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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2008년 주목해야 할 안보상황

한반도 주위 4강 지도자들의 대거교체와 경제위기는 한반도 안보상황에 큰 영향력 미칠 것

Written by. 권희영   입력 : 2008-12-08 오전 1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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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어느 해 보다도 격동과 혼란이 컸던 해 중의 하나로 기록될 무자(戊子)년이 저물어가는 것이다. 올해는 안보상황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게 되었다. 우선은 우리나라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여 임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지난 10년간의 햇볕정책은 종말을 고하고 인도주의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안보를 우선시 하는 정책이 국가정책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악화되어 실질적인 통치행위가 거의 어려운 상황이 되었으며 후계구도가 아직 분명히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북한의 정치는 극도의 불확실성을 나타내고 있다.

 안보상황의 변화는 남북한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안보가 직결되어 있는 미국에서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고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후쿠다 야스오 수상이 퇴진하고 아소 다로 수상이 새로이 수상으로 집권하게 되었다. 러시아에서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개헌 후에 퇴진의 가능성이 높아서 다시금 푸틴 총리가 대통령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한반도를 둘러싸고 안보상 긴밀한 관계가 있는 4강 중에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만 빼고는 모두 지도자가 교체되었거나 교체될 예정인 셈이다.

 정치적인 변화 뿐 아니라 글로벌한 경제위기는 대한민국을 비롯하여 문자 그대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 위기는 전 세계의 주식시장을 강타하여 연초 대비하여 적어도 반토막, 많으면 10분의 1토막이 나는 상황이다. 위기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하여 미국, 유럽, 일본을 미롯하여 우리나라까지 금리를 대폭인하하고 경기부양을 위하여 공적자금이 대거 투입되지만 한 번 시작된 위기는 쉽게 진정되지 않으면서 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이 위기의 끝은 언제쯤일까, 그리고 어느 정도에서 끝날까하고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지만 아무도 이 물음에 확실한 답을 줄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지 않다.

 문제는 정치, 경제적인 큰 변화는 반드시 안보상황에 변화를 준다는 것이다. 1989년에 시작된 동유럽 공산권의 몰락은 70∼80년대 IT 산업과 금융을 축으로 하여 발전되는 자본주의 국가들에 대항하여 기술혁신도 없이 무리하게 재래식 중공업과 군수산업에 치중하다가 초래된 것이었다. 공산권에서는 중국이 이 몰락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는데 그것은 비록 정치적으로는 공산체제를 유지하였지만 1978년부터 개혁-개방정책을 채택하여 농업분야에서의 혁신을 이루고 있어서 제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데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 결과 소련을 축으로 하는 공산권은 전면적으로 붕괴되고 양극적인 세계체제는 미국의 헤게모니를 인정하는 일극체제로 변모하였던 것이다. 북한이나 쿠바, 베트남같이 세계체제에서 섬처럼 남아있는 공산국가들은 자의반 타으반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었으며 그나마 베트남마저 그 대열에서 이탈하였다.

 공산권 몰락 이후의 세계는 글로벌 성장의 시기를 구가하였다. 시장은 확대되었고, 기술혁신은 IT같은 분야를 중심으로 하여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한 가운데 선진국은 금융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산업을 중신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저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제조업은 새롭게 국제 자본주의 시장권에 편입된 중국, 인도 등으로 이전되었다. 성장하는 시장에 따라서 자원국인 러시아나 브라질, 그리고 중동의 국가들도 비약적인 성장을 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전 세계적인 성장은 대체로 보아 누구나 그 혜택의 열매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열매조차도 스스로 고립을 선택한 북한에게는 돌아갈 수 없었다. 그러므로 글로벌 성장의 시기가 북한에게는 '고난의 행군'의 시기였다. 그리고 북한은 다행히도 이 시기를 남한의 인도주의적 지원과 경제원조 덕분에 버틸 수가 있었다.

