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한 반목인가?
온 나라가 뒤숭숭하니 뒤죽박죽이다. 일 국의 상왕(上王)에 비유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비보(悲報)로 온 국민이 애도(哀悼)속에 잠긴 가운데 연일 노 전 대통령의 생가가 위치한 봉하마을 빈소(殯所)를 비롯, 서울의 역사박물관에 설치한 정부 중앙 분향소 등 전국 각 지자체 단위와 시민단체가 함께 하는 300여 곳을 헤아리는 곳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노사모 회원과 지지자, 지역주민 등 연로한 노인에서 어린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초여름 더위에도 불구하고 400여 만명의 조문객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오늘 국민장(國民葬)이 거행된다.
지난 2월 오랜 투병 끝에 선종(善終)한 나라의 대 원로인 김수환 추기경을 잃은 슬픔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또 다시 맞은 안타까움이다. 지난 23일 토요일 아침, 전국을 강타한 노 전 대통령의 불의의 죽음 앞에 국민은 모두가 한동안 말문을 닫아야 했다.
그리고 나온 말들은 고인을 추모하면서도 "어쩌다가" "어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단 말인가" "한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분이 그렇게까지 할 수가" "세계가 한국을 어떻게 볼지 두렵다" 등 그분의 '투신'이나 '자살'이라는 통속적 죽음 방식이나 호·불호를 떠나 다양한 얘기들이 뒤를 이었다.
정·재계·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남녀노소, 연령의 고저, 보수와 진보를 떠나 수많은 인파가 조문 행렬에 나선 것은 노 전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공과(功過)에 관계없이 망자(亡者)앞에서는 한없이 관대해지며 극진한 예우를 다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극락왕생(極樂往生)과 천국(天國)행을 기원하는 민족정신의 발양(發揚) 도 한 원인일 것이다.
더욱이나 한나라를 대표한 국가원수이자 최고의 지존(至尊)이었음에 더해 무슨 말이 형용되겠는가? 그런데 생전에 그토록 공을 들여가며 형제애를 갖춰 남북문제를 선두에서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동지적 관계를 유지하려 했던 북한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겉으로는 조전(弔電)을 보내 유가족을 위로했다고 하지만 조문이 계속되는 도중에 2006년에 이어 2차 핵실험을 재개하고 미사일 발사까지 강행하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모습을 또 다시 재현했다.
300만 북한 주민을 굶어 죽이면서도 핵무기를 개발해 그들만의 야망을 달성하고자 혈안이 돼 있는 것이 간계(奸計)한 북한 김정일 정권임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제의 약속을 하룻밤 사이에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게 바로 저들 집단이다.
지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북한을 변화시키고 주민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14조에 이르는 돈을 쏟아 부었다. 그럼에도 남한에 돌아온 것은 핵(무장)과 미사일이고 전쟁(戰爭)을 운운하는 으름장이다.
아무리 인간 이하의 집단이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공산주의자의 습성이라지만,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사회는 김정일을 위시한 정권의 핵심계층세력을 우군으로 착각하고 있는 어리석은 자들이 그 뜻대로 충성을 금석맹약(金石盟約)하며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들 김정일 집단은 같은 하늘아래 지척에 있는, 소위 그들이 입버릇처럼 얘기하던 한민족이 상중(喪中)에 있는 순간에도 참으로 해서는 안 될, 있어서는 안 될 중대 범죄를 다시 저지른 것이다.
그리고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7일 우리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발표를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우리는 전시에 상응한 실제적인 행동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또 다시 정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에 대해 "핵보유국이 핵 시험을 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으며 너무도 응당하다" 면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의 지하 핵 시험을 걸고 반 공화국 소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핵확산 방지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려는 데 그 검은 속셈이 있는 것"이라고 예의 상투적 주장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그런데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전쟁운운을 표방하며 파괴적 발언이 계속 되고 있는 이 와중에 우리사회는 어떤가? 북한이 핵실험을 하든, 미사일을 발사하든, 그 모든 책임을 대한민국에 전가하며 침략전쟁을 운운해도 국민은 시큰둥하고 있다. 국가 생존과 존망이 어디까지에 와 있는가를 생각할 틈이 없다.
오직 언론 방송과 일부세력들은 모든 것을 노 전 대통령으로 올인 해 왔다. 과연 무엇이 오늘 우리사회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 있는가? 불의에 돌아가신 자에 대한 애절함과 안타까움의 발로일수도 있다. 그게 다라면 정치 사회적으로 많이들 우려하는 '혼란상황' 이라는 것은 하나의 기우(杞憂)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문제는 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촛불집회 시위참가를 독려했던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는 27일 자유 토론방에서 '봉하마을, 노사모에게 알립니다...' 제목의 글을 통해 보수 언론의 취재를 거부하라고 부추겼다. 동일 유형의 의견들이 자유토론방을 장식하기도 했다.
그동안 봉하 마을에서는 주민과 노사모 일부 그룹이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 보수 언론매체의 취재에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취재를 방해한 사건이 보도돼 물의를 일으킨 바도 있다. 이런 차제에 걸러지지 않는 의견을 인터넷을 통해 무차별 유포하며, 언론 취재를 방해하도록 부추기는 것은 설령 그게 한 개인의 의사이자 자의적 표현이라 해도 결코 건전한 인터넷 문화 선도는 물론 사회통합과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아고라' 자유토론방은 25일 올린 두건의 글에서 조선 등 8개 매체와 '코나스'를 비롯한 11개 보수 인터넷 언론매체를 지명, 이들 언론의 봉하마을 출입 통제와 노 전 대통령 장례식장 취재를 전면 불허토록 하라고 유도했다.
어불성설이다. 자유대한민국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이며, 어떤 경우에도 언론은 언론법과 자사의 사규 범위 내에서 취재 보도하도록 인정되는 국가이다. 그런데도 우리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이런 분명하고도 확연한 상식이 변형되고 있다. 취재현장에서 자기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을 배제시키고자 '비표'를 나눠주며 기자 취재를 선별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 이런 해괴한 제도와 막가파 식 행위가 있단 말인가?
언론은 있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취재 보도하는 것을 생명으로 하며, 기사화 과정에서 양식과 상식에 입각한 판단을 근거로 주관적 의사가 반영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들의 취향에 맞지 않다고 해서 특정 언론을 지목,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 된다고 하는 식의 방해 공작을 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차제에 우리 언론 또한 공정하고도 진실 된 보도가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왜곡되고 편향되며 폄훼 시키는 언론 방송 내용이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이제 지난 10년 좌파정권의 우리사회 곳곳에서 왜곡, 훼손돼 마치 그것이 정(正)이고 진실인양 인식돼온 잘못된 사실들은 객관적인 잣대에 의해 반드시 재 규명돼 국가의 정체성을 되살려야 할 것이며, 국민 또한 모든 현상을 이분법적으로 인식하려는 태도 또한 불식해야만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핵무장으로 우리 앞에 다가서고 있는 북한을 사이로 더 이상 국론이 분열되는 것을 막는 길이며, 사회통합을 위한 첩경이 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이상한 나라, 이상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란 소리를 듣지 않게 되기를 갈망한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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