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문 2] "남한 대학생들의 북한 문제 접근 방향"
대학생 북한인권 세미나
*지난 5월 27일 기성세대가 아닌 젊은 대학들이 "대학생, 북한인권을 논하다"라는 제하의 제2회 심포지엄이 신촌 토즈비즈센터에서 있었다. 기성 정치인이나 전문가가 아닌 대학생들에 눈에는 과연 북한 인권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에 konas에서는 이날 발표된 대학생들의 발제문과 토론문 전문을 획득, 특집기획으로 전제한다. 미래 북한 인권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되기를 기대한다.<편집자 주>
1. 인권 문제의 보편성과 당위성
제3조
모든 사람은 자기 생명을 지킬 권리, 자유를 누릴 권리, 그리고 자신의 안전을 지킬 권리가 있다.
제4조
어느 누구도 노예가 되거나 타인에게 예속된 상태에 놓여서는 안 된다. 노예제도와 노예매매는 어떤 형태로든 일절 금지한다.
제5조
어느 누구도 고문이나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모욕, 형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
제6조
모든 사람은 법 앞에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 인정받을 권리가 있다.
- <세계인권선언> 부분 인용
인권은 사람이 가지는 보편적이고 정당한 권리를 일컫는 말로써,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인류 공통의 가치이다. 국가, 민족, 법의 관할 지역과 무관하게 인권은 인류 모두에게 평등하게 보장되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인권은 생명과 삶의 수준에 대한 권리, 고문을 비롯한 부당한 처우에 대한 보호, 종교와 표현의 자유, 이동의 자유, 지기 결정의 권리, 교육에 관한 권리, 그리고 문화와 정치에 참여할 권리 등 다양한 영역을 포괄한다. 이 인권은 전시 등 특정한 상황에서는 제한 또는 축소되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네 가지 타협 불가능한 기본적 인권이 있다. 바로 생명, 노예 지위에서 해방될 권리, 고문으로부터의 보호와 신규 범죄법을 소급 적용받지 않을 권리가 그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 이 기본적인 인권들마저도 지켜지지 않는 곳이, 생각보다 우리의 가까이에 있다. 바로 휴전선을 경계로 우리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북한이다. 북한은 그 동안 국제연합을 비롯한 세계 각 단체로부터 최악의 인권 탄압국으로 비판받아 온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의 인권 상황은 개선되고 있지 않다. 이러한 현재의 상황 속에서 한국 대학생들은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어떠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가? 인권 탄압의 실상을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비판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어찌 보면 예비 지성인의 당연한 책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대학생들에게서 그러한 모습을 관찰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 대학생들의 북한 인권에 대한 무지, 혹은 의도적 무시가 심각한 수준에 달해 있는 것이다.
2. 한국 대학생들의 무관심 현상
한국 대학생들이 사회 현상이나 이슈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작년의 촛불시위에서 대학생들이 상당수 참여하는 등, 대학생들 역시 어떤 형태로든 사회 현상에 대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단편적이고, 의도적인 과장이나 선동에 휩쓸리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촛불집회의 경우 광우병에 대한 보도나 소문들이 대부분 거짓으로 판명되었고, 정부에 대한 비난도 정책 자체에 대한 반박이라기보다는 추상적인 적대감과 공격성만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반면 북한 인권 문제의 경우 그 뿌리가 깊고, 우리의 바로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이며, 그 정도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학생들은 대개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이념과 체제를 떠나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북한 인권 탄압현실에 대하여 대학생들이 침묵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우선 정부기구와 시민단체, 언론의 편향성을 들고 싶다. 북한 인권의 잔혹상에 대한 증거와 사실들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그들에게 북한 인권의 참혹한 현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꼽아야 할 것이며, 그 중에서도 특히 인권을 추구하고 수호해야 할 국가인권위원회나 여러 시민단체 등의 책임 방기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 정부기구
2001년 출범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을 최우선적 가치로 두고 활동하는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늘 북한 인권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아 왔다.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안 채택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침묵하거나 정부에 기권 또는 반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작년 납북자가족모임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관련해 북한에 사과와 재발 방지를 권고해 달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지만, 인권위는 진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 시민단체
