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급변사태 대비책
북한 자극 핑게 '작계5029로의 전환' 반대는 위험천만한 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계기로 포스트 김정일체제에 대한 논의가 불붙고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다소 호전되고 있다고는 하나 미국 정보기관이 ‘김위원장 건강 상태에 따른 3가지 권력승계 시나리오’를 한국 측에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김 위원장의 건강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안보현안이다.
그만큼 한반도 안보상황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북한에서는 주민들이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언급조차 못하도록 함구령이 내려져 있다. 이에 비해 우리 사회에서는 김 위원장의 유고 등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대응방식을 둘러싸고 진보-보수 진영 간 격렬한 논란이 일고 있어 대조적이다.
최근에 언론이 관심을 갖고 보도한 ‘개념계획 5029’의 ‘작전계획 5029’로의 전환을 둘러싼 공방전은 점입가경이다.모 국회의원은 개념계획에 머무는 것은 “마치 소방관은 뽑아두되 불은 안 나니까 소방훈련이 필요 없다는 논리와 마찬가지”라는 논지를 편다. 대통령직속으로 ‘북한급변사태 특별대책위원회’를 설치해 유엔 등 국제기구들과 북한 변화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짜자며 ‘공론화’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민주노총 등 30여 개 시민단체는 개념계획의 작계화 반대논리로 ‘미국 주도의 대북 선제공격론’ ‘흡수통일론’에 의한 전면전의 위험성을 근거로 들고 있다. 심지어 북한의 급변사태를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로 확대시킬 수 있는 위험천만한 군사계획으로 개념계획마저도 포기해야 한다는 극단적 논리를 펴고 있기도 하다.
이쯤되면 작계 전환을 둘러싼 논쟁은 소모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김 위원장의 유고 등을 언급하며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군사 도상훈련 등의 논의는 북한을 자극해 이를 ‘공론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렇다고 북한을 자극할지도 모르니 급변사태에 대비해 작계 등을 작성할 필요조차 없다는 주장은 논리적 비약이다.
작계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군사대비책이다. 북한 내 정변이나 정권 붕괴로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등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거나 수백만 명의 대규모 탈북 난민이 발생해 한꺼번에 남하하는 등 극단적인 사태전개 등 비상사태에 대비한 대책이다. 한반도의 장래와 관련해 이보다 더 중차대한 안보현안이 있을까.
그런 만큼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 군사·외교·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가능한 한 모든 변수를 고려한 고차원의 대책을 세워 두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기도 하다.독일처럼 통일이 벼락같이 찾아올 수도, 집단지도 체제에 의한 극단적으로 불안한 정국이 북한 내부에서 지속될 수도 있다. 그 같은 상황에 대비해 한미 간 정보공유와 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국과의 긴밀한 외교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어떠한 논리를 내세우든, 어떤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든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생하기를 바라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여하튼 한국의 독자적인 작계든, 한미 연합 작계든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팔짱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까.(http://kookbang.dema.mil.kr/)
정충신(문화일보 사회부 차장)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