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평통의 성명은 서해 NLL 무력화 책동
국방부는 사태발전 추이 정확히 진단, 제3차 연평해전에 대비해야
우리 국방부는 2009년 1월30일 오후에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관련 국방부 입장’을 발표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조평통이 1월30일 이른 아침에 ‘남북간 정치/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사항을 무효화하고, 남북 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에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조항들을 폐기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하여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NLL 수호의지를 천명했다.
원 대변인은 “NLL은 1953년 8월 30일 정전협정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설정된 이후 50여 년간 지켜온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으로, 이는 1992년 남북 기본합의서에서도 확인한 사항이다. 우리는 이를 지상에서의 군사분계선(MDL)처럼 확고히 유지하고 지켜나갈 것이며 북한의 침범 시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라고 북한에게 강하게 경고했다. 원 대변인은 또 “현재 북한군의 활동은 일상적인 수준으로 NLL의 침범징후 등 특이동향은 없으나 NLL이나 MDL에서의 충돌가능성은 항상 있어온 만큼 우리 군은 우발적인 충돌가능성을 포함한 모든 사태에 대비하여 대북감시 및 대응태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날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의 공식논평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NLL은 남북 기본합의서에 따라 새로운 해상불가침 경계선이 합의되기 전까지는 남북 쌍방 간에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대변인은 “남북 간의 긴장이 조성되고 확대되는 것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와 세계 평화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북한은 깊이 인식하고 우리와의 대화와 협력에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을 보면 상황이 다급함을 읽을 수 있다.
특히 조평통의 이번 성명은 2009년 1월17일 대남 전면대결 태세를 선언한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조선 서해에는 북방한계선이 아니라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만이 존재하게 될 것)에 이어 나온 것이라 파장이 심상치 않다. 美 워싱턴포스트(WP)는 1월31일, 북한이 NLL을 부인하고 남북불가침 관련협정을 폐기한다고 선언함으로써, 서해에서의 남북해군 간 군사충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는 “서해상의 한 차례 전술상 교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어떤 형대로는 무력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먼저 북한의 의도는 무엇인가?
이번 북한의 주장은 제1차 연평해전 후, 1999년 9월2일에 발표한 것을 재탕한 것이다. 서해5도 주변해역은 모두 북한의 영해와 관할수역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1월17일 총참모부 대변인의 협박에 대해 우리가 반박성명을 내지 못하자 이를 ‘서해 NLL 포기’로 판단하고 북한은 이번에 협박수위를 높인 것이다.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북한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소지가 있는 것이다. 국방부에게 좋은 교훈이 되었을 것이다.
북한이 앞으로 추가로 협박할 성명은 ‘서해 5개 섬 통항구역’일 것이다. 이것은 서해5도를 출입하는 모든 한국선박은 사전에 북한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북한이 2000년 3월에 일방적으로 주장한 것이다.
북한이 왜 지금 협박성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가?
북한은 무력도발 준비를 완료한 것이다. 크게는 2006년 핵실험과 탄도탄 발사를 통해 대량살상무기로 전쟁억제력을 완벽히 갖추었고, 그동안 잦은 함대함/지대함(艦對艦/地對艦)유도탄 시험발사를 통해 서해5도 주변에 공세전력 배치를 끝낸 것이다. 전체적으로 군사력을 기반으로 하는 강성대국(强盛大國)은 이미 완성되었다. 그들은 이제 연평해전 같은 무력분쟁이 나면 싸워 이길 수 있다고 우쭐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은 그동안 어떻게 대비했는가. 지난 참여정부 5년을 거치면서 NLL·서해5도 사수의지가 일부 약화되었다. 2004년 8월부터 북한선박(함정, 어선 등)이 NLL을 불법으로 년 평균 17회 정도 월선침범해도 경고사격을 하지 않아 우리가 NLL을 사수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2004년 12월 국방백서에서 북한에 대한 주적(主敵)개념이 삭제되어 장병들의 정신무장이 우려되고 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20’(2006.12)에서 서해5도와 김포반도를 방어하고 있는 해병대 병력을 4천명 감군하기로 했다. 2007년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돌아온 우리 대통령은 “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도발 시기와 도발형태는?
