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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색의 兩非論적 是非를 경계함

개성공단, 전쟁위기, 금강산, 퍼주기, 남남갈등, 조문파동...모두 그들 탓

Written by. 이문호   입력 : 2009-05-19 오전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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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화협(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 정권 實勢라는 사람을 대표상임의장으로 영입한 후 활발히 움직이려는 걸 뭐라 할 수는 없겠으나 남북 화해를 강조하는 나머지 작금의 남북관계 경색에 관해 兩非論적 접근을 꾀한다면 단연 경계해야 한다.

그들이 지난주 주관한 ‘2009 남남대화 1차 화해공영 포럼’이란 모임에서는 매년 예산 1%를 적립해 남북 간 공생적 경제공동체를 만드는 데 쓸 종잣돈을 마련해야 한다” “진보건 보수건 대북정책의 주요 핵심 단어는 ‘평화, 통일, 북한 주민의 복리 증진, 비핵화’ 등으로 상당히 일치한다” “진보는 정부 비판만 해서도 안 되고 보수 역시 과거 정부의 정책에서 좋은 것은 과감히 수용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왔다. 김덕룡 의장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대북정책을 놓고 일방적인 낙인찍기에 익숙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꼴통 보수와 빨갱이로 모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존 남북기본합의 주요 내용을 발전적으로 담은 新기본합의서를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채택할 필요가 있다”는 안도 제기됐다.

현재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94년 7월 김영삼 정권 당시의 김일성 조문파동을 비롯 김대중 정권의 대북 햇볕정책과 무조건 퍼주기 논란, 노무현 정권에서의 맥아더 동상 철거와 보안법 폐지 충돌, 이명박 정권 들어 제기된 대북전단살포 시비 등 이념이 개입된 남남갈등 국면에 사사건건 양비론적 입장을 보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같은 곳은 “지금도 광복절만 되면 보수는 ‘김정일 타도’를, 진보는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며 따로 기념집회를 열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소모적 이념 대립을 계속할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라고 주장한다.

언뜻 그럴 듯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사회에 어떤 쟁점이 형성될 때마다 양비론적 책임론으로 상황을 왜곡하는 자들이 나오기 마련이고 누구라도 그럴 듯한 명분으로 포장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우리는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을 두고 양비론적 논리로 사태를 호도하려는 기도에 분노를 느끼면서 이를 단호히 배격하려는 것이다.

햇볕정책과 대북 퍼주기, 북한의 핵무기 개발, 보안법, 평택미군기지 이전, 맥아더동상, 주한미군, 서해교전, 한미연합사 해체, 대북전단 살포 등을 둘러싼 남남갈등이나 시비와 충돌은 反대한민국 세력의 준동을 좌파정권이 방관 내지 비호한 데서 비롯된 ‘있어선 안 될 범법행위’였을 뿐이지 바람직한 체제내 善意의 경쟁 과정에서 정당하게 제기된 논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남북관계를 위해 종잣돈이 필요하다는데 이의를 달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것도 통일부 같은 책임있는 정부기관에서 체계적으로 준비할 사안이다. 공연히 민간단체가 나서서 일을 벌이는 건 곤란하다. 자칫 자기들이 그 돈을 관리하고 집행한다면서 일자리와 밥그릇을 챙기려는 식이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그런 냄새가 난다.  

新남북기본합의서 운운하면서 남북정상회담 타령을 하고 있는 것도 또 그 놈의 정상회담 구걸병이 도지는 것 같아 허탈하기조차 하다. 이 정권에서도 역시 결국은 과거 정권들의 그런 패턴을 답습하는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제발 정신 차리고 그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지난 주 중앙아시아를 다녀온 이명박 대통령은 89년 북한에 잠입하여 김일성으로부터 환대 받은 작가 황석영을 동행시켰다.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타개해보려는 고육지책인지는 모르겠으나 마뜩치 않다. 때마침 북한이 남남갈등을 부추기라는 지령을 내렸다는 기사도 눈길을 끈다.  

김영삼 정권 때의 이른바 조문파동을 양비론적 시각으로 회고하려는 데는 정말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다. 김일성은 조문이 아니라 戰犯으로 다스려야 할 대상이다. 옛날 같으면 부관참시 얘기가 나왔을 판이다. 화해도 좋지만 용서와 처단의 대상조차 가리지 못한 데서야 말이 되겠는가.

특히 북측이 개성에서 강짜를 부리는 지금 개성공단 문제를 포함한 모든 남북관계 단절 상황에 대해 양비론은 물론 한발 더 나가 자칫 보수정권 책임으로 몰아가려는 처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더군다나 친북세력의 불순한 기도에 놀아나 우익 진영 일부에서 양비론적 언행을 한다면 참으로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장사포와 생화학무기도 모자라 핵무기와 미사일을 들먹이며 핵전쟁의 참화, 서울 불바다, 잿더미를 협박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무분별한 감상주의는 금물이다. 남북 대치 속에서 親北 DNA를 내포한 우리의 좌파는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진보좌파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오늘날의 남북관계는 1차적으로는 국제사회에서조차 불량국가로 낙인찍힌 골칫거리, 문제아인 북한 당국의 비상식적인 처사 때문이지만 그런 북한정권의 속성을 예견하지 못했거나 일부러 무시한 지난 10년 좌파정권의 책임이 크다. 만에 하나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거기에 우리 중소기업을 끌어들인 지난 두 정권과 현대그룹이 2차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대중, 노무현, 정동영 등과 현대아산 오너는 개인 차원에서는 자기들이 살고 있는 집이라도 팔아서 기업 손실의 일부를 보전해주어야 마땅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책임추궁을 회피할 수단으로 조만간 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공격하기 시작할 것이다.(http://newsandnews.com)

이문호(前 연합뉴스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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