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민·군 발전의 시금석
성장동력은 민과 군이 동반 발전을 위한 공동노력 기울일 때 가능
정부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방안을 발표함으로써 4년여 간의 논란을 일단락 지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민·군 공동 활용이 가능한 복합항구 건설이라는 정부의 방안은 미래를 대비한 군의 전략적 소요와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양대 과제를 균형 있게 충족시켜 나가려는 고민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전히 일부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군사시설 확장이 제주도의 ‘평화’ 이미지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제자유도시로의 성장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군대와 평화는 서로 대척점에 놓인 존재가 아니라 충분한 친화력을 가지며, 이러한 특성은 오늘날 같은 변환의 시대에 더욱 부각된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진행돼 온 군사혁신으로 세계 각국의 군사력은 양적으로는 정비되면서도 질적으로는 더욱 강력해졌다. 이로 인해 직접적인 충돌을 위한 수단으로서보다는 외교력과 국가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기초체력으로 군사력이 지니는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미래 기동 전력의 전초기지가 제주에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서·남해안 지역에서 우리의 어로활동이나 해상물류 수송은 든든한 배경을 얻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작전이나 보안상 불요불급한 범위를 제외하고 군사기지에 대한 민간의 접근성을 보장한다면 민·군은 이 기지를 중심으로 한 동반 발전을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다.
미 샌디에이고의 해군기지나 일본 요코스카의 해상자위대 기지의 사례가 그 대표적인 것들이다.민과 군이 격리된 상태에서 서로가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병존하는 소극적인 접근으로는 현대적인 민·군 관계도, 한국 경제의 또 한번의 도약도 기약할 수 없다. 오늘날과 같은 국가 간 무한경쟁의 시대에는 민과 군 모두 제약된 국가자원을 활용하는 데 있어 상호 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군은 전반적인 국가재정 및 경제운용의 연장선상에서 국방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하며, 민간 역시 군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가야 한다. 요즈음 자주 이야기되는 국가의 성장 동력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거나 우리의 일상과 유리된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다. 민과 군이 동반 발전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때 우리 경제는 또 하나의 소중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군이 국가경제의 발전을 위한 주요 축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민과 군 양자 모두가 발상의 전환을 이룰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가 무조건적인 ‘님비’(Not in My Back Yards, NIMBY)의 관행을 벗어나야 한다면, 정부와 군은 ‘핌피’(Please in My Front Yards, PIMFY)를 유도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
민간 차원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지역개발의 장밋빛 청사진에 대한 몰입이나 과도한 우려에의 집착에서 벗어나 군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군 역시 고유의 소요 충족에만 우선순위를 두는 강박관념을 벗어버리는 한편, 가능한 한 많은 정보와 비전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려 노력해야 한다.제주도에서의 해군기지 건설이 민·군 동반 발전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konas)
차두현(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http://kookbang.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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