도발 시기는 파도가 비교적 잔잔하고 꽃게성어기인 4월~6월과 10월~11월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제1차 연평해전 도발일이 1999년 6월15일, 제2차 연평해전 도발일은 2002년 6월29일, 제3차 연평해전 도발시도(한국해군의 선제경고사격으로 북한경비정이 도주)일자는 2004년 7월14일이었다. 따라서 6월 가능성이 가장 높다.
도발형태는 과거와 유사하게 북한 경비정과 어선단이 우리해역을 침범하면서 시작될 것이다. 차단작전 과정에서 근거리 함포교전(艦砲交戰)이 먼저 발생할 것이다. 이번에는 유도탄(미사일) 교전으로 인해 피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혹자는 서해5도에 대한 북한해안포 공격과 항공기 교전까지 예상하나 해상전투의 비례성과 확전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북한군의 호전성을 고려할 때 확전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서해5도 주변해역은 지리적·전술적으로 북한군이 유리하다. 특히 주변에 배치된 북한 전투함정, 잠수함정, 기습상륙정(기습상륙군 포함), 지상군, 해안포와 공군력 등은 상대적으로 강력하다. 북한해군은 6만 여명의 병력에 전투함정을 420여척 보유하고 있다. 비록 구형함정이 많으나 연안전투에는 손색이 없다. 한국해군은 4.3만 여명으로 120여척의 전투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해군의 대규모 기습과 치고 빠지는 전술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우리 군은 제3차 연평해전에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무력도발은 단 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다. 북한이 1973년에 도발한 서해사태(일명 서해5도 봉쇄사건)는 2년이나 계속되었고 함정의 대규모 동원뿐만 아니라 북한공군기가 백령도 영공을 수차례 침범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해군과 서해5도 주둔 해병대, 공군이 모두 준비해야 한다. 함정이 부족하다면 소말리아 함정파견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번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은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재직 1998.9~ )이 오랜 기간 치밀하게 계획한 것일 것이다. 김일철(79세)은 해군사령관(해군참모총장)을 15년간 지낸 해상전략가로 1968년 동해에서 미해군 정보함(푸에블로) 공격/납치를 계획한 자다. 제1/2차 연평해전 도발과 2001년 북한상선단의 영해/제주해협/NLL 침범을 김정일과 같이 직접 지시하고 조종한 장본인이다.
차제에 국방부는 서해5도와 주변해역에 대한 전투력을 크게 보강해야 한다. 과거 1970년대 중반의 군사력건설 경험이 참고가 될 것이다. 서해5도를 전략도서화(戰略島嶼化)하여 평양을 바로 위협하는 것도 전쟁(분쟁)억제력의 한 방법이다. 서해5도의 해병대병력 감축계획은 즉각 수정되어야 한다. 오히려 지금 증강해야 한다.
둘째, 북한선박에 대한 원거리 경고사격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북한선박이 NLL을 월선(越線)하는 순간에 우리함정이 원거리에서 경고사격을 해야 계속적인 남하를 저지할 수 있다. 그래야 남북함정 간의 근거리 접근을 막을 수 있고, 무력충돌을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과거 두 차례 해전에서는 북한함정의 남하를 초기에 저지하지 못해 결국은 적(敵)에게 공격의 기회를 준 것이다. 그러나 2004년 7월14일에는 원거리 선제경고사격으로 북한의 도발기도를 차단했다.
