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과 李대통령의 APEC 성과
이명박 대통령은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16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 및 보호무역주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천명함으로써 참가국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달 14~16일 워싱턴 G20 금융정상회의에 이어 17일부터 시작된 6박7일간의 남미 순방기간에도 경제와 외교 등 여러 방면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금융위기 해법 논의 과정에서 보호무역주의 회귀 움직임에 대한 경계 목소리를 가장 앞장서서 내고, 이에 대한 각국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냄으로써 한국의 국가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효과도 누렸다. 또 APEC 기간 중 한미일 3국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을 잇따라 열어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6자회담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제16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 리마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아소다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북핵 6자회담’을 12월 8일부터 10일까지 개최키로 합의한 회담을 베이징에서 개최했다. 북·미 간 핵 신고 내역 검증 방안을 놓고 이견이 벌어져 6자회담 개최가 지연되고 있던 상황에서 다시 6자회담이 탄력을 받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6자회담의 성공적인 합의를 위해 2006년 하노이 APEC 이후 2년 만에 한·미·일 3국 정상이 북한 핵문제에 머리를 맞댔으나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3국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대북정책에 대한 진정성과 일관성을, 부시 대통령은 검증과 행동을, 아소 총리는 북핵과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3국 공조를 강조하면서 한·미·일 공조의 건재함을 대내외에 보여 줬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가 쉽지 않은 모임이었는데 성과를 끌어낸 것은 부시 대통령의 리더십 때문”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서는 일관성 유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하자 부시 대통령은 곧바로 “그게 바로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라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정상은 가장 좋은 친구로서 아주 가깝게 지내오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에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이라는 확실한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데다 자유 시장경제 신봉과 북핵 상호주의 원칙 등 정치철학도 비슷해 두 정상은 역대 양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깊은 유대를 자랑할 수 있었다. 두 정상의 친밀감 속에 양국 관계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이라이트는 독도문제 원상복구와 최근 타결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이 4월 첫 회담에서부터 7개월 동안 무려 4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진 것이 가장 상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콜롬비아·싱가포르·칠레 등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외교에 주력했다.
이 대통령과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긍정 검토키로 했다. 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업무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한 것이나 APEC 정상회의에서 21개 참가국 가운데 3번째 순서로 연설을 한 것 등도 한국의 달라진 위상과 무관치 않다.
이 대통령은 APEC 참가국 정상들과 외교·안보 행보도 이어져 여러 방면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이 대통령이 APEC에서 정치·경제·외교·안보 등 다방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빛이 바래고 있는 지금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6자 핵회담이 ‘북핵 시료채취’ 등의 어려운 문제를 극복하고 좋은 소식을 전해 올 것을 기대한다.(konas)
유영옥(경기대 국제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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