비정부기구인 앰네스티도 북한 인권에 대하여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촛불시위 당시 앰네스티는 불법 시위에 대한 국가 공권력 행사를 놓고 인권 탄압으로 규정했다. 반면 개성공단 인질사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미국 여기자 억류사건 등 최근 연달아 벌어지고 있는 북한 인권 관련 사건에는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 씨는 국제외교안보포럼을 대표해 22일까지 사흘간 이곳에서 북한 인권에 침묵하는 앰네스티를 비판하는 1인 시위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촛불시위 당시 정당한 국가공권력 행사에 대해 앰네스티가 인권 탄압이라고 본 것은 엄연한 내정간섭"이라며 "촛불시위에는 그렇게 민감했던 앰네스티가 개성공단 인질사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미국 여기자 억류사건 등 북한 인권 관련 사건에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앰네스티-국가인권위, 北 인권탄압엔 왜 침묵하나", 동아일보 2009년 5월 21일)
3) 언론
기성 언론에서 북한 내 인권에 대한 고발 의식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이른바 진보적 언론이라고 자처하는 몇몇 매체들은 북한의 실상을 의도적으로 숨기면서, 인권 문제가 마치 보수세력이나 미국의 정치공작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또한 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민족 화해와 협력, 통일 정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궤변을 펴고 있다. 오늘날 국민들에게 북한 내 인권 침해는 추상적으로 알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잘 와 닿지 않는 듯이 인식되고 있는데, 그 원인으로는 언론의 책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조중동이 북한인권결의안을 언급할 때 빠뜨리지 않는 것이 '보편적 인권' 개념이다. 간단히 말해,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앞서 모든 인권을 예외없이 지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조중동의 이런 언설은 지금도 안보 등 수많은 특수성을 들어 국내 인권에 대한 제약과 억압을 앞장서 주장하고 있는 것과 배치된다. 북한에 대해서만 '특수'하게 '보편적' 인권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권에 대한 '이중적'이고 '모순'된 태도는 미국이 도발하거나 뒤를 봐주는 모든 전쟁에 대해 예외없이 '보편적'임을 이번에도 증명하고 있다.
(조중동의 오락가락 '보편적 인권', 2009년 01월 19일, 미디어스)
3. 바람직한 인권 의식의 성숙을 위하여
대학생이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생은 인권 문제의 공론화와 해결에 있어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하여 인권 문제의 보편성, 대학생의 기능과 역할, 사회적 여론 형성 등 크게 세 가지의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1) 인권 문제의 보편성 측면
인권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어느 사회의 누구나 해당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인권을 침해당할 수 있으므로, 인류 구성원들은 누구나 자신의 보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적극 보장해야 한다. 이는 이미 60년 전 세계인권선언에서 천명된 가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의 주민들이 인권을 심각한 수준으로 침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학생들은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인권침해에 분개하면서도 북한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사회를 향하여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는 이른바 운동권 학생들 사이에서도 북한 인권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는 것이 실정이며, 그들에게 있어 북한에 대한 논의는 주로 통일이나 반제국주의 등, 다분히 감정적인 접근으로만 채워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의 접근 방식은 진보적 언론들의 주장, 즉 인권에 대한 고발이 민족 화해와 통일에 방해가 된다는 논리와 궤를 같이 한다. 이처럼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권에 대한 의식 수준은 아직 낮은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 대학생의 기능과 역할 측면
대학생은 예비 지성인의 전당으로서 사회에서 갖고 있는 특별한 역할이 있다. 대학은 사회를 이끌 지성인을 양성하는 장이자 학문 연구의 공간이다. 대학생들이 북한 인권에 대하여 인식하고 행동하는 것은 당장 소기의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지 모르나 이후 사회적으로 이슈화하고 국제적 대응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과 위험성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만큼, 현재 대학생들이 성장하여 사회의 일원이 되었을 때 북한의 붕괴 혹은 개혁, 개방은 반드시 세계적 아젠다의 중심에 있을 것이다. 인권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대학생 자신의 손으로 이루어져야만 미래의 상황 속에서 북한 문제를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향후 대학 사회에서도 북한 인권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 북한의 심각한 인권 실태에 대해 대학생들이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3) 사회적 여론 형성 측면
대학생들은 오늘날 인터넷 여론 형성이 주체이며, 기성 언론과 뉴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정보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로 활발히 기능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사회적으로 북한 내 인권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여론 형성의 한 주체인 대학생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학생들이 북한 인권 문제를 인식하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면, 한국은 물론 국제 사회 속에서 북한 인권 실태의 심각성에 대한 공론이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이며, 이를 통해 인권 상황 개선의 단초 역할을 할 가능성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konas)
조재연(대학생전진화아케데미 K.I.T.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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