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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힐 차관보에 '역제안'한 듯

남북상호사찰 등 군사현안 가능성

Written by. konas   입력 : 2008-10-04 오후 1: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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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검증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1~3일 방북했던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에게 검증 문제는 물론 한반도의 현 상황과 연관된 중요한 역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정부 당국자들이 힐 차관보의 방북 내용에 대해 함구하는 가운데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소식통은 4일 "힐 차관보의 방북기간 북한측이 많은 얘기를 했다"면서 "북한측이 그동안 개진해온 주장을 압축한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북한측의 최근 주장은 지난 8월26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 집약돼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성명은 "미국이 6자회담 10.3합의의 이행을 거부함으로써 조선반도 핵문제 해결에 엄중한 난관이 조성됐다"면서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 조치를 중단하고 원상복구를 천명했다.

   성명은 이어 미국이 요구하는 검증문제와 관련, "미국이 우리에 대해서만 일방적으로 사찰하겠다는 것은 9.19공동성명에 따르는 미국의 핵위협 제거를 골자로 하는 전 조선반도 비핵화는 집어던지고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교전 일방인 우리만 무장해제시키려는 강도적 요구"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검증은 "9.19공동성명에 따라 전 조선반도를 비핵화하는 최종 단계에 가서 6자 모두가 함께 받아야 할 의무"라며 "남조선과 그 주변에 미국의 핵무기가 없으며 새로 반입되거나 통과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검증이 우리의 의무이행에 대한 검증과 동시에 진행돼야 하는 것"이라고 규정, 남북 동시사찰을 강조했다.

   따라서 북한이 힐 차관보와의 협의에서 미국의 검증요구를 수용하면서 '같은 수준의 요구'를 남측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로 남북 동시 상호사찰을 주장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 북.미간 고위급회담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그동안 협상의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리찬복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표(상장) 등 군부 인사들과 힐 차관보간 면담을 허용한 것도 자신들의 주장을 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북.미간 군사회담을 통해 상호사찰은 물론 평화협정 등 다양한 군사적 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 분야에 초점을 맞춘 역제안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미 군사회담 제의가 사실일 경우 미국은 이에 대한 반응을 보이기전 한국측과 협의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일 저녁 힐 차관보와의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한미간 외교장관 또는 그 이상인 정상간 협의도 필요하다면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북한은 이미 1991년 12월31일 남북 비핵화공동선언 문안 합의에 이어 이듬해 1월20일 선언의 서명을 통해 남북한 상호핵사찰에 동의한 바 있다.

   이후 남북 핵통제공동위원회가 구성돼 1993년 1월말까지 총 22회의 회의를 통해 상호사찰의 범위와 방법, 절차 등에 관한 협상을 벌였으나 이후 이른바 북핵 1차 위기가 고조되면서 뚜렷한 결과없이 상호사찰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핵통제위원회에 참여했던 정부 고위당국자는 "우리측은 그때 북한이 요구한 주한미군 기지에 대한 사찰까지도 수용했었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핵관련 의혹이 있는 북한 군사기지에 대한 대칭적 사찰에는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간 고위급 협의가 진행되면 북한의 제안에 대한 내용 분석은 물론 평화체제 문제 등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이 정리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6자회담 9.19 공동성명과 2.13합의에서는 '직접 관련 당사국들이 적절한 별도의 포럼'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외교소식통은 "북.미간 군사현안은 필연적으로 한반도 평화문제와 직결돼있으며 이는 북.미 문제인 동시에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개입해야 하는 6자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한국에서 일정을 마치고 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 등과 협의에 들어갈 힐 차관보의 행보가 관심이다.

   이 소식통은 "평양에서 있었던 구체적인 내용은 힐 차관보가 워싱턴 상부에 보고하고 난 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핵 협상과 한반도 정세가 중요 고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연합)

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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