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파견, 한국군 세계화 새 지평
우리 해군이 보유한 4500톤급 KDX-Ⅱ형 구축함이 소말리아 해적 대응·퇴치를 위한 임무를 띠고 내년 초쯤 소말리아 해역에 파견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이 지역에서의 해적행위가 국제사회의 안전뿐만 아니라 우리 국적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에 대해서도 주요한 위해 요인으로 부각돼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파견은 시의적절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국제질서의 재편 과정에서 전통적 안보위협 이외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른 대표적인 것들이 바로 테러와 해적행위다. 세계 상공회의소(ICC) 산하 기구인 국제해사국(IMB: International Maritime Bureau)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적 해적행위는 1995년 이후 급증 추세를 보여 2005년까지 연간 평균 320건가량이 발생하고 있으며, 건수 역시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IMB의 2007년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발생한 해적 및 무장약탈 피해 사건은 263건으로 전년 대비 24건 증가(약 10%)했다. 국제 해적의 새로운 근거지로 떠오른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나이지리아에서의 해적 피해가 2006년 12건에서 2007년 42건으로 증가함으로써 인도네시아의 43건에 뒤이어 세계 두 번째의 해적 다발국이 됐으며, 소말리아는 11건의 해적 사건에서 154명을 인질로 잡는 최고 기록을 보였다.
특히 우리 함정의 주요 활동무대가 될 소말리아 인근 해역 및 아덴만의 경우 최근에도 1억 달러어치의 원유를 적재한 사우디아라비아 선적 유조선이 납치된 것을 비롯해 11월 초·중순의 2주 동안에만 8척 내외의 선박이 공격받았다.
우리의 입장에서도 국제 해적행위에 대해 침묵할 수 없는 분명한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국제 해적행위는 선적 물품과 국적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인 것으로, 선박이나 선원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물질적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비인도적이고 악질적인 범죄행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해적들이 중화기를 소유하고 마치 민병대처럼 행세한다는 사실은 이들의 범죄행위가 갈수록 조직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이들의 해적행위는 국제적 해로(SLOC)의 안전을 위협해 물류비용의 급격한 상승을 불러옴으로써 국제경제 전체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빈국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셋째, 한국 역시 더 이상 국제 해적 피해로부터 자유로운 국가가 아니다. 2006년 우리 국적 선적 동원호가 해상에서 납치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해적 공격 피해를 겪었다. 올해의 경우에도 9월 우리 선원 8명이 탑승한 벌크선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납치 및 공격 미수 사건도 수 건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우리 함정의 파견은 단순한 국제적 기여라는 측면 이외에도 해외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라 할 수 있다. 건국 6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국군이 국가의 절대적 생존 확보, 타국과의 경쟁력 우위라는 상대적 생존 지원, 그리고 국가의 번영 뒷받침 등 멀티플레이어로 발전해 나가는 새로운 지평의 시대를 기대해 본다.(Konas)
출처 : http://kookbang.dema.mil.kr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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