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美 따르는게 우파 아니다"
昌 "미국의 타협에 우리가 동조하면 재앙의 시대 열릴 것"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자, 그동안 미국에 대해 절대 우호적이었던 국내 보수진영의 배신감이 극에 달한 모습이다. 보수진영 내에선 심지어 '테러왕국 북한을 용서한 미국도 테러지원국'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선 자유선진당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가장 적극적으로 미국의 결정을 비판, '보수의 적자' 다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류근찬 정책위 의장은 12일 논평에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것은 북한이 더 이상 테러지원국이 아님을 검증한 것에 기초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또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사건에 대한 사과나 입장표명이 전제된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미국이 만일 기왕의 북한 핵을 인정하고 향후 핵물질 확산방지로만 북한 핵문제를 몰고가려한다면 북한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야 하는 대한민국이 결코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또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사건의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유감을 표명 하기는 커녕 이번 합의를 환영하고만 있는 이명박 정부에 국민들은 깊은 좌절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에 대해 "KAL 여객기 폭파사건부터 사과하라"며 "그리고 핵 검증절차를 가지고 또 다시 한반도의 위기를 조성하고 새로운 요구를 들고 나온다면 국제사회의 준엄한 심판이 뒤따를 것임을 분명히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이명수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테러지원국 해제 발표와 함께 발표된 (핵 관련) 미·북 합의와 관련해 미국을 비판했다. 李대변인은 "이번 합의에는 두 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며 "하나는 합의의 모호성이며, 다른 하나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의 목소리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합의에 따르면 북한이 신고한 것만 검증이 가능하고 신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전혀 검증할 방법이 없다"며 "검증의 열쇠를 북한 손에 쥐어주고 이를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언어의 유희에 불과하다"고 일침했다.
이와함께 정부여당을 겨냥한 듯,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만 들릴 뿐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거센 목소리는 어느 곳에서도 들리지 않는다"며 "한국은 그저 미국이 하자는 대로 따르려는 입장인가?"라고 반문했다.
이회창 총재 역시 당5역 대책회의에서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미국이 "북한의 전형적인 ‘벼랑끝 전술’, ‘살라미 전술’에 말려들어, 미국이 강조한 원칙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하는 일에 무조건 따르는 것이 우파정권, 보수정권이 아니다"라며 "진정한 (한미)공조는 무조건 미국이 하는 것에 우리가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동맹국 상호간의 이익과 한반도 평화구축이라는 목적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면서 북한이 합의하지 않으면 미신고 (핵)시설에 접근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북핵 폐기에 큰 장애가 된다면, 결국 6자회담을 통한 북핵 해결과정도 북핵을 완전히 폐기하지 못하고 북한의 핵물질이나 핵 프로그램의 확산을 방지하는 선에서 타결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우리의 우려"라며 "이렇게 되면 우리 대한민국은 핵을 가진 북한을 머리에 이고 사는 꼴이 된다. 재앙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미국이 생각하는 타협 선에 우리가 따라가면서 동조한다면 이것은 우리의 국익을 스스로 해치는 것"이라며 "무조건 미국을 따라가는 태도로 어떻게 정당한 외교의 방향을 지키고, 우리나라의 안보를 지키는 정부가 될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李총재는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한 일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11일 수잔 솔티 여사(제9회 서울평화상 수상) 등 국내외 북한인권운동가 및 탈북자들과 서울 가희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찬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李총재는 이 자리에서, 솔티 여사의 서울평화상 수상을 축하하면서 더 나아가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른바 '대북삐라' 살포에 대해서도 환영입장을 나타냈다. "북한을 향해 풍선을 보낸 보도를 봤다"며,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꺼려하는 것 같다. NGO가 하는 일을 꺼려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李총재는 이 날도 미국정부에 대해 실망감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솔티 여사가 '한국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정부가 북한 인권을 기피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하자, 李총재는 "솔직히 요즘은 미국 정부에 대해 많이 실망하고 있다"며 "새 정부(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굉장히 걱정을 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북한 인권문제가 눈에 보일만큼 확실한 진로 변화를 해줄 것으로 믿었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우리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에 비해 작다. 그러나 한나라당보다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더 분명하고 강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며 "또 북한의 자유와 개방화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솔티 회장이 지향하고 있는 방향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Konas.net)
김남균 코나스 객원기자(http://blog.chosun.com/hil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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