 2007∼8년은 동유럽 붕괴 이후 약 20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성장이 급속히 제동이 걸리는 변곡점이 된 해가 되었다. 오래 지속된 성장에 익숙해지고 저금리에 취하여 위험에 대한 인식은 약해졌다. 유동성이 풍부해 지고 집값도 오르니 모두다 대출을 안고 주택 투자에 나섰다. 번영은 끝이 보이지 않을 듯 싶었다. 원자재, 원유 등의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러나 여기저기에서 거품이 붕괴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결국은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의 금융산업에서 본격적 붕괴가 시작되었다.

 안정되었던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이기에 금번의 위기가 국제적인 안보질서에도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될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에 대립하여 지역패권을 장악하려는 움직이이 이미 구 패권국가들을 중심으로 하여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의 국제적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막대한 오일달러를 벌었고 이 힘을 바탕으로 하여 소련 시절에 행사했던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은 러시아로부터 어떠한 분리도 일어나지 않도록 집안단속을 하는 동시에 독립국가연합국들과의 결속을 강화하면서 또한 과거 소련의 영향권에 있었던 동유럽의 국가들이 러시아에 등을 돌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을 자처할 정도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속성장을 구가하였고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경제대국이 되어버렸다. 이미 공산국가 시절에도 소련과 맞서서 독자적인 패권을 추구하던 나라이기에 지역패권을 추구하는 것을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중국 역시 러시아와 안보의 목적이 비슷한데 우선은 국내의 소수민족의 독립요구를 철저히 막아내고, 대만을 통일대상으로 삼으면서 동아시아에서 중국 영향권을 철저히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전통적으로 한·미·일의 삼각동맹을 축으로 하여 안보전략을 구축하여 왔다. 그리고 북한은 북·중, 혹은 북·러의 동맹을 축으로 하여 우리나라와 대립하여 왔다. 북한은 기본적으로는 고립을 유지하지만 여전히 북·중의 동맹축은 유효하다.

 그런데 한반도와 주위 4강의 지도자들의 대거 교체와 경제위기는 한반도의 안보상황에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될 공산이 크다. 우선 북한 정세의 불안정에 따라 중국이 북한과의 국경지대에 군을 증강배치하고 있다. 유사시 북한 난민의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북한 영토의 일부를 선점하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문제는 북한 내부의 상황인데 현재 북한 지도부는 남한의 경제적 지원은 최대로 얻어내면서 정치적으로는 남한을 철저히 무시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만일 북한의 후계구도가 순탄치 못하여 북한의 지도부가 분열을 일으킬 경우, 중국의 개입 가능성은 아주 커지게 될 것이다.

 만일의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우리가 어떠한 안보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하는 것은 다소 분명해진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한·미·일 삼각동맹은 강하게 유지되고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거기에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는 필수적이다. 중국을 가까이서 견제할 수 있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중국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중국과 우리와의 경제적 관계는 이미 최고 수준이다. 다만 다소 미진한 것이 있다면 정치적 관계이다. 따라서 중국의 최고 지도자와 고위급 인사들과의 친밀한 소통망의 구축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우리의 안보 목표는 중국이 북한 붕괴 시 남한의 이해에 정면으로 충돌되는 정책을 쓸 경우에는 그 위험이 너무 커서 도저히 쓸 수 없도록 하는 상황의 안보적 상황을 구축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북한과는 어떠한 관계가 필요한가? 북한이 지금까지 남한의 경제적 지원에 의하여 체제를 유지하여 왔듯 북한주민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체면을 유지할 정도의 경제적 지원은 관용을 가지고 지속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북한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인 위협에는 절대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굴복할 필요가 없다.

 주변 4강과의 긴밀한 공조, 그리고 북한에 대한 확실한 지원과 단호한 태도 이것의 전략적 배합이 안보상황의 변화에 우리가 대처해야 할 유일한 길인 것이다.(konas)

 권희영(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문학박사)

*월간 자유지 12월호 게재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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