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교육자율화시대의 교육개혁과 교육공동체의 역할
대한민국교원조합 창립기념 토론문 발췌
Ⅰ. 진정한 교육개혁의 의미
세계 각국이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교육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 국력을 인적 자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우리 정부도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가 경쟁력의 요체인 교육이 전반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이것은 교육정책이 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연결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종합적으로 교육개혁을 시도한 것은 1980년 7.30 교육개혁 조치부터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이전에는 체계적인 교육개혁이라기보다는 주로 입시제도 개혁이 중심이 되었기 때문이며 당시 부각된 문제 상황에 대처하는 단편적이고 순간 치유적인 접근이었기 때문이다.
한 국가의 교육의 목표는 시대적 사항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만 전인교육과 수월성의 교육이 공통 목표일 것이다. 이 두 가지 목표에 경중이 있어 저울을 한쪽으로 기울게 해서는 안 된다.
현실에 나타나는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아니라 국가에 필요한 인재양성은 물론이고 보편적 가치들을 실천할 수 있는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것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목표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골격이 없으면 사람이 서서 움직일 수 없어 그 사람은 죽은 사람과도 같다.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이 바로 골격 없는 사람과 같은 처지에 있다. 골격이 자주 바뀌면 최초 의도하지 않은 돌연변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으면, 그 지경에 이르면 치유 불가능하다.
교육은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전인교육의 목표든 수월성의 그것이든 말이다. 그래야 한 국가의 밝은 장래가, 희망이 보이는 것이다. 장차 한 나라의 동량들의 교육이 표류해서는 그 나라의 미래는 없다. 교육이 그 목표를 달성하고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교육개혁의 실마리를 제대로 찾아야 한다. 교육에 있어서 제일 많이 듣는 단어가 교육개혁일 것이다. 교육은 인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고 현실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재주(기술)를 키우는 훈련이다. 여기에 과연 개혁이 필요한가? 우리가 외치는 교육개혁의 대상인 사교육비, 고액과외, 불법찬조금, 보충학습, 0교시 등은 교육의 수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일 뿐이지 교육개혁의 근본적 대상은 아닌 것이다. 우리는 교육개혁의 대상을 잘못 정하고 있다.
진정한 교육개혁은 교육의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의 장래를 지고나갈 인재를 양성하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사회를 만들 정신적, 문화적, 기술적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개혁인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마치 교육개혁의 근본적 대상이며 전부 인것처럼 이전투구를 하고 교원노동조합과 교육청이 학부모와 교육청이 합의하였느니 파기하였느니 하면서 낭비하는 과정에서 진정 교육개혁에 필요한 소중한 것들은 묻혀가고 있는 현실이다. 진정한 교육개혁은 21세기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인재와 건강한 민주시민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는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할 시기이다. 21세기 치열한 국가 경쟁사회에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필요한 때이다. 자율과 책임 하에서 경쟁을 장려하지 않는 제도로는 그 어떠한 경쟁력도 보장할 수 없음을 역사는 우리에게 수없이 증명했다. 이 구조 하에서 만이 사람과 조직은 발전을 위한 동력, 자기정화, 비효율의 개선을 가질 수 있다.
국가의 교육 독점을 타파하지 못하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으며 교육경쟁력을 통한 국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없다. 또한 어떤 교육개혁이 나온다 해도 그기에 진정성과 항구성이 없이 임시방편적이며 집단의 이기적인 측면이 고려된 것들이고, 학생들이 볼모가 되는 것이라면 이는 진정한 교육개혁에 역행하는 것이므로 교육현장에서 사라져야 할 것이다.
Ⅱ. 교육자율화 시대에 교육당국(교육과학기술부, 교육청)은 무엇을 할 것인가?
《21세기에 걸 맞는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교육 등 국가 정책은 시대적 상황, 사회의 변화, 국민들의 요구에 의해서 변화하기 마련이다. 생활의 질을 향상시켜 국민의 복지를 향상 시키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외적, 내적 요인에 의한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육정책은 반대로 가고 있는 것같다. 그 대표적인 것이 교육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평준화 제도가 그것이다. 평준화 제도가 그 시대적 상황에 맞는 목적이 있었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평준화 제도가 도입되던 산업화 시대와는 상황과 교육적 환경이 너무도 많이 변해 있다. 디지털 혁명으로 교수-학습에 있어서 시간적 공간적 차이가 많이 해소 되었고, 더 이상 국가의 표준화된 교육내용이나 방법으로는 변화하는 국제사회를 리더 할 인재를 양성해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교육평등론자들이 주장하는 교육의 기회균등은 주어지고 있기 때문에 누가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 개인의 경쟁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교육 경영을 잘 하느냐가 교육정책의 핵심 요소일 것이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세계 각 국가의 리더들이 교육변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바로 이런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30여년간 실시 해 온 평준화 제도의 낙관주의는 이제 그 시대적 사명을 다했다. 누구나, 어느 학교에 입학하거나, 부모가 부자거나 가난하거나 나만 열심히 공부하면 교육을 통해 신분상승이 가능하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되어 버렸다. 학교 교육의 비효율 때문에 학교는 잠자는 곳으로, 친구 사귀는 곳으로 되었고 학원이 공부하는 곳으로 변해 버렸다.
