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사후 대한민국 장래 분열인가, 화합인가?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 토론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이후 좌우대립으로까지 심각한 사회문제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리의 자세와 선택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려 비상한 관심을 촉발시켰다.
바른사회시민회의(공동대표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9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사후, 대한민국의 장래 : 분열인가, 화합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고 우리사회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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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토론회에서는 박효종 공동대표가 기조발제를, 송정숙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과 이훈구 전 연세대 교수와 조동근 명지대 교수,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가 토론에 나섰다.
특히 이 날 발제 및 토론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상대방을 비난하며 날선 공방을 벌이기보다는 '우리 탓'을 외치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과 자신의 정파적 입장에 따른 이익을 위해 분열과 대립을 통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탐욕에 빠지지 말고 통합을 위해 합심할 것과 서로가 사회통합을 위한 '자기반성'에 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기조발제에서 박효종 공동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따른 비극은 우리공동체가 문제해결능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를 시험하고 있다"며 "상대방을 비난하며 날선 공방을 벌이기보다‘우리 탓(nostra culpa)’을 외치며 그 비극을 반면교사로 삼아 공동체의 결속력을 강구하는 한편으로, 민주주의의 질을 승화시키기 위한 공동의 결의를 다져야 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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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한 극단적 결정은‘정치적 선택'이기보다는‘실존적 선택'"이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가능한 선택으로 보기보다는 다시는 이 공동체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참담한 선택으로 보아야한다"고 말했다.
이 날 발제에서 그는 친 노 진영과 야당, 정부에 대해서도 '정치인 노무현'과 '자연인 노무현' 구분의 필요성과 전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을 정략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할 것, 그리고 소통과 설득에 힘쓰는 리더십과,‘편가르기'를 지양, 측근에 대한 읍참마속(泣斬馬謖)과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음은 이 날 세미나에서 발표한 발제 및 토론 내용을 요약한 것임.(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 기조발제 : 박효종
Ⅰ. 문제의 제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예상치 못한 비극이었다. 그것은 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비극 그 자체 보다 더욱더 중요한 것은 그 비극에 대처하는 태도와 정치·사회적 역량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비롯하여 우리 공동체의 책임 있는 행위주체들이 문제의 비극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결속력이 가늠되고 또한 한국 민주주의의 품격도 결정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 참담한 비극은 우리공동체가 문제해결능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를 시험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하여 상대방을 비난하며 날선 공방을 벌이기보다 ‘우리 탓(nostra culpa)’을 외치며 그 비극을 반면교사로 삼아 공동체의 결속력을 강구하는 한편, 민주주의의 질을 승화시키기 위한 공동의 결의를 다져야하지 않겠는가. 그 공동의 결의는 국민적 통합이며 사회적 통합에 관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바로 이것이 이 참담한 비극으로부터 우리 공동체전체가 얻어야할 귀중한 교훈일 터이다.
Ⅱ. 정치적 유산의‘단절'과‘계승'의 문제
우리사회를 풍미하고 있는 정치문화나 통치관행을 보면, 우파보수와 좌파진보성향의 어떤 정권을 막론하고 지난 정권에 대한 평가에서 인색하거나 가혹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 시민사회나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정부와‘단절’을 위주로 한 정치를 펴왔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이 점은 노무현정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이전의 보수정부에 대해 ‘단절’과 ‘비판’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악순환(vicious circle)’의 문제에 관해 우리 모두 공동의 책임을 느끼며 이번 기회에 새로운 ‘선순환(virtuous circle)’의 방식을 모색해야한다.
사회통합의 차원에서 볼 때, 한국정치가 명실 공히 나아가야 할 방향은‘반동의 정치’가 아닌‘변증법의 정치’이며‘안티테제의 정치’가 아닌‘신테제의 정치’이다. 과거와 이전 정권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 아니라 간직해야할 유산은 간직하고 버려야할 유산은 버리는 선별적인 ‘정치적 감수성(political sensitivity)’이 각별히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좌파진보와 우파보수를 막론하고 이념과 정치적 성향을 떠나 많은 국민들이 그의 비극적 죽음에 대하여 애통해하고 동정을 금치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그의 행동이 우리 공동체에서 귀감(龜鑑)이 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은 비극적이고 참담한 일일지언정 많은 국민들이 본받고 또 본받을만한 영웅적인 행위나, 순교자적인 행위라고는 할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한 극단적 결정은‘정치적 선택’이라고 하기보다는 ‘실존적 선택’이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하나의 가능한 선택으로 보기보다는 다시는 이 공동체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참담한 선택으로 보아야한다.
