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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러시아 공식 방문과 한.러 관계의 장래

북핵과 함께 차관문제 반드시 거론해야

Written by. 정한구   입력 : 2008-09-26 오전 9: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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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28일부터 나흘간 러시아를 공식 방문하고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지난 7월 G8(서방선진국 7+러시아) 확대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방문 중 상견례를 가진 바 있다. 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취임 후 미국, 일본, 중국 방문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청와대는 이로써 취임 첫해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의 기본 틀을 완성하는 데 이번 방문의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방문은 이와 같이 일견하여 새로 취임한 한국 대통령들의 종전 관행에 따른 것으로서 양국 정상간에 협의할 특별한 현안은 없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상호간에 이해가 필요한 중요한 사안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국 정상회담의 의의 및 기대효과로 ‘양국관계의 격상’이라는 당연한 목표와 함께 ‘북핵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한 러시아 측의 건설적 역할확보’를 내세우고 있다. 한국은 러시아에게서 어떠한 도움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 대통령의 방문은 러시아의 대외정책이 바뀌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제까지 국제사회에서 부당하게도 강대국으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분개한다. 세계는 이제 다극화의 질서로 이행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명실상부하게 강대국으로 대접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러시아는 다짐한다.

그러면 ‘강대국’ 러시아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인가? 러시아의 집권엘리트에게 이는 다름아닌 미국이다. 대외정책에 관한 이러한 ‘새로운 생각’은 국제 고유가에 힘입은 경제회복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얻기 시작한 러시아 엘리트와 이들의 지도자 푸틴 전임 대통령(현재 총리)의 생각인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강대국’ 러시아와 어떠한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한국은 2004년 9월 양국의 두 전직 정상간에 합의되었던 “상호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관계”라는 것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상호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관계란 무엇을 뜻하는가? 한국은 미국에 반대하거나, 미국을 견제하려는 러시아와 어떠한 협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인가?


북핵 문제 및 한반도 평화에 관해 한국과 러시아의 입장에는 차이가 없는가? 한국의 신 정부는 북한에 대한 종전의 유화정책을 포기하고 북한에 대한 지원을 북한의 핵 및 인권과 연계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비핵 ․ 개방 ․ 3000”이란 용어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북한 정책을 요약하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과 관련하여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이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를 수수방관하거나 심지어는 이와 관련하여 북한을 두둔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북한 핵에 대한 러시아의 정책은 핵 그 자체보다는 오히려 이를 제거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방해하는데 더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찰이 일부 러시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 문제와 관련하여 이 대통령은 러시아의 신임 대통령과 어떠한 이해 내지 양해를 이룩해야 할 것인가를 숙고해야 할 것이다.

양국간 협력에 있어서도 짚고 넘어갈 문제들이 있다. 러시아는 한국에 대한 채무를 아직까지 상환하지 않고 있다. 한국이 구 소련에게 제공했던 차관 중 원금과 이자를 합쳐 아직도 약 13억 달러를 (2007년 말 현재) 이를 승계하고 있는 러시아가 상환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이전의 노무현 정부에서 차관 중 6억6천만 달러를 탕감해 주기도 했으나, 러시아는 고유가에 힘입은 막대한 외환보유고에도 불구하고 차관을 방산물자 등 현물로 상환하겠다고 고집해왔으며, 최근에는 북한이 러시아에 지고 있다는 부채와 상계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구 소련이 서방선진국들에 지고 있던 채무는 모두 상환한 ‘강대국’ 러시아가 유독 한국에 대한 채무를 갚는 데는 인색한 것이다.

이밖에 러시아가 한국과 관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제로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를 연결하는 일과 에너지 협력, 남북한과 러시아의 삼각협력이 꼽히고 있다. 북한을 경유하여 한국과 러시아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러시아 극동지방 발전의 촉매로 삼겠다는 것이다. 한국으로서 북한에 대해 이중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는 러시아와 이상의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인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의 신 정부는 “우리가 러시아로부터 얻을 것은 무엇인지, 러시아와 주고받을 것은 무엇인지”를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다. 정상회담 자체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회담의 내용이 아니겠는가?(http://www.sejong.org/)

정한구(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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