모든 사람들은 개인 휴대품에서 신발, 의류에 이르기까지 흔히 이야기하는 명품을 좋아한다. 명품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자식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가 있을리 없다. 이런 이유로 현재 교육 시스템의 오류에 의해 학교교육(공교육)에서 학습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학생들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설학원을 찾아다닌다.
이는 공교육이 사교육보다 자식들을 명품화 하는데 매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이는 곧 사교육을 조장하여 사교육비의 증가로 이어진다. 이런 시스템의 오류는 자녀 사교육비 마련 때문에 일하는 부모들의 등을 휘게 하고 있고, 지역마다 입시 보습학원이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이것은 개인의 능력이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서 학력과 진학이 결정되어 부와 신분의 세습이 이루어지는 신분 고착화 제도가 되어버렸다.
교육의 내실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교육의 기회 균등이 아니라 결과의 평등을 초래하는 평준화 제도로는 수월성 교육이 자리 잡지 못할 것이고, 교육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며, 천문학적인 해외유학 비용을 막지 못할 것이고, 가족이 생이별하는 기러기 가족들의 현실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런 평준화 제도로는 더 이상 사회 통합도, 국가를 위한 인재 양성도, 미래의 희망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날 학교교육이 학교부모들로 외면 받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국가의 표준화인 평준화 제도는 모든 사람을 차이 없는 천편일률적인 인간을 육성한다. 국가는 다양한 개인의 특성과 적성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해 주고 개인은 각자가 추구하는 것을 선택하여 개인의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평준화가 곧 평등교육이라는 등식을 깨려는 인식전환이 제일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Ⅲ. 교육자율화 시대의 교원노동조합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
《전환기적 시대에 교육활동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1999년 교원노동조합이 합법화되어 정식 활동을 해오면서 교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은 물론이고 학교운영의 민주화, 교육과정의 개선, 교육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정책부분에 있어서는 어떤 것이 옳은지 의구심이 생긴다. 미국이나 선진국들의 교원노동조합의 활동방향을 살펴보면 최초 출발때의 활동방향과 현재의 활동방향은 다르다. 행동방식이 다르고, 요구하는 이슈가 다르고 의식이 다르다. 이것은 교원노동조합의 제대로 된 역할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여 변화해 온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40년 전 미국의 교원노동조합과 30년 전 일본의 교원노동조합의 전철을 지금 똑같이 밟고 있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교원노동조합이 현명해 질 필요가 있다. 3-40년을 앞당길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교원노동조합이 일반 기업노조와 같아서는 안 된다. 우리의 미래를 끌고 갈 아이들을 교육해야 하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현장에서 교육의 중심에 서 있는 우리 교사들이 진정한 사명감과 책무성이 없으면 우리 아이들이 바르게 육성되지 못할 것이다. 조직의 운영이나 이념의 공유를 위해서 일정부분 필요한 것이 있을지라도 교원노동조합 활동의 근본은 진정한 교육발전을 위한 교육활동에 있어야 할 것이다.
교원노조로서 조합원들(교사)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 및 복리후생을 위한 활동은 기본일지라도 교육활동과 충돌할 때에 교육의 주체로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교육의 역할, 기능이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교육이 제대로 흥하지 않고 한 시대를 지배한 민족이나 국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없었다. 교육이 곧 국가의 힘이고 국민의 능력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그 교육의 중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우리 교사들인데 그 역할이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교육시스템과 정책이 뛰어나다 할지라도 그것을 활용하고 실천하는 교육주체이며 중심에 서 있는 교사들이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교육개혁과 발전은 요원할 것이다.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면서도 국가 간 교육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 오늘날 전 세계 교육개혁의 목표이다.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만족도가 바닥인 지금 우리는 교육의 진정한 평등도, 국가간 교육 경쟁력도 없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교육자율화 시대에 교원노동조합은 교육의 주체로서 국가 인재양성을 위한 수월성 교육과 전인교육을 위한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교육당국과조율하고 견제하는 제대로 된 교육활동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교육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고, 다양한 교육과 교원복지 정책(교원평가, 다면평가, 평준화교육, 성과금)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합리적인 대안들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교육당국과 조율해야하는 긍정적인 마인드 설정이 필요하다.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그래서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수학습방법 개선에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교원으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활동에 열정과 사명감을 갖고 교육에 임하면 교원노동조합이 교육정상화를 해치는 주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konas)
김형진(자유교원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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