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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구해 준 한국군 장교를 찾습니다”

“제 이름은 한교운입니다. 전쟁터에서 저를 구해 준 한국군 장교를 찾습니다.”

Written by. 정미란   입력 : 2009-11-06 오후 1: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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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때 미군에 입양된 로저 클라우 씨 6·25 때 구해 준 한국군 장교와 가족을 찾는 클라우 씨>

백발의 한 노신사가 한국군 장교를 애타고 찾고 있다.

 생사를 넘나드는 6·25 전쟁통에 ‘전쟁 고아’가 됐던 한 소년이 이젠 어엿한 노신사가 돼 한국을 찾았다. 그의 이름은 로저 클라우(Roger Clow). 어릴 적 한국 이름은 한교운이다.

 6·25전쟁이 막 터진 초기에 클라우 씨는 경기 가평 근처 고아원에서 생활했다. 그러다 잠자리와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빈집을 찾아다녔다.

 그때 우연히 그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한국군 장교가 그를 발견했다.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입지도 못한 그를 부대로 데려와 잠자리와 먹을 것을 주고 빨래도 해 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 부대가 북진 명령을 받고 이동하게 됐다. 그래서 그 장교는 클라우 씨를 전선으로 데리고 갈 수 없어 그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213야전포병부대에 맡겼다.

 미군들은 전쟁통에 오갈 데가 없는 한국인 소년을 1950년부터 53년까지 친부모처럼 돌봤다.

 특히 그를 가엾게 여긴 그 부대 멜빈 클라우(Melvin Clow·7년 전 병으로 작고) 미군은 그를 입양해 미국에 있는 부인한테 보낸다. 하지만 양아버지가 갑자기 이혼하는 바람에 그는 다시 멜빈 클라우 씨의 친부모에게 맡겨져 그곳에서 자랐다.

 미국인 조부모 밑에서 극진한 사랑 속에 자란 그는 의젓한 내과 의사가 돼 생활하다 4년 전에 은퇴했다. 지금은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살고 있다. 30살이 된 아들 더글러스 한 클라우와 28살 된 딸 엘리자베스 한 클라우와 함께 오붓이 지내고 있다. 

                                                   <1953년 입양 당시 여권> 

 서류상의 공식 나이는 64살. 미국으로 입양되면서 정확한 생일을 몰라 1945년 8월 15일 광복절을 여권에 기재했다. 1953년 미국으로 입양된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누렇게 색이 바랜 사진 여권과 함께 10쪽이 넘는 편지집도 가져왔다. 미군들과 근무하던 한국군과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사진과 함께 미국에서 잘 자라 달라는 당부와 격려, 응원의 글을 빼곡히 적었다.

 “1950년 전쟁통에 어머니를 잃고 장례를 치른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아버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15살 정도 된 형이 결혼할 여자쪽 가족과 떠났습니다. 저의 바로 밑에 여동생이 있었는데 제가 단단히 챙겼어야 했는데 그만 잃어버렸습니다. 정말로 그때 뿔뿔이 흩어진 아버지와 형, 특히 여동생을 찾고 싶습니다.”

클라우 씨는 자신이 챙기지 못한 여동생 얘기를 할 때는 서럽게 눈물을 글썽이며 목이 메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이번 방한은 재향군인회 해외참전용사 재방한 초청행사로 성사됐다. 미국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만이 초청 대상이지만 그의 애틋한 사연 때문에 방한단에 포함됐다.

 “전쟁통에 저를 구해주고 보살펴 준 한국 군인들을 꼭 찾고 싶습니다. 제 인생의 은인인 그분들을 통해 저의 과거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고 싶습니다. 저의 핏줄인 아들과 딸에게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자랑스러운 정체성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한국이 낳아주고 미국이 길러준 클라우 씨. “한국이 바로 내 나라입니다. 하지만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I can now feel proud to be a Korean-American)”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한미관계의 깊이와 폭, 의미가 되새겨진다.(konas)

코나스 정미란 기자/자료 국방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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