우리 국방부(합참)와 해군은 경고사격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이명박 정부는 참여정부와는 다르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7년 11월2일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로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하여 “NLL에 대해서 여러 얘기가 있지만 통일이 될 때까지 지켜야한다, NLL을 확고히 막는 것이 충돌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NLL을 제대로 안 지킬 때 마찰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2007년 11월8일 재향군인회에서 한 연설에서도 ‘NLL 사수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명박 정부는 연평해전 전승기념식을 2008년부터 2함대 행사에서 정부 행사로 격상했다. 따라서 합참은 앞으로 북한함정의 월선사건이 발생하면 바로 대변인(작전 실무자 등)을 통해 경고사격까지 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여 국민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어야 한다. 합참의 반박성명과 설명을 듣지 못한 것이 오래되어 국민은 궁금하다.
셋째, 북한이 폐기를 주장한 군사합의사항을 포함하여 남북간 합의 문서를 일괄 정리해야 한다.
북한의 주장대로 하면 1972년 7·4공동성명, 1992년 남북 기본합의서, 2007년 10·4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 명시된 ‘상대체제 인정 및 존중’, ‘내부문제 불간섭’, ‘비방·중상 금지’, ‘상대방 파괴 및 전복행위 금지’, ‘무력충돌 방지’ 같은 남북 화해·공존에 관한 합의들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북한의 무력도발, 남북함정 통신망규정 위반, 핵실험/탄도탄 발사, MDL 통행규정 위반, 남북 연결철도 운행규정 위반 등으로 인해 모든 합의서가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한국국민의 대북화해 정서를 고려하여 폐기선언을 하지 않고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북한이 폐기를 먼저 선언했기 때문에 우리만 지킬 수도 없는 일이다.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1992년)을 포함하여 일제히 정리하고 새 출발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국방부는 남북 장성급회담을 개최하고 북한의 잘못을 조목조목 따져서 이번에 배은망덕한 버르장머리를 고쳐주어야 한다.
혹자는 과거와 같이 햇볕정책을 다시 추진하면 서해상 무력충돌을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하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무력충돌이 잦아질 뿐이다. 국민의 정부는 1998년부터 햇볕정책으로 대규모 대북지원과 화해협력을 추진했다. 북한은 1999년에 연평해전을 도발했다. 2000년에 제1차 정상회담에서 돌아온 우리 대통령은 ‘남북간 화해협력’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했다. 북한은 2001년에 상선단 영해/제주해협/NLL 침범을, 2002년에는 연평해전을 또 도발했다. 2007년 제2차 정상회담에서 남북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며 분쟁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로 하였다’고 합의한 후 2주 동안 북한함정은 5회 NLL을 침범했다. 이것은 북한이 우리 국민에게 주는 생생한 가르침이다.
넷째, 국민이 안보실상을 알고 북한의 무력도발에 잘 대비하도록 해야 한다.
북한의 협박성명이 있는지 10여일이 지난 지금 국민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가 하고 까마득하게 잊고 있다. 지난 수년간 정부가 북한 군사위협을 의도적으로 과소평가하고 한국군사력을 과대평가한 결과다. 우리 국민은 북한의 군사력을 솔직히 우습게보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금 서해 앞바다에서 연평해전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이다. 해전이 발생하면 많은 피해가 수반된다. 또 확전이 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런데 국민과 언론은 이 문제에 대해 도통 관심이 없다. 그동안 사설을 통한 대비철저에 대한 당부, 서해5도 어민의 걱정하는 모습, 전문가 몇 사람이 나와서 북한의 무력도발이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전부다.
정부는 해전의 재발을 억제하되, 최악의 경우에 국민이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국회는 부족한 전투력을 시급히 보강할 수 있도록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의도와 앞으로의 사태발전 추이에 대해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 그리고 국민 모두는 주적(主敵)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비하여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국방부가 밝힌 바대로 철저한 대비를 통해 제3차 연평해전에서 국군이 대승(大勝)을 거두어 북한군부가 더 이상 허황된 망상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해줄 것으로 확신한다. 오늘도 파도와 싸워가며 NLL 해역을 사수하는 해군장병과 격오지 서해5도를 방어하고 있는 해병대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한다.(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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