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권력의 병리작용

권력이 다양한 병리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그 병리작용에 희생된다

Written by. 양동안   입력 : 2009-05-13 오후 12:43:47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노무현 전대통령이 뇌물접수혐의로 망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권력의 병리작용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권력이란 그것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강한 자신감과 정력을 가지게 만들고, 매우 큰 일을 할 수 있게 만들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그와 동시에 권력은 그것을 가진 사람을 불행에 빠트리는 병리적 작용을 하기도 한다. 권력의 주요 병리작용으로는 다음 5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권력은 그것을 가진 사람을 오만하게 만든다. 권력을 획득하여 그 권력을 행사해보면 그 위력을 알게 되고, 그 권력의 위력을 알게 되면 그런 권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경시하게 된다. 또한 권력자 앞에서는 불이익이 초래될 것을 두려워해서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이 희소해지기 때문에 권력자는 자기가 항상 올바른 판단을 하고 있고 모든 문제들에 대해 다 잘 아는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둘째, 권력은 그것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가지게 만든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자기가 행사하는 권력의 위력을 실감하면서 그렇게 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자기가 약간의 실수를 범한다거나 약간의 호사를 누리는 것 때문에 비판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또한 권력자 앞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권력자의 실수나 호사를 비판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정도는 실수나 호사가 아니라고 아첨하기 때문에 권력자는 자기의 실수나 호사에 대해 관대하게 된다.

셋째, 권력은 그것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세상 사람들을 잘 속일 수 있다고 믿게 만든다. 실제로 권력은 권력자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감추는 능력과 권력자의 이익을 위한 공작을 비밀리에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동반한다. 권력자는 권력에 동반되는 그러한 능력들을 과신하여 자기가 세상 사람들을 잘 속일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넷째, 권력은 그것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권력에 탐닉하게 만든다. 권력자가 권력을 행사해보면 해볼수록 그것이 너무 좋은 것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며, 그러한 ‘깨우침’으로 인해 권력자는 권력을 독점하려 하고, 권력을 강하게 행사하려고, 권력을 오래도록 보유하려 한다. 그리하여 당초에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권력보유가 나중에는 목적으로 변하게 된다.

다섯째, 권력은 그것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금(金)·주(酒)·색(色)을 가까이 하도록 만든다. 사람들은 권력자로부터 이익을 얻어내기 위해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하며,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는 수단으로 가장 애용되는 것은 돈과 술과 섹스이다. 권력자는 노력 끝에 자기가 권력을 차지한데 대한 보상을 추구하게 되며, 그러한 보상은 대부분 돈과 술과 섹스의 형태로 얻어진다. 권력자는 금·주·색에 대한 호방한 태도로 자기의 권력을 과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권력이 이상과 같은 병리작용를 나타내기 때문에,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그 병리작용에 희생된다. 권력을 가지기 전에는 청렴하고 정의감과 개혁의지가 강했던 사람도 일단 권력을 갖게 되면, 그리고 그 권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또 권력을 보유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러한 권력의 병리작용에 더욱 강하게 희생당하게 된다.

노무현 전대통령은 인간적인 면에서 상당히 괜찮은 사람에 속하며, 정의감이나 개혁의지도 평균수준 이상으로 강했던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일차적으로 권력의 병리작용 때문에 뇌물접수혐의로 망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공공부문에서나 사적 부문에서나 간에 사람들이 권력을 탐하기만 할 뿐 권력이 가지는 병리작용에 대한 경계심을 별로 가지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권력의 병리작용을 즐기기 위해 권력을 차지하려고 한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는 ‘권력이 인간을 망치는 현상’을 이제까지 많이 봐왔고 앞으로도 심심찮게 구경하게 될 것이다.(정론공방)

양동안(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