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본 前 대통령의 자살과 장례
이번 장면을 보면서 남과 북은 울음의 정서를 공유한 단일민족이 분명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자녀의 교육을 논할 때 미국에서는 흔히 “몽키 씨 몽키 두”(Monkey See, Monkey Do)라는 말로 표현을 한다. 원숭이는 본 대로 한다는 말이고 이는 부모가 보여준 대로 아이들은 따라 한다는 뜻이다. 우리에게도 낯선 말이 아니다. 콩 심으면 콩나고 팥 심으면 팥 난다는 말도 심은 대로 거둔다는 교육적 의미를 포괄한 것이 될 것이다.
이 “몽키 씨, 몽키 두”라는 말이 머릿속에 불연 떠오른 적이 있었다. 의사당에서 멱살잡이를 하고 난동을 부리는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미국의 공중매체를 통해 방영되는 것을 보았을 때다.
의사당에서 고함지르며 몸을 던지고 육탄전을 벌이는 선배들만 보아 왔으니 뒤따라 올라온 의원들은 그것만 방법인 줄 알고 그래야 표밭에 돌아가 할 말이 있다고 여겨 본대로 따르는 산 교육의 영향이다, 싶은 생각을 했다.
노 대통령 국민장의 경건한 행사속에서 고함을 치며 나서는 의원을 보았다. 前 대통령을 수년 간 모시던 사람이라는데 그분을 보내는 숙연한 행사를 어지럽히며 국가 원수를 모독하는 無知는 보고 배운 것이 너무 없다는 한탄이 나오게 했다. 아니면 배운 것이 그런 것이었다는 연역적 추리를 가능하게 한다.
李明博 대통령이 마음에 들든 안들든 국민이 선출한 국가의 대표이기에 갖추어야 할 예의가 있다.
노무현씨도 전 대통령이었기에 좋들 싫든 국민장을 치르는 것이다. 그 분이 국가를 위해 장렬한 죽음을 택했고 민족을 위해 헌신한 죽음을 기리려고 국민장으로 보내드린 것이 아니다.
단지 대통령을 지냈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도자가 해선 안될 자살이라는 파탄 행위에도 국민장의 영광을 얻은 것이다.
한국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이 광경의 티브이를 보았고 계속되는 장례행렬도 보았다. 카메라는 울고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는데 쩝쩝거리며 음식이나 먹고 있는 것이 민망한 생각이 들었다. 오래 전 김일성의 장례행렬에서 온 몸을 던져가며 기절할 듯 울어대는 북의 사람들을 보면서 저 퍼포먼스가 리얼인가 하는 딱한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장면을 보면서 남과 북은 울음의 정서를 공유한 단일민족이 분명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헌데 눈물은 슬플 때 나오는 것만은 아닌 것을 배웠다. 몇 달 전 내 딸이 직장에서 해고 통지를 받고 울었다고 하길래 아니 뭐가 슬퍼서 우느냐고 질색을 했더니 딸은 정확하게 운 이유를 말해 주었었다. “난 슬퍼서 울지 않았고 충격을 받아서 울었어요.”
노 전 대통령을 조문하며 우는 사람들은 갑작스럽고 어이없는 죽음의 충격으로 울었을 것이라고 이해를 한다.
그날 점심을 함께 먹은 동반자는 이곳에서 주택을 지어 많은 돈을 벌었다는 사람이었는데 불연듯 그가 따지듯 물었다.
“내가 지은 집은 가장 싼 집이 삼백오십만 달러입니다. 기껏 내가 지은 집 한 채 값밖에 안되는 돈인데 목숨을 버리게 만들다니 말이 됩니까?”
그는 안 마시든 술을 마시며 마음 아파 했다는 고백을 했다. 자신은 노사모가 아니지만 다른 놈(?) 한테 비하면 한결 깨끗한 사람이 그 적은 액수 때문에 몰려서 죽음을 택하게 했다며 검찰은 권력의 시녀라는 의심을 버리지 않으려고 했다.
“대통령을 하신 분이 푼 돈 정도 받았는데 건드리지 말라 하지 않은 李 대통령이 나쁘지요?” 내가 묻자 그는 답이 없다.
노 전 대통령의 사망 보도는 처음부터 아나운서의 발표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검찰은 자신들에게 떨어질 불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라는 말은 잘못을 저지르고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말이다. 사실보도에 상상을 첨가하는 이런 말은 옳지가 않다. 뉴욕에선 한술 더 떠서, 노 대통령의 죽음으로 교포들 사이에 파장이 일 듯합니다, 라는 先見도 내놓았다. 아니 리포터가 무슨 혜안으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하는가.
죽음을 택해야 했던 가신 분의 비애는 나도 가슴이 아프다. 최진실의 자살보도를 듣고 놀라고 가슴 아팠던 충격과 다른 바가 없다. 一國의 대통령을 했던 분이니 지은 죄의 크고 적음을 떠나 벌을 주면 달게 받겠다고 했다면 얼마나 후대의 귀감이 될 수 있었을까.
연세대학의 학생 일부는 자살하라고 말한 김동길 교수에게 사과하라는 대자보를 붙였다고 한다. 그 전에 온갖 바른 말로 정부에게 권면하던 그분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던 노 전 대통령이 돌연 자살하라는 김교수의 말을 듣고 순종하여 뛰어내렸다고 여기는 것인가.
이런 대자보는 흔들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깨우쳐주는 이 시대 마지막 노익장의 입을 봉쇄하려는 철없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사과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푼 돈을 주고 받은 사람들 이외에 누가 있겠는가. 사과하라고 떠드는 사람들을 보면 엉뚱한 나무를 향해 짓는 강아지를 보는 듯하다.
대통령의 자살에 대해 아무 토도 달지 않고 항상 듣기만 하는 내 어머니는 문득 이런 말을 했다.
다른 대통령과는 달리 변호사를 하던 사람이니 얼마나 법을 잘 알겠니. 그래서 피하려고 자살한 거다.
90세의 노인도 추측하는 死因을 누구의 탓인 양 이용하려는 정치꾼이 있고 눈치만 보는 정부가 있고 이를 한탄하는 다수는 냉정이 교양인양 입을 봉하고 있는데 미국에 사는 사람이 이런 글을 쓰니 미친(미국과 친한)년 소리나 실컷 들을 것같다.
허나 제발 본대로 따르는 “몽키 씨, 몽키 두.”의 자살은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http://www.chogabje.com/)
林惠基(월간조선)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