Ⅲ. 사회통합을 위한 단초는 우리 모두의‘치열한 자기반성’이다
우리 사회에서 참담함과 충격에 빠진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으나, 한편 그의 비극적인 죽음은 우리 공동체에서 격렬한 갈등과 반목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의 비극적인 죽음이 우리 공동체에 중대한 과제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 자칫하면 화해나 사회통합보다 사회갈등과 분열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진정한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주요 세력은 물론, 개인 각자가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의 책임 있는 주체들의 치열한 자기반성을 위해서는‘탐욕’을 절제해야한다. 자기반성을 막는 것은 다름 아닌‘탐욕’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기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탐욕은 ‘정치적 탐욕’이다.
Ⅳ. 친 노 진영에 대한 고언
특히 일부 친 노 인사들은 보수주의자들이 표출한 슬픔에 대하여 매우 냉소적이었고 위선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대통령 노무현’에 대하여 강한 비판을 마다하지 않은 보수주의자들이‘자연인 노무현’에 대해서까지 유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 점과 관련, ‘정치인 노무현’과‘자연인 노무현’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인 노무현'이‘자연인 노무현'을 완전히 가리는 것은 물론 부당하다. 하지만‘자연인 노무현'이‘대통령 노무현’을 완전히 지울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노사모나 친노 진영 일부에서처럼‘정치인 노무현'이 대통령 재임 시 받은 비판을‘인간 노무현’에 대한 비판이나 모욕으로까지 받아들이며 분노나 회한의 감정을 가진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정치인과 하나의 자연인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나, 엄연히 다른 실체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의 범주를 혼동하거나 호환적인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Ⅴ. 야당에 대한 고언
야당인 민주당은 전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을 정략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한다. 그럼에도 민주당에 간곡히 당부하고자 하는 것은‘정도(正道)’를 넘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옛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에서‘정도’를 넘는 일이란 어떤 일인가. 그것은 상식과 순리의 차원에서 볼 때 노 전대통령의 죽음의 본질과도 어긋나고 사회갈등을 풀기보다는 사회분열을 확대한다는 느낌을 주는 일을 서슴지 않는 것이다. ‘
정치적 타살설’을 주장하고‘정치적 보복·기획수사’라고 하면서 절제되지 않은 감성적 언어로 정부를 몰아치는 데만 전력투구하는 것이 그 한 사례이다. 노 전대통령 수사과정에서 무리가 있었느냐하는 문제는 곰곰이 따져 보아야할 문제겠지만, 검찰수사 자체는 정당한 것이었다는 생각을 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런가하면 국회를 제쳐두고 장외로 뛰쳐나가‘광장의 열기'에 가담하겠다는 방식도 문제다. 과연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에 대해 문제 제기만 하고 자기혁신이나 자기반성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정치적으로 당당하다고 할 수 있는가. 여러 가지 이유로 볼 때 그렇지는 못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민주당은 과거 국정을 책임진 여당이었음에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하여 냉정하게 선을 그었고 이 점에 있어서는 정부·여당과 다를 바 없다.
그런가하면 이 난국을 수습할 책임은 민주당에도 있다.‘노무현 추모’열기에 취하여“정부·여당의 불행이 곧 민주당의 행복”이고“정부·여당의 실패가 곧 민주당의 성공”이라고 생각하며 정치를‘제로섬(zero-sum)적으로’접근한다면, 삼류야당에 불과하다.
Ⅵ.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고언
이명박 정부가 이 시점에서 크게 고민해야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노 전대통령 죽음에 대한 추모열기의 적지 않은 부분이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과 정치방식에 대한 실망과 반감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바랐던 것은 작은 정부를 위한 무리한 구조조정이나 조직개편보다는 사심 없이 공익에 헌신하는 리더십, 진정성을 갖고 소통과 설득에 힘쓰는 리더십,‘편가르기’를 지양하고 통합에 힘쓰는 리더십, 읍참마속(泣斬馬謖)을 서슴지 않을 정도로 측근에 대하여 엄격하며 국민을 섬기는‘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었다.
