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美, ‘原則’에서 양보했지만.. 大파국 막기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

北核저지 위한 압박ㆍ제재 방안 수립 못한 것이 근본 문제

Written by. 홍관희   입력 : 2008-10-13 오후 9:21:32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부시행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terrorism blacklist)’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그 배경과 향후 北核 정세에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美北 간 북핵협상 과정 상에 나타난 주요 논쟁점을 보면,

미국 측의 요구는 核의혹이 가는 any place, anytime 사찰을 허용하라는 것이었다. 특히, ‘우라늄농축 및 핵확산 문제’까지 검증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 북한 측의 대응은 이른 바 ‘분리 검증’안으로, 한마디로 북한이 신고한 내용에 국한, 영변 지역 플루토늄 핵시설 검증만을 우선 수용하고, 여타 검증은 다시 북한의 동의를 얻어 ‘순차적으로’ 시행해나가자는 것이었다.

이번 미국의 北테러지원국 해제조치는 북한이 제시한 '분리검증'안을 미국이 수용하고, 북한이 향후 철저한 핵검증에 기초한 핵폐기 약속을 담보삼아, 미국이 '北테러지원국해제' 조치라는 양보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IAEA가 제시하는 국제기준에 미흡할 뿐더러, 美대선 이후 차기 행정부와 다시 핵협상을 끌어내 시간벌기를 추구하는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 가능성이 높은 방안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 1987년 KAL기 공중폭파와 관련, 어떠한 사과나 유감 표명도 없었고, 일본인 납치자 문제도 전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것은 원칙의 양보 내지 포기이며 미국의 굴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조치다.

이런 이유로 부시대통령이 한때나마 힐의 訪北 협상案을 거부하는 등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사태를 냉정히 분석해 보면, 북한이 영변핵시설 복구를 공언-시행하고, 제2차 핵실험 준비에 들어가는 등 '벼랑끝 전술'을 감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大파국을 막기 위해 부시행정부가 부득이 이번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곧 이번 미국의 파격적인 조치는 북한의 <핵포기 약속>을 담보삼아 한번 더 북한을 ‘협상 그물’로 끌어들여, 핵폐기 목적을 달성해보려는 미국 측의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미국이 굴복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번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발표는 일종의 ‘조건부 잠정 해제’이고, “북한이 추후 검증과정에서 정확한 과거 핵활동 파악 조치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다시 테러리스트 명단에 오를 수 있음”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십수 년 지리멸렬한 핵협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北의 핵무장 기도가 ‘핵실험 강행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사실은 北정권의 약속을 쉽게 신뢰하는 것이 얼마나 나이브(naive)한가를 보여준다.

문제는 지난 10년 김대중-노무현 정권하의 "친북" 일변도의 대북-통일정책과 한미동맹 훼손으로 그동안 효과적인 대북 핵억지 정책이 수립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오늘날과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북핵을 효과적으로 폐기시키기 위해선, 매케인의 주장대로,  "intrusive(강제적)"이고 심층적인 북핵 검증이 필수적이다.

오바마의 주장도 “철저한 검증체제를 이행하는 데 국제사회와 완전히 협력하는 게 필수적”이라는 것으로, “북한이 철저한 검증을 거부한다면, 6자회담 참가국들과 에너지 지원을 중단하고 최근 철회한 제재를 다시 가하며 새로운 제재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록 이번 조치를 ‘적절한 대응’이라고 논평했으나, 대북 유화책은 아니다.

결국, 미국은 한번 더 북한 측에 기회를 주어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나,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이번 11월 대선을 통해 새로 출범하는 미국 신정부와 북핵 문제를 놓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새로운 북핵폐기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곧 북한이 진정성있는 북핵협상을 외면하고 지금처럼 '벼랑끝 전술'을 지속할 경우, 압박과 제재를 수반하는 북핵 억지정책을 대북정책에 포함시켜야 한다. 물론 북한이 진정성있는 자세로 진의협상을 해 올 경우는 대북 포용정책을 취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북한이 어제 내보낸 김정일의 군부대 방문 사진이 '허위'(예전에 찍은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한 궁금증과 김정일 병세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향후 수개월이 북한체제 진로를 좌우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konas)

홍관희(안보전략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