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러브’ 장군을 이렇게 대해도 되나?
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그를 만나 예를 표하라..맥아더 장군을 잊지 말아야 하지만 한국의 위기를 막아준 싱글러브 장군도 잊으면 안 돼
존 싱글러브 전 한미연합사 참모장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한국에 도착하여 15일 국가보훈처와 재향군인회가 주관한 환영행사에 참여하고 16일에는 민간단체인 국제외교안보포럼에서 강연을 했다. 19일까지 판문점 등 한국 근무당시의 부대를 돌아보는 등 출국하기까지 비교적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느 언론 하나, 어느 현직 국방관계자나 국가지도자들로부터 초청되거나 만나는 이가 없다. 보수단체 대표, 재향군인회 및 성우회 예비역 장성 몇 명에 지나지 않는다.
싱글러브(John. K. Singlaub, 예.소장 88세) 장군이 누구인가? 그는 1977년 주한미군 사령부 참모장 당시 베시 駐韓미군 사령관과 함께 미 카터 미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군계획에 반대하는 발언으로 귀국 후 강제 전역 조치된 장군이다. 70년대 말 안보가 불안한 위기의 한국을 구혜 준 은인이다. 그런 그를 대한민국 대통령이나 국방장관은 손 한번 잡아주지 않고 언론 또한 기사 취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도 이제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일까. 32년 전 56세의 당당한 모습이 아니었다. 88세의 노구를 이끌고 한국에 왔다. 그는 16일 국제외교안보포럼(이사장 김현욱)에 참석하여 첫 일성이 “한미연합사령부는 한반도 비상시 즉각적인 임무수행이 가능한 단일 사령부로 좋은 제도”라며 한미연합사와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또다시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 시점에서 "한국 사람이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연합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에게 그 중요성을 계속해서 알려주어야 한다"라며 현재의 한국의 연합사 해체를 두고 갈등이 일고 있는 국내 분위기를 마치 꿰뚫고 있는 듯 했다.
우리입장에서 볼 때 우리나라를 지켜주고 오늘의 안정을 가져오게 한 것은 싱글러브 장군의 덕이다. 왜 이런 장군을 한국의 현직 안보관계자들은 소 닭 보듯 하는가. 싱글러브 장군은 국제적 안보 상황을, 한반도 안보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안보 선각자다. 왜 이런 장군에게 한 수 배우려 하지 않는가.
적어도 연합사 부사령관, 합참의장, 국방부 장관은 제일 먼저 그를 만나 환대하고 고마움을 표해야 했다.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군의 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그를 만나 예를 표하고 환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미국의 참전용사는 물론 참전 21개국에서 찬사를 보낼 것이다. 어찌 싱글러브의 은혜를 모른 단 말인가. 이러고도 ‘동방예의지국’ 운운 할 수 있는가.
북한의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야 하는 작금의 안보위기에서 싱글러브 장군의 지혜를 한 수 배울 국내 현직 안보 지도자는 과연 없는 것일까. 예정된 일정대로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고 연합사를 해체하고 말겠다는 것인가. 대한민국의 장래가 답답하다.
우리는 미국의 도움으로 6.25 남침을 막아냈다. 인천상륙작의 맥아더도 잊지 말아야 하지만 77년도 미군의 전면철수라는 안보위기를 막아준 싱글러브와 베시(전 주한미군사령관으로 77년 당시 주한미군 철수 반대로 미 육군참모총장에 내정되었으나 참모차장으로 근무하다 전역 조치 됨) 장군을 또한 잊으면 안 된다.
당시 박 대통령은 한국을 떠나는 싱글러브 장군에게 사람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했다. 싱글러브 소장의 회고에 따르면 "이임을 앞두고 일주일간 휴가를 얻어 한국을 여행했는데 가는 곳마다 보통시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며 "그 때가 제일 행복했다"고 술회하고 있다. 그는 조지아州의 육군사령부 참모장으로 전속되어 근무하다가 1978년 4월에 전역 당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그는 19일 출국한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직접 나서 그를 만나고 고마움을 표하라. 국민 개개인이 그를 만날 수는 없지 않는가.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과 군을 대표하는 국방부 장관이 그를 만나라. 어쩌면 살아 생전 마지막 한국의 모습을 눈에 담아 갈 노구의 싱글러브 장군에게 그것은 더 없는 값진 선물이 될 테니까.(konas)
코나스 권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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