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당 창건 64돌’이 갖는 의미
2012년을 강성대국 위해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는 주민들을 기만(欺瞞) 행위 포기해야
북한은 조선로동당 창건 64돌에 즈음하여 지난 10일 당 창건 기념탑 광장에서 최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경축 ‘축포야회’를 비롯한 각종 경축 기념행사를 거행했다. 그러나 그 규모나 수준은 ‘이렇다 할’ 위용을 과시하지 못한 채 예년 수준으로 비교적 ‘차분하고도 조용하게’ 치름으로써 북한이 처한 현주소를 가늠케 하고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본다면, 우선 지난 4월 중순부터 전 주민의 노력을 동원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까지 전국적 차원에서 강도 높게 진행했던 ‘150일 전투’가 당초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과만을 나타난 채 종식됐고, 이에 따른 주민들의 정권 자체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전투에 이어 곧바로 올 말까지 ‘100일 전투’에 또다시 돌입하도록 국가 차원에서 지시가 내려진 상황에서 이들 주민에게 ‘무언가 가시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일말의 ‘도의적 책임’을 의식했을 수도 있다.
특히 김일성은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인 1962년 최고인민회의 석상에서 “1964년부터는 모든 인민이 이밥과 고깃국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으나 그 장본인은 이미 불귀의 객이 됐고, 그의 아들인 김정일이 그 뒤를 이어 ‘또 하나의 수령’으로 등장한 지 10년이 훨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공약(公約)은 그저 빛바랜 공약(空約)으로 변해 거의 대부분의 인민들이 ‘이마에 깊게 파인 주름살’을 그저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참담한 현실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특권층을 제외한 일반 주민들은 국가로부터 끊어진 식량이나 생필품의 배급을 기다리기보다 자기들 스스로 ‘주어진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들로 산으로 ‘일용할 양식’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니, 아무리 ‘무소불위’(無所不爲)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선로동당이라 해도 할 말이 없음을 자인(自認)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이 이렇듯 참담함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지금 이 순간에도 “오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대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해로 만들겠다”는 주장과 구호를 내세우면서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는 주민들을 기만(欺瞞)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북한 당국이 2300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을 진정으로 생각하고 위한다면, 그들이 한때 ‘사회주의 조국’이자 ‘사회주의 아버지의 나라’라고 숭상하면서 따랐던 구소련과 ‘입술과 이’의 관계로 비유하면서, ‘피의 동맹관계’를 맺어 온 중국의 경우를 본받아 정책의 전환, 진정으로 인민을 위하는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모든 주민을 강성하고 부흥한 국가의 일원으로 만들겠다는 ‘강성부흥국’도 좋고 군대가 모든 것을 장악해 인민들에게 일심단결의 위력을 과시하게 하는 ‘선군정치’도 좋지만, 대부분의 주민에게 보다 절실하고 시급한 과제는 지금처럼 ‘지칠 대로 지친 몸’으로는 더 이상 생활해 나가기가 힘들다는 점일 것이다.
바로 이런 참담하고도 천박한 현실에서 신음하고 있는 전체 북한 주민들을 대신해 창당 64돌을 맞이한 조선로동당과 이 당의 총비서인 김정일에게 우리는 적어도, ‘먹을 것, 입을 것’만은 충분하게 제공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날 것을 충고하고 싶다.(http://kookbang.dema.mil.kr/)
유영옥(경기대 국제대학장.북한학 yooock1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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