결국 국민들의 불만의 요체는 정권은 바뀌었는데, 정치는 크게 바뀌지 않았으며 섬기는 형의‘겸손한 리더십’으로의 변화도 현저하지 않다는 점에 있다.
이명박 정부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은 민심을 신속하게 수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권력을 나눌 줄 알아야한다.
그런가하면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세력이나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들을 포용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 정권 출범이래 따라다니면서 정권을 여론으로부터 고립시켜온 ‘내편 챙기기’, 즉 '편애(偏愛)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시점에서 과감한 국정쇄신이 필요한 이유이다.
Ⅶ. 결어
지금 한국사회는 난국이다. 그것도 다층적 난국이다. 그 가운데서도 우리사회가 노무현의 비극으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의 난국이기도 하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기현상이다. 이제 우리는 이런 참극이 왜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일어났는지를 분석하고 그 원인을 치유하는데 힘을 모아야한다.
그럼에도 이 난국에서 우리가 힘을 합하여 벗어나려는 노력보다 오히려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자신들의 주장을 강변하면서 분열과 대결이 가속화되는 쪽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조차 받는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비극을 수습하고 그것을‘분열의 체제’에서‘통합의 체제’로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민주주의 공동체는 지속가능한 결속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치권이건 시민사회건, 각 행위주체가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자기절제를 통해 탐욕을 제어하고 치열한 자기반성에 나서는 일이다.
■ 토 론1 / 이훈구 (전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들어가는 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그렇지 않아도 OECD 국가 중 자살증가율 제 1위인 한국의 처지를 더욱 난감하게 만든 사건이다. 더구나 이 사건이 항차 한국사회를 더욱 불안정하게 몰고 가는 단초가 되고 있는 현실 때문에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이 이 사건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오히려 그의 죽음을 통해 우리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그의 죽음은 우리사회에 큰 공헌을 하게 된다.
△ 노 전 대통령의 자살 배경
노 전 대통령의 자살 원인은 인지적 부조화에 빠진 자아정체감의 몰락 때문에 비롯되었다. 그간 노 전 대통령은 자신과 자신의 정권의 정체를 ‘도덕적으로 선명한’ 것으로 확립하여 기존정권과 차별화하였다. 그러나 박연차 사건으로 그의 자아정체가 한 순간에 허물어지는 인지적 부조화에 빠지게 되었다.
인지적 부조화에 함몰한 그로써 인지적 부조화를 어떤 식으로 든 해소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이 바로 자살이었다. 그가 남긴 짤막한 유서도 그의 자아정체감의 훼손에 대한 후한이 실려 있다. “남을 더 이상 원망하지 말라, 미워하지 말라”라는 유언은 어찌 보면 타인에 대한 유언이기 보다 자신에 대한 경구일 수도 있다. 도덕적으로 만신창이가 된 자신이 누구를 원망할 것이며 누구를 탓할 것인가의 고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은 방지될 수 있었는가?
노 전 대통령의 보좌진에서 이번 부정사건이 폭로되었을 때 이에 관해 잘못된 보좌를 했다고 감히 주장한다. 노대통령이 설사 사법적 입건을 피하고자 박연차의 여러 가지 수뢰사실을 부인했더라도 그의 자아정체감의 훼손을 우려해 이를 사실대로 공표하자고 노 전 대통령에게 간언했어야 한다.
