍ문화적 동질성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북한 급변사태 시 한국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사태의 중심적 위치에 서서,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도덕적ㆍ법적ㆍ민족적 책무가 있음을 국제사회에 주지시켜야 함./ 근거: 헌법3조(영토 조항), 1948년 UN결의(“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
○ 1991년 남북한의 UN동시가입으로 북한을 별개의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으나, 특정국가의 UN가입이 그 국가에 대한 ‘외교적 승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 (예)이스라엘의 UN가입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랍국가들은 이스라엘을 ‘국가’로서 不인정
- 우리의 ‘한반도 1국가’ 주체적 입장 천명이 중요함: 한국의 노선과 위상이 타 국가 및 국제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음—외세 개입을 사전에 저지하는 외교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음.
○ 한국은 북한 급변사태 시 (i)당사자 해결 원칙 (ii)외세 不개입 (iii)위기의 안정적ㆍ평화적 관리 (iii)한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대처 (iv)대량살상무기 제거 (v)무질서ㆍ유혈사태 시 ‘인도(人道)주의적 개입 (humantitarian intervention)’ (vi)북한 지역의 통제ㆍ관리를 거쳐 통일을 유도하는 전략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함.
○ 한국이 주장하는 ‘민족주의’ 내지 ‘민족자결주의’는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에 토대를 두고 국제사회에 개방하여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북한에서 대남 선전선동에 활용하는 ‘민족공조’와 ‘우리민족끼리’ 논리와는 부합되기 어려움: 그들의 ‘민족’ 논리는 ‘김일성민족’ 개념에 입각한 것이기 때문.
○ 자유민주주의ㆍ자유시장경제를 북한에 실시하는 것이 북한인권 문제/대량살상무기 제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길임을 국제사회에 인식시켜야 함.
○ 또 주변국에 대해 對北 ‘외세 불개입’을 촉구하되, 미국과의 韓美공조를 토대로, 중ㆍ일ㆍ러 및 UN등 국제사회와 긴밀한 국제공조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함.
○ 통일 비용에 관해서는 대한민국 경제에의 ‘부담론’과 ‘기회론’이 양립하고 있으나, (i)남한의 GNP 1%가 북한 GNP의 36%에 해당할 만큼 경제 격차가 커서 북한 경제를 감당한다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고, (ii)특히 북한의 낮은 임금과 토지가 제공될 경우, 기업의 생산비를 감소시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정부의 재정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iii)통일이 경제적으로 반드시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선진 통일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음.(konas)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재향군인회 안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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