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보인사, "한국의 햇볕정책에 실망"
바른사회시민회의 초청 토론회, 호크 씨 "북 인권에 왜 침묵하나..인권문제 해결없이 진정한 화해는 없다" 한국 진보그룹에 일침
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진보 그리고 북한인권법’제하 토론회가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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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는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했으며, 미국에서 대표적 진보인사로 꼽히는 데이비드 호크(David Hawk)씨와 전 민노당 정책실장을 역임했던 한국의 진보인사 이재영(레디앙, 인터넷종합신문) 기획위원을 발제자로 초청해,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미국의 진보진영 주장하는 ‘인권 있는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과 한국의 진보진영은 왜 북한의 인권에 침묵하고 있는지를 논의해보는 토론의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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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제자로 나선 데이비드 호크(David Hawk)씨는 60년대 미국 흑인 인권 운동과 베트남전 반대운동 등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국제엠네스티 미국 지부장과 인권감시협회 이사 등을 역임했던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인사다.
호크 씨는 “한국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패러다임이 잘못됐다”며 지적하고 “지금까지의 접근은 인권을 배제한 상태에서 포용과 화해를 논의했는데 포용․화해와 인권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제기되고 같이 해결해야하는 문제다. 즉, 인권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화해는 없는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햇볕정책에 실망했다”며 “이는 인권이 금지된 사상”이라 비판하고, “ 2000년 6월 북한의 요청으로 60여 명의 비전향장기수 석방요구에 DJ가 석방하는, 북한이 한국의 인권 이슈를 제기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DJ의 햇볕정책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던 예를 들었다.
호크 씨는 햇볕정책이 평화, 경제개발, 식량문제를 해결시까지 인권문제를 유보하자는 입장이었는데 “이는 설득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먼저 평화를 달성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평화의 의미는 핵무기가 제거되고 평화체제를 이룩하는 것인데 엄청나게 오랜시간이 걸릴것으로 본다. 몇 달 동안 인권을 배제하고 평화만을 주제로 협상하자는 것이 아닌 이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어려운 협상을 끝내고 인권을 논의하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논증했다.
북한의 경제가 어느 정도 개발된 뒤에 인권을 논의하자는 주장도 그는 “이러한 주장을 한국 사람이 한다는 것은 굉장히 이상하다. 민주주의로 인권이 이룩되려면 중산층에 사는 사람 있어야한다고 주장하는데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1960년 시작했고 당시 한국의 GNP․GDP는 매우 낮았다. 다소 기다리자는 주장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북한 정권은 경제개혁을 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친 적도 의지가 있더라도 10~30년은 걸릴텐데 절대로 기다릴 수 없는 오랜 기간이라고 본다”고 논박했다.
호크 씨는 식량문제를 우선 해결하자는 것도 비슷한 주장이라며 “국제적․인도적 식량원조가 15년 지났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자체적으로 식량난을 해결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인권문제는 절대로 내정간섭이 아니다”라며 “국제외교 관행에서도 국제 협약에 대한 실행의 검토는 국제사회에서 관행이듯이 UN회원국은 인권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며 남북 모두 UN회원국이고 관련된 조직들이 서로 인권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UN헌장에도 명시되어 있듯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약 1시간 가량의 장시간동안 막힘없이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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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재영 위원은 한국의 좌파가 북한 인권에 침묵해온 역사적, 사회적 원인을 밝히고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그의 견해를 피력했다.
이 위원은 극히 소수이지만 종북세력인 주체사상파는 “북한 인권이 매우 낙후하다는 지적이 거짓 선전이거나, 상대주의적이지 못한 비난이라고 주장한다”고 보기 때문에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하지 못했고, “정략적인 문제와 한국 사회 인권에 대한 문맹 때문에 우리나라의 진보세력들이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그는 총체적인 접근을 주장하면서도 북한 인권 문제의 제기가 “레임 체인지(regime change, 정권 교체)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북한 체제에 대한 공격이라 할 수 있다”며 “정치적이되, 북한 체제에 위협적이지 않은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상호주의를 주창하지 말고 중립적인 인권기관과 북한 정부가 단계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패널로 참석한 유호열(고려대) 교수는 “미국에서는 민주당, 즉 진보적 인사가 한국의 보수적인 사고를 가진 나와 의견이 일치한다. 왜 미국사회가 갖고 있는 진보와는 공감을 이루는데 우리사회의 진보와 보수는 간격이 큰 가”라며 잠시 소감을 밝히고, “우선 이재영 씨가 말한 진보라는 말에 모순이 있다. 북에 동조하는 세력에 진보라는 명칭을 쓸 수는 없다. 권력을 세습하고 독재를 일삼는 전 근대적 사고방식의 북한을 옹호하는 세력은 수구라고 일컬어야 한다. 자유주의적 진보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진보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진보’를 정의하면서 논박했다.
유 교수는 “좌익집단이 북한 인권문제에 침묵했던 이유는 맞지만, 상호주의를 주창하지 말라고 했는데 북에 대한 우리의 상호주의는 1:1의 개념이 아닌 호혜적 교환·교류의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이재영 씨의 논조에 일침을 가하자 좌중은 박수로 화답했다.
또 유 교수는 “북한인권법 논의는 여·야·보수·진보 관계없이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그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의 보수와 진보가 만나서 북한의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는 관점에서는 의미가 있는 것임을 주최측은 밝혔으나, 60대의 한 방청객은 “유 교수가 주장한 ‘자유주의적 진보입장’이 한국의 진보세력에는 없는 것 같아 아쉽고, 오늘 진보라 참석한 이들은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 참으로 자유롭게 자기들 생각을 말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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