그래서 만일 노 전 대통령이“모든 것이 다 나의 책임이다. 나의 책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법부의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고백했었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까? 국민들의 태도가 그를 옹호하는 쪽으로 뒤바뀌었을 것이다. 만일 그렇게 처신했었다면 650만 불과 삐아제 시계수뢰는 그야말로 생계형 사건으로 종말 지었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노 전 대통령이 체면손상 때문에 자살을 택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된 해석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의 자살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는데 이를 막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도덕적 치명상 때문에 인지적 부조화에 빠진 사람이 흔히 택하는 것은 자살인데 그것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 개인의 자살은 남겨진 가족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후한을 남겨준다. 노무현은 한 나라의 국가원수이었기 때문에 그의 자살은 우리사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겨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그의 죽음을 순교시하고 이를 정치에 악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도덕적 손상에서 비롯된 것이고 다른 정치적인 의미는 없다. 야당과 좌파들이 그의 자살을 악용하는 것은 노 대통령이 자신의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해 택한 행위를 폄훼하는 큰 과오이다. 다만 한 가지 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노 전 대통령의 자살 배경중의 하나가 표적수사, 정치권의 타살이라면 그런 사실이 명백히 있었는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천신일 사장 사건에 대해서 검찰이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히 조사하여야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사건을 통해 우리사회가 한 걸음 더 성숙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공직자의 도덕성이 더욱 강조되어야한다. 더불어 그의 자살을 개인적 노무현에 대한 연민의 정에서 바라봐야한다. 그리고 우리사회에 만연한 자살풍조를 이 순간부터 발본색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살자의 심리, 자살예방에 대한 연구와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한다.
■ 토 론 2 / 조 동 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 노 전 대통령의 죽음과 국민통합
한국인의 정서는 특히 사자(死者)에 대해 넉넉하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애도하는 국민들의 추모(追慕) 열기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생명(生命)은 말 그대로 “살아가라는(生) 명령(命)인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을 떠받들어서는 안 된다. 정파 이익에 따른 정치적 의미 부여는 더욱 금물이다. 통합은 어느 한 편의 항복을 받아내야 가능한 것이 아니다. ‘자기 편’ 아니면 ‘적’(敵)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려야만 한다. 비극이 승화될 때 한 단계 성숙하게 된다.
△ 노 전 대통령 사건의 본질
노 전(前)대통령 사건은 노 전 대통령과 그 가족이 박연차라는 기업인과 가졌던 복잡한 금전거래에서 출발하고 있다. 문제는 돈 거래의‘성격’이다. 노 전 대통령 측이 주장한 것처럼 갚을 필요가 없는‘자연 채무’ 또는‘투자’였느냐 아니면 검찰 주장처럼 '포괄적 뇌물'이냐가 문제의 핵심이다.
돈 거래가 박연차 회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우연히’ 밝혀진 것이었는지 아니면 정치보복 차원에서 이뤄진 ‘표적수사’였는지도 뜨거운 쟁점이다. 법치국가에서 대통령의 불법적인 돈거래가 드러난 이상 이를 덮을 수는 없다. 정치보복을 위한 표적수사라는 주장은 ‘정치공세’의 성격을 짙게 띠고 있다.
“왜 수사가 길어졌는가”도 쟁점화 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일관된 주장은,“퇴임하고 나서 이 같은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덕적으로는 할 말이 없지만, 법리적으로는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히 검찰로서는 이 같은 진술을 뒤집을 단서를 찾게 되고, 그만큼 수사가 길어지게 된 것이다.
친(親)노 진영의 언사가 여론을 악화시킨 측면도 있다.‘생계형 범죄’의 주장이 그것이다. 국민의 눈에 참여정부는 ‘별도의’ 도덕적 잣대를 가진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 측근의 비리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취했을 뿐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는 집단에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기까지 했다. 신정아 사건이 터졌을 때“소설 같은 이야기, 깜도 되지 않은 이야기가”가 그 사례이다.
안희정 사건이 터졌을 때 ‘동업자’란 표현도 적절한 것은 아니었다. 배우고 출세한 사람이 “촌로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지 말라고”까지 한 것은 국민에게 상처가 아닐 수 없다.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 민주당의 문제
민주당은‘정치적 타살’설(說)을 주장하고‘정치적 보복·기획수사’로 정부를 몰아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한껏 넓히는 계기로 삼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다. 그럴수록 자제해야 한다.‘반사이익’이란‘태엽’은 반드시 풀리게 돼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과거 노무현 전(前) 대통령을 도와 국정을 책임진 여당이었음에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하여 냉정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다가 ‘노무현 추모’ 열기가 일면서‘상주’를 자청하였다.
