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징계의 타당성 여부
국가공무원법 제66조(집단 행위의 금지)와 교원노조법 제3조(정치활동의 금지), 국가공무원법 제56조(법령 준수의 의무) 위반
교육과학부가 교사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간부들에 대해 파면·해임·정직 등의 징계를 실시하도록 각 시·도 교육청에 요청한 것을 놓고 사회적 논쟁이 일고 있다. 교과부는 시국선언을 발표한 전교조 교사들이 교과부의 경고를 무시하고 국가공무원법과 교원노조법을 연거푸 위반했음으로 시국선언 발표를 주도한 전교조 교사들을 엄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에 반해, 전교조는 교사들의 시국선언 발표는 헌법에 보장된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행동으로서 처벌 될 수 있는 위법행위가 아니며, 오히려 시국선언을 발표한 전교조 교사들의 징계를 요청한 교과부장관의 행동이 불법적인 권한남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과부와 전교조 간의 이러한 공방전에는 반 전교조 교육운동단체와 친 전교조 교육운동단체들이 가세하고 있으며, 언론매체들 및 법률운동단체들도 편이 나뉘어 교과부나 전교조의 어느 한 쪽을 지원하고 있다. 전교조 교사들의 징계를 둘러싼 이러한 사회적 논쟁은 교사들에 대한 징계권한을 가지고 있는 시·도 교육청 가운데 친 전교조 교육감의 지휘를 받고 있는 일부 교육청이 교과부의 요청을 거부하는 시점부터 보다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민주당과 민노당이 전교조 편을 들고 나서게 되면 그러한 사회적 논쟁은 또 하나의 정치적 쟁점으로 악화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국가적 혹은 사회적 쟁점이 제기될 때마다 입장을 달리하는 집단들이 서로 자기편을 동원하여 편싸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편싸움 식 문제해결방법은 사회만 소란스럽게 만들면서 문제를 올바로 해결하지 못한 채 국민 분열을 확대한다. 전교조 교사들의 징계문제로 인해 사회적 소음이 추가되고 국민 분열이 확대되지 않도록 하려면 이해당사자인 교과부와 전교조, 그리고 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국민들이 교사 시국선언을 발표한 전교조 교사들을 징계하는 것이 타당한 지 여부를 차분하게 이론적으로 검토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징계가 타당한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를 따져봐야 한다. 첫째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 하여 모든 언론·표현 행동이 처벌될 수 없는가라는 문제이다. 대한민국이 채택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의 언론·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보장은 기본적인 것이지 모든 사람의 모든 언론·표현 행동에 대해 처벌을 면제해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언론·표현 자유의 구체적 보장범위를 상이하게 설정하고 있으며, 자기 나라의 법률에 의해 설정한 보장범위를 벗어난 언론·표현 행동을 자행한 사람을 처벌한다. 뿐만 아니라, 동일한 언론·표현 행동이라 하드라도 행동 주체의 신분이 무엇이냐에 따라 처벌 여부를 달리 규정한다. 일반적으로, 모든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공무원이나 군인은 민간인에 비해 언론·표현 자유 보장 범위가 좁다. 일반 민간인이 어떤 특정한 언론·표현 행동을 했을 때는 처벌을 받지 않지만, 동일한 언론·표현 행동을 공무원이나 군인이 했을 때는 처벌될 수 있는 것이다.
전교조 교사들도 국가공무원이므로 국가공무원에게 적용되는 언론·표현 자유의 제한을 수용해야 하며, 시국선언 발표가 일반적으로 언론·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행동이라 하드라도 그것이 국가공무원에게는 보장되지 않는 언론·표현 자유일 경우에는 시국선언을 발표한 전교조 교사들은 처벌을 면할 수 없다. 따라서 시국선언 발표가 일반적으로 언론·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행위라는 이유만으로 시국선언 전교조 교사들을 징계하는 것이 부당하다거나 불법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둘째는 국가공무원인 전교조 교사들이 집단적으로 시국선언을 발표한 행위가 국가공무원에게 법률에 의해 금지된 것인지 여부의 문제이다. 그것을 정확히 검토하기 위해서는 전교조 교사들이 발표한 시국선언문의 내용과, 그런 시국선언 발표가 집단적으로 행해졌는지 여부, 그리고 그런 시국선언을 발표함에 있어서 상관의 명령에 불복종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전교조 교사들이 발표한 시국선언문의 많은 부분은 현 정권이 ‘공(안)권력을 남용하여 언론·집회·표현·결사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있으며, 정국을 독선적으로 운용하여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렸으며, 국민의 생존과 국가의 미래를 총체적 위험에 직면하게 만들었다’고 비난하는데 할애되었다. 시국선언문의 이러한 내용은 교육 현안과 직접 연관이 없는 정치적이고 당파적인 것이다. 따라서 국가공무원인 교사들이 이러한 정치적이고 당파적인 내용의 시국선언을 발표한 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정치운동의 금지)를 위반했다.
전교조 교사들은 이러한 시국선언 발표를 교직원노동조합이라는 집단을 통해 실행했음으로 그들의 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66조(집단 행위의 금지)와 교원노조법 제3조(정치활동의 금지)를 위반했다. 또 전교조 교사들이 그런 행위를 함에 있어서 그런 행위가 법률에 위배됨으로 ‘하지 말라’고 한 교과부의 경고 및 교장들의 지시를 무시했기 때문에 그들의 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법령 준수의 의무)와 제57조(복종의 의무)를 위반했다.
이상과 같이 볼 때, 전교조 교사들이 교사 시국선언을 잇달아 두 차례나 발표한 것은 징계를 받을 만한 법률위반 행위였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교과부 장관이 그런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교조 간부들에 대한 징계를 각 시·도 교육청에 요청한 조치의 타당성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다만 그 징계의 내용이 위법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전교조와 그 우군들은 징계의 내용이 과도하다고 주장할 수는 있을 지라도, 교과부장관의 징계요청 자체를 불법적 권한남용이라고 주장해서는 안 될 것이다.(http://blog.daum.net/pre-agora)
양동안(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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