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관련법 개정, 변화냐 도태냐?
과거에 얽매여 시대적 흐름 외면한다면 세계 무한경쟁에서 도태될 뿐
최근 정부여당이 대테러기본법, 통신비밀보호법, 국가정보원법 등 국정원 관련 법안을 잇달아 제출함에 따라 여ㆍ야간에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네티즌 사이에서도 논란이 뜨겁다.
이러한 논란에는 언제나 신공안정국의 부활, 정치사찰 재현, 인권침해 등 과거 국정원의 행적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그 핵심에 놓여 있다.
물론 국정원이 과거 중앙정보부, 안기부 등을 거치면서 정치권력의 수단으로 이용되어져 왔고, 국민들에게 인권탄압의 권력기관이라는 오명을 받아왔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국민들이나 야당ㆍ일부 시민단체들의 우려의 목소리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바도 아니다.
하지만 국정원도 그동안 정치중립과 인권보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고 권력남용의 사례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법 개정으로 국정원이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으로 거듭나고 안기부 시절로 회귀한다는 주장은 그동안 성숙해온 우리나라의 민주주의ㆍ법치주의 그리고 시민사회를 과소평가하고 무시하는 발언이다. 전반적인 의식이나 사회분위기 역시 과거 권위주의 시대와는 달리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는 존재자체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논해야 할 문제는 ‘미래’이지 ‘과거’가 아니다. 언제까지 과거의 덫에 묶여 우리 앞에 펼쳐진 ‘미래’라는 신천지를 외면하고 머뭇거리고만 있을 것인가?
지금 세계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무한경쟁시대로 나아가고 있으며 안보환경 역시 세계화ㆍ개방화로 국가안보위협요인이 확대ㆍ다원화 되는 등 급변하는 상황이다.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뿐이다.
이미 해외의 다른 정보기관들은 새로운 안보환경 변화에 맞추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정원’의 경우는 어떤가?
급변하는 안보환경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구시대적인 법’이라는 족쇄에 얽매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정원법 개정을 통해 국정원의 정보수집 범위를 기존 국내 보안정보에다 국가 안전보장과 국익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 재난과 위기예방ㆍ관리에 필요한 정보 등으로 확대하는 것은 환경의 변화에 따른 시대적 요구이다.
더 이상 과거에 얽매여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는 언젠가 크게 후회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더 이상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식의 행태는 없어야 할 것이다.
옛말에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랴?’라는 속담이 있다.
말 그대로 어떤 일을 할때 필수적으로 생겨날 작은 방해물을 미리 걱정하여 큰 일을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이다.
법 개정으로 국정원이 예전의 권력기관으로 돌아갈까 무서워서 시대적 변화에서 도태될 것인가?
구더기가 무서우면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구더기를 없애려고 노력할 일이지 그렇다고 장을 담그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은가?
금번 법개정시에 정치사찰, 인권침해 등의 논란이 다시는 제기되지 않도록 외국의 입법사례 및 각계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수렴, 정치개입 금지를 위한 엄격한 법적 장치 마련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면 될 일이지 그렇다고 법 개정자체를 막아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필요까지는 없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오바마 당선인이 가장 강하게 부르짖은 것은 다름 아닌 ‘변화(Change)'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도 더 이상 과거라는 족쇄에 얽매여 변화를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변화에 동참하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konas)
황동열(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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