최근 민주당의‘뉴민주당 플랜'은‘새로운 진보’에 대한 시도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정책정당으로 수권정당으로 일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뉴민주당 플랜’은 탄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이 남긴 미완의 과제를 당 이념에 반영하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모와 계승을 위해 새로운 이념 좌표를 제시한 뉴민주당 플랜을 미루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 식물국회의 경제적 손실
하루 12억원(공무원연금법 개정 지연으로 불어나는 국가재정 손실액), 한 달에 4만명(비정규직법 처리 불발시 해고 위험에 빠지는 근로자수), 하반기 2000억원(세법 개정 안 될 경우 산업은행이 분할 및 민영화로 내야 할 세금 총액), 정쟁으로 6월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았을 때 국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의 일부이다.
△ 민주주의 위기론과 이명박 정부의 좌고우면
이명박 정부의 소통부족은‘민주주의 위기론’으로 비약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독재자로 낙인찍혀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 위기론은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오히려 18대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다수결 원칙’의 실종이 민주주의 위기 진원지이다. 법치의 붕괴야말로 민주주의 위기다. ‘광장(廣場)민주주의’로 국민을 선동하는 것이 민주주의 위기이다.
이 대통령도‘국정쇄신’의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국정쇄신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소통의 부족은 그저 생겨난 것이 아니다. ‘섬김의 정신’을 표방했지만, 실제로는‘오만한 국정운영’이었음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노 전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사과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유감의 뜻을 표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대통령은 포용하는 자리 아닌가?
선진화를 내세웠으면, 원칙을 분명히 정하고 좌고우면하지 말아야 한다. 국정기조의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어중간한 제3의 길에 연연해하지 말고, 자유주의와 시장주의를 당당히 천명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신(新)빈곤층 보호를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에 힘써야 한다.
■ 토 론 3 /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여러 가지 면에서 충격적이었음
주체가 전직대통령이었다는 점, 표면상으로는 가족을 통한 금품수수로 인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었다는 점. 그리고 죽음의 방법이 암벽에서의 투신이었다는 점등이 다수의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다.
우선 지적 가능한 것은 노대통령 추모객 모두를 현 정권에 대한 비판자로 보는 시각임이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열기가 뜨거웠다는 것이 곧 현 정부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식의 논리는 조금 자제되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자살은 미화될 수 없으며 전직 대통령이라는 국가의 어른이자 원로가 후대에게 본을 보이지 못한 부분은 지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오죽하면 그랬겠느냐’는 식의 동정론이 가능은 하겠지만‘내 그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결과를 놓고 원인을 꿰어 맞추는 식의 논의는 적절치 못한 부분이 있다.
그보다 더 어렵다고 판단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견디면서 성실하게 삶을 이어가는 국민도 많이 있다고 보이며 이러한 면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통해 고인을 순교자수준으로 추모하는 접근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검찰수사가 완벽하지는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650만 달러이면 원화로 80억여 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액수인바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이 이동한 것이 일단 인지가 된 이상 이 자금의 수수에 대한 부분이 수사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이 수천억이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10분의 1도 안 된다는 식의 논리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지나치게 무리가 있는 견강부회적인 논리다.
수사대상이 전직대통령인 이상 수사상황을 중계방송 하듯 보도한 것과 이를 언론들이 그대로 전달한 부분에 대해 문제를 삼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그러나 이를 알리지 않을 경우 짜 맞추기 밀실수사라는 식의 비판적 논리가 등장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보이며, 이 부분에 대해서 지나친 언급을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인다.
야당이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식의 논리를 펴며 애써 마련한 뉴민주당 플랜을 폐기하는 식의 흐름을 보이는 것 또한 문제가 있다.
△ 슬픔에 잠겨있을 유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달해야 할 것임
단 가족들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아서 투자자금으로 쓰거나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한 돈이 직접적 원인이 되어 한 가정의 가장이자 나라의 어른이 서거하게 된 계기가 되었음을 감안하여 유가족들은 박 회장으로부터 건네 받은 자금의 흐름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불법적인 자금에 의해 설립되었다면 회사를 청산하고 부동산을 처분하여 박 회장에게 돌려주거나 국고에 헌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국면을 통해 제 2의 촛불 사태를 기획하거나 현 정권의 책임을 거론하며 압박을 하여 일정 부분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이며 이를 계기로 하여 비온 뒤에 땅이 굳듯이 더욱 화합 발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임.(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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