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없는 전쟁-미래자원의 선점
미래를 위한 선점과 투자는 그 사회를 이끌어가는 집단에 전략적 안목과 이를 실천할 의지가 있는가라는 대목과 직결된다
어떤 분야건 시장을 미리 선점한다는 것은 매력적인 것이다. 말은 쉽고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데 이게 실제 상황이 되면 의외로 꾸준히 밀고 나가는 국가가 흔치 않고 여론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자원 분야에서는 이런 딜레마가 전형적인 특징으로 존재한다.
북극해·시베리아 자원 선점
우선 북극해나 시베리아를 포함한 오지 자원의 선점이다. 아프리카나 남미의 밀림, 깊은 수심 때문에 생명을 걸어야 하는 심해 자원이 해당된다. 말로는 다 동의하는 점들이 현실에서는 다르게 나타난다. 자원민족주의가 대세인 요즘 해당 국가와의 각별한 외교관계가 없으면 돈이 있어도 참여 자체가 쉽지 않다.
외교담당 부서는 갈등이 싫어서 꺼리고 자원담당 부서는 실패 가능성만 높지 자신의 공으로 올 가능성이 없는 사업에 손대지 않는다. 저유가 시대에는 관심이 없어서 지나가고 고유가 시대에는 돈이 모자라거나 뒷북친다는 비판에 밀려 당장 급한 불 끄기에 바쁘다. 이 분야에 힘을 쏟아야 할 시기가 금융위기와 겹치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과학기술과 자금력 역시 일정 수준을 넘어야 한다.우주나 심해, 극지방에 대한 투자 엄두라도 낼 수 있는 국가는 불과 수십 개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10개국 안팎이다. 돈은 밑도 끝도 없이 들어가는데 금전적 이익으로 돌아올 확률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기술력이 축적되고 고비를 넘기는 성과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여론의 역풍에 맞기라도 하면 지속적 투자는 어려운 일이다.
중국과 인도가 우주개발과 대양해군건설, 과학기술 선진화에 쏟는 노력은 수많은 국민들의 삶의 질과 맞바꾼 눈물겨운 결과다. 빛나는 성과 뒤에는 사회 불안정 요인을 잠재워야 하는 정치적 진통도 수반된다. 인기에 연연해서는 헤치고 나가기 어려운 일이다. 표현은 다르지만 미래를 위한 선점과 투자라는 뿌리로 연결되어 있다.
한마디로 그 사회를 이끌어가는 집단에 전략적 안목과 이를 실천할 의지가 있는가라는 대목과 직결된다. 중요광물자원의 매장지역을 색깔별로 찍어 보면 아프리카 중앙지역에 밀집되는 형국을 하고 있다. 콜탄같은 경우 휴대전화와 컴퓨터칩에 사용되기 전과 이후 가격이 100배 차이가 난다.
21세기 들어서만 10배가 올랐으며 콩고민주공화국에만 80%가 매장되어 있다. 이런 사례는 앞으로 숱하게 나올 것이다. 세계 담수자원의 20%를 차지하는 바이칼 호의 물이나 목재의 22%인 시베리아도 예약 영순위이다. 러시아는 그런 면에서 자원강국으로서의 잠재력이 미래에도 현저하게 높다.
돈이 되지 않더라도 경쟁 대상
과거에 비해 변화는 급속하게 이뤄진다. 중앙아시아는 이미 20세기 말에 선점경쟁이 휘몰아쳐 갔고 21세기 들어서는 아프리카 기니만의 심해 유전이나 남미지역까지 확산되었다. 이란·이라크의 자원은 다양한 형태의 인위적 선점이 현재 진행형인 곳이다. 해저 망간단괴를 포함한 다양한 자원이 현재는 돈이 되지 않더라도 가능성 때문에 경쟁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자원시장에서 기술패권 운운하면 황당하게 쳐다보던 분위기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아 현실로 다가왔다. 전기자동차의 리튬이온전지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비싼 원유도입의 부담을 돈으로 때우는 형편이지만 유감스럽게도 미래를 위한 선점은 여전히 우리 몫으로 남아 있다.(8.11 국방